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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 '그 길'을 걷는 순례자들의 거친 호흡과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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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9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67쪽 | 480g | 153*224*20mm
ISBN13 9788935207060
ISBN10 8935207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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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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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이 지으신 것이고 그분의 은총 안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 생명의 외부는 없습니다. 모두가 내부일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쑤 금을 긋거나 담을 쌓아 너와 나를 가릅니다. 그걸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 네 편 아니면 내 편, 세상은 전쟁터입니다.
_ p.54

사순절의 한복판을 지나며 한국교회의 모습을 돌아보니 아뜩합니다. 싸잡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교회들은 대개 피조 세계의 신음소리에 무감각하고 세상의 고통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끝없이 타자를 상상하고 그들과의 차이를 부각시켜 그들을 배제시키면서 구원의 방주에 든 ‘우리’를 강조합니다. 저는 그들에게서 희망을 보지 못합니다.
_ p.59

“선생님을 통해 사람이 밥과 의미만 가지고 살기 어렵다는 사실을 늦게나마 깨닫게 된 것을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독립전쟁과 종족간의 갈등으로 초토화된 동티모르 사람들은 자신들을 돕기 위해 찾아온 평화 캠프 실무자들이 ‘화해와 재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자, 거기에 ‘축제’를 추가해 달라고 했다지요? “이 무서운 죽음의 벌판에서 무슨 축제냐”고 묻는 실무자에게 그들은 “지금 우리가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기쁨”이라고 말했다지요?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서 있는 삶의 자리가 다르면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_ p.38-40

불의한 현실에 대한 분노를 잃어버리는 일처럼 참담한 일은 없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일 테니까요. 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신학자 앨런 뵈삭(Allan Boesak)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는 오늘의 교회가 잃어버린 것은 심리학이나 문학이 아니라 ‘거룩한 분노’라고 말했습니다. 거리에서 불의가 자행되고, 거짓이 횡행하는 세상에 살면서 분노할 줄 모른다면 하나님도 세상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순교자인 카즈 뭉크(Kaj Munk)는 오랜 역사를 통해 교회의 상징은 사자·어린 양·비둘기·물고기였지 카멜레온이 아니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의와 평화가 유린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가 대규모로 파괴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도 분노하지 않는 교회는 이미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일 수 없습니다.
_ p.137-38

“‘다 잘 되겠지’ 하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가 아니라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근원적인 확신에 근거한 근본적 낙관주의야말로 불의한 세상을 이길 힘입니다. 그렇기에 신앙인들에게 있어 투쟁의 뿌리는 기도여야 하고, 그 무기는 사랑이어야 하며, 투쟁의 전리품은 생명과 평화가 되어야 합니다.”
_ p.138

“저는 님의 답답한 마음을 일시에 해결해줄 수 있는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다만 그 길에서 님이 예수의 마음, 즉 ‘아낌’이라는 단어 하나를 화두처럼 붙들고 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_ p.203

“세상의 어디를 향해 걷든 나는 그 여정이 내 삶의 중심이신 그분을 향한 것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 여정은 평화와 생명 섬김을 통해 단단해질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세상과 부딪치면서 우리는 길을 만들며 살고 있다. 내가 택한 길은 하나지만, 그 길은 다양한 곳을 향해 열려 있다. 그것은 내면일 수도, 공동체일 수도, 사회일 수도 있다. 기왕이면 단정하게 걷고 싶다. 내가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게 좋은 이정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 길이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사람과 자연 사이를 이어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_ 프롤로그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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