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힐러리는 아버지를 기쁘게 하고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했고, 더 자라서는 아버지의 태도에 대해 참을 수 없어서 수년 동안 분노를 삭이며 살아야 했다. 그리고 그러한 패턴은 자신의 결혼생활에서도 반복되었다. ---p.59
백악관으로 입성하기 직전에 45세의 힐러리는 20대 때 가장 큰 환희를 느꼈던 적이 언제였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힐러리는 주저 없이 ‘빌 클린턴과 사랑에 빠진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 말은 분명히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물론 보통은 ‘환희’라는 말을 절제와 통제, 그리고 성격의 억제가 필요했던 경우에는 쓰지 않는 편이지만, 아마도 그녀가 1971년 봄에 스스로 선택한 길에 대해서는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p.133
“힐러리가 그와 정말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빌 자신도 깜짝 놀랐어요. 왜냐하면 그는 힐러리가 더 많은 것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벳시가 말했다. 벳시는 빌의 이런 생각은 그의 ‘열등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빌은 오랫동안 자신은 단지 남부의 가난한 백인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뭐든지 하려고 했어요.” ---p.191
빌의 정치생명은 힐러리와 직결되어 있었는데, 힐러리의 실체와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주지사에 네 번이나 당선되고 현재 대선에 출마한 남편을 둔 공인 치고는 힐러리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그녀에 대한 책은 얄팍했고 알맹이 없는 같은 말만 반복되었다.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힐러리를 존경하는 것인지, 적대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클린턴 선거진영에 의해 만들어진 신화로부터 실제 힐러리를 구분해 내려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p.277~278
정권 초기에 힐러리는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워싱턴은 권력에 약하다는 것이다. 빌이 아주 유리하게 이용했어야 할 사실이었다. 두 번째는 다른 회사를 인수할 때는 그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직원도 함께 넘겨받아 경영에 참여케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워싱턴에는 기존 체제와 타협하지 않고 인습을 타파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일류 전문가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특별한 인물들은 언론계에서 찾아볼 수 있었음에도 클린턴 부부는 그 거대한 괴물 단체 은 애당초 쳐다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p.343
힐러리는 의료보험제도 개혁과 관련한 자신의 비전에 어떠한 타협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녀는 현행 의료보험제도를 서서히 바꿔가면서 중간선거가 있는 1994년까지 제도를 구축해나가는 게 자신의 더 큰 목표를 위해서나 남편의 정치적 미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묵살해버렸다. ---p.404
퍼스트레이디로 지내는 동안 힐러리는 끝도 없이 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 평가란 실제 본인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추측과 시기, 분노, 심지어 증오에 의한, 말도 안 되게 와전된 것들이었다. 사삶들은 마치 힐러리에게 벌이라도 주는 것처럼 굴었다. 적어도 힐러리는 그렇게 느꼈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사람들은 다른 공인들과는 달리 힐러리에게 더욱 가혹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것이다. ---p.443
그날 오후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보고서의 내용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인터넷에서 보고서의 발췌문을 읽고 있던 첼시를 포함한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그때까지 대충 예상했던 내용의 정도를 훨씬 넘어 서 있었다. …… 보고서는 대통령과 르윈스키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지나치게 자세히 설명하면서 온통 선정적이고, 거의 포르노를 방불케 하는 표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미 들어 알고 있던 푸른 드레스는 보고서에서 밝힌 폰섹스, 섹스 도구로 사용된 여송연, 극회의 지도급 인사들과 이야기하면서 받은 오럴섹스, 대통령이 서재에서 하는 자위행위들이 준 충격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712
어린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한 뒤에도 힐러리는 모든 일의 중심에 있기 위해 열성적으로 참여하며 처절할 정도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 가족 간이든 자신이 속한 세대 속에서든 정치판에서든 역사적인 순간에서든 항상 그랬다. 그것을 야망이라 불러도 좋고,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려는 소망이라 해도 좋다. 그녀는 그런 것을 위해 뜨겁게 살아왔다. ---p.757
위대한 정치가의 특성은 신념에 대한 일관성과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불굴의 정신, 그리고 지도력을 대담하게 발휘하기 위해 정체성의 인식이다. 거의 항상 힐러리는 올바른 일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신념과 말과 행동에 괴리가 있을 때도 많았다. 이 점이 힐러리가 우리를 실망시키는 부분이다. 그러나 배심원은 아직 밖에 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증명할 시간이 있다.
---p.758~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