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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07 제5회 올해의 책 후보도서
홀리 가든

홀리 가든

[ 양장 ]
리뷰 총점7.5 리뷰 98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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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0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67쪽 | 464g | 136*196*30mm
ISBN13 9788973819171
ISBN10 8973819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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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에는 아주 오래전, 울면서 얼굴을 묻었던 엄마 가슴의 냄새가 떠올라 미소 지었다. 시즈에는 잘 울지 않는 아이였지만 아주 가끔?낮에 가호랑 싸워서 밤이 되면 훌쩍훌쩍 울곤 했다. 어린 마음에, 가호처럼 그 자리에서 우는 성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가호는 금방 울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금방 울음을 터뜨려(선생님이나 다른 아이들까지 끌어들여 위로를 받으며 훌쩍거리고는) 한바탕 울고 나면 후련해했다. 시즈에는 늘 울 때를 놓치고 종일을 씁쓸하고 어중간한 기분으로 지냈다. 흐르지 못한 눈물이 가슴 가득 맺혀 시즈에를 압박했다.
밤이 되어 훌쩍훌쩍 울면 엄마는 무슨 일이냐며 이유를 물었다. 하지만 이유는 너무도 멀고 작게 말라버려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다. 생각하려 하면 감정이 뒤엉켰다. 그때 하얗고 포근했던 엄마의 품. 눈물로 얼룩진 볼이 좍 빨려 들 듯했다.
시즈에의 엄마는 시즈에처럼 마른 체형인데 울면서 파고들었던 엄마의 가슴이 기억 속에서는 의외로 풍만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과는 조금 다른 그 기억에 시즈에는 기묘함을 느낀다. 사람은 그렇게 어렸을 적 기억마저 자기 편할 대로 왜곡하는가 하고 생각하면, 어이가 없으면서도 듬직하고, 얼굴이 붉어지면서도 안심이 되는 묘한 기분이 든다.
--- pp.99~100

이대로 집에 돌아가면 비스킷 깡통을 열게 될 것이다. 뻔하다. 과거가 현재를 야금야금 파먹어, 또 날을 새우리라. 그다지 불행한 시간은 아니지만, 그러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러기 위한 에너지와 아픔을 생각하면 가호는 겁이 난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자신을 현재에 붙잡아주었으면 싶었다. 옆에서 걸어가는 사람이든, 그 옆 사람이든, 그 옆의 옆 사람이든.
--- p.179

“아무 조건 없이 그 사람을 좋아해. 내가 모르는 고장에서 태어나서,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살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세리자와를 좋아해, 난. 지금의 그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을 상상할 수 없고, 지금의 내가 아닌 나를 상상할 수 없으니까. 연애라는 거, 뭐랄까 천문학적인 우연으로 성립되는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뭐가 하나라도 어긋나면, 예를 들어 좀 더 일찍 만났다든가 세리자와가 독신이라든가, 그랬으면 모든 게 달라졌을 거 아냐?”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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