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和諧
춘추좌씨전 양공편의 고사가 어원이다. 여악지화如樂之和의 화和와 무소불해無所不諧의 해諧가 결합해 화해和諧로 새로 태어났다. 춘추좌씨전 양공편에 따르면 진晋나라의 양공襄公은 천하의 여러 제후들과 주변 소수민족을 토닥거려 규합하는 데 성공했는데 이를 음악의 조화같이[如樂之和] 화합하지 않는 바가 없다[無所不諧]고 했다.
후진타오는 이를 원용해 사회주의 화해사회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흔히 ‘조화로운 사회’, ‘조화 사회’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명칭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세 번째 27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첫 번째 27년(1949.10~1977.2)이 마오쩌둥에 의한 영구혁명과 계급투쟁으로 특징지어진다면, 두 번째 27년(1977.3~2004.8)은 덩샤오핑에 의한 개혁·개방을 통한 생산력의 해방과 경제발전이 특징이다. 그리고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취임으로 시작되는 세 번째 27년(2004.9~)은 이제 겨우 3년을 채운 시점이다.
앞으로 중국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지 알고 싶다면, 이제 막 출범한 이 세 번째의 27년에 대한 보다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세 번째 새로운 해annus novus인 2004년 후진타오는 21세기 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화해사회和諧社會를 제시했다.
과학적 발전관
과학적 발전관科學發展觀은 지속 가능한 발전관, 인간 위주의 발전관, 균형 발전관 등 세 가지 하위 개념으로 구성된다. 특히 균형 발전관은 선부론先富論과 관련이 깊다. 불균형 발전이 특징인 선부론에 입각한 경제 성장의 성과는 인정하되 경제 성장으로 인한 폐해를 동시에 직시하고 지역, 계층, 부문에서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자는 내용이다.
균형 발전관을 비롯한 과학적 발전관을 구성하는 세 가지 개념에 입각해 공부론共富論, 규획規劃 등이 제기된다. 말하자면 과학적 발전관은 사회주의 화해사회를 위한 전제 조건의 성격이다.
화해사회론
공부론, 규획, 법치, 유교주의는 화해사회론을 구성하는 주요 축이다. 후진타오를 정점으로 한 중국 공산당 4세대 지도부는 과학적 발전관에 입각해 화해사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부론, 규획, 법치, 유교주의 등 화해사회론의 하위 이데올로기를 내놓았다.
유교주의는 중국 공산당이 공식적으로 내걸고 있는 표현이 아니다. 하지만 공부론, 규획, 법치 등 구체적 정책 형태의 배후에 있는 이데올로기적 태도로 볼 수 있다. 화해사회론은 그 명칭조차 유교의 ‘화해和諧’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이를 주도하고 매개하는 존재는 중국 공산당이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공부론
공부론은 덩샤오핑의 선부론을 승계한 논리로 모두를 잘살게 하자는 목표가 담겼다. 즉 지금까지 경제 성장 과정에서 경쟁에 참여할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았고 소수의 선택받은 지역, 계층, 부문에 편중됐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4세대 지도부는 이제부터 적어도 경쟁에 참여할 기회는 공평하게 나누겠다는 선언을 하고 나섰다. 하지만 효율과 공평을 바라볼 때, 중국 공산당은 여전히 효율을 중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규획
공부론과 이론적 쌍생아 격인 규획은 기존의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계획과 확연히 구분되는 개념이다. 경제 운용에서 국가와 정부의 역할을 줄이고 시장 경제적 원리를 좀 더 강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규획은 국가와 정부가 경제 운용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개혁· 개방 이후 긴밀해진 세계경제와 관련성 탓에 발생하는 각종 위험을 관리하는 거시경제 지표의 장악 및 관리에 나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평굴기
후진타오 체제 중국의 대외 전략이다. 화평굴기和平?起의 굴기는 ‘산이 우뚝 솟은 모양’인데, 여기에 평화의 중국식 표현인 화평이 결합했다. 결국 ‘평화적으로 일어선다’는 의미다. 덩샤오핑 시대의 ‘도광양회’ 전략을 계승했지만 함의하는 바가 따로 있다. 국제사회의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킴과 동시에 후진타오 시대 중국 외교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외교 전략이다.
---후이즘의 중심 키워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