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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분

홍분

[ 양장 ]
쑤퉁 저 / 전수정 | 아고라 | 2007년 10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4 리뷰 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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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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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80g | 130*194*30mm
ISBN13 9788992055130
ISBN10 899205513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씨엔은 여러 차례 멍 사장에게 편지를 보내 즈의 양육비를 독촉했다. 그러나 결과는 항상 감감무소식이었다. 어느 날 그녀가 보낸 편지 중 한 통이 수취인 불명이라는 글씨를 겉봉에 새긴 채 너더너덜해져서 되돌아왔다. 씨엔은 멍 사장을 죽도록 증오했다. 그리고 그 증오는 즈를 미워하는 감정으로까지 나타났다. 그녀는 젖을 거의 주지 않았고, 기저귀도 자주 갈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아기가 머지않아 죽을 것이며 자기도 오래 못 살 것이기 때문에, 굳이 엄마의 도리를 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즈는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쉬지 않고 울어댔지만, 예상과 달리 정상적인 속도로 성장했으며, 여전히 살아있었다. 씨엔은 어느 날 즈를 자세히 관찰했다. 그리고 딸의 용모가 멍 사장이 아닌 자신을 꼭 빼닮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씨엔은 딸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문득 측은지심을 느껴, 젖꼭지를 즈의 작은 입속에 넣어주고 아이를 토닥거리며 말했다.
“넌 왜 날 닮은 거니? 난 닮으면 앞날이 뻔한걸. 난 이 세상에서 가장 기구한 팔자를 가진 여자야.”
--- pp.27~28「부녀 생활」 중에서

“거리로 나가서 카네이션 한 다발만 사다줘. 만약 당신이 꽃을 사 오면 난 다신 죽으려고 하지 않을 거야. 그러나 만약 거리에 카네이션이 없다면 난 더 살 권리가 없는 것으로 여기고 또다시 이 길을 택할 거야.”
저우지에는 도시의 반을 뒤진 끝에 빨간 카네이션 한 다발을 사 가지고 돌아왔다. 그가 병실 문을 열었을 때, 즈의 눈이 한순간 밝게 빛났다가 다시 원래의 냉담한 눈빛으로 돌아갔다.
“그 꽃을 약병에 꽂아줘.”
즈가 힘없이 말했다.
“즈, 너 왜 그래?”
저우지에는 꽃을 꽂으며 화가 나서 말했다.
“별거 아니야. 그냥 좀 두려워서 그래.”
“뭐가 두렵다는 거야? 넌 어떻게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칠 수가 있니?”
“난 당신을 잃을까 봐 두려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 당신의 사랑도 점점 식어갈 거야. 결국에는 사랑이 사라지겠지. 어쩌면 날 미워하게 될지도 몰라. 난 그게 두려워.”
즈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 p.71 「부녀 생활」 중에서

“여자에게 좋은 날은 영원히 없어요. 그건 남자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에요.”
씨아오는 씨엔의 억지스러운 말들에 가차없이 급소를 찌르는 대답을 했다.
씨엔은 임종을 눈앞에 두고 무서운 상념에 시달렸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씨아오에게 칼을 가져다달라고 부탁했다.
“뭘 하려고요?”
씨아오가 그렇게 물으면서 보니, 씨엔의 안색이 붉어지고 눈빛이 이글거렸다. 씨아오는 부엌에서 칼을 가지고 돌아오다가 때마침 씨엔이 미소를 머금은 채 갑작스레 숨을 거두는 장면을 목격했다. 씨아오는 창밖에서 불어오는 흐느낌 같기도 하고 하소연 같기도 한 소리를 들었다. 그것이 황천길로 떠나는 씨엔을 배웅하는 유일한 의식이었다. 씨아오는 씨엔이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고 싶었었다. 사실 여자들끼리는 서로 마음이 통하니까. 여자의 공동의 적은 남자인데, 남자 때문에 여자가 서로 죽이게 되다니.
--- pp.101~102「부녀 생활」 중에서

이제 치우이는 존재가 불분명한 상태였다. 그녀는 자신이 앞으로도 남자에게 얹혀 살거나, 그 동안 모아놓은 재물로 살아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 반지며 팔찌 등의 패물들을 죽 늘어놓고 그 가치를 따져보았다. 이 재물로 오륙 년은 살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서자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용과 봉황이 새겨져 있는 팔찌를 팔목에 걸쳐보았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팔찌였다. 그 순간 불현듯 샤오어가 떠올랐다. 샤오어에게도 용과 봉황이 새겨진 팔찌가 하나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희홍루를 떠날 때 물건을 하나도 챙기지 못했다. 치우이는 샤오어의 앞날이 어찌될지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여자에게 재물이 없다면 남자에게 의지해서 살 수밖에 없는데, 남자만큼 믿지 못할 존재가 또 어디 있겠는가.
--- p.147「홍분」 중에서

샤오어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녀와 라오푸는 치우이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원래 세상 이치가 다 그런 것이다. 남자란 때로 역 앞에 선 차처럼, 여자가 차를 타면 차에 탄 사람을 우선 싣고 가는 것이다. 샤오어는 치우이가 자기를 탓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원망한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자신과 라오푸는 이미 부부가 되었으니까.
샤오어는 문 앞에 이르러서야 문득 손에 든 우산의 의미를 깨달았다. 우산은 부부의 이별을 뜻하는 것이 아니던가(중국어에서 우산의 산(傘)의 발음과 흩어진다는 산(散)의 발음이 같으므로 부부가 헤어진다는 의미를 갖는다―옮긴이). 결혼식에 우산을 선물하는 의미는? 우리가 하루 빨리 헤어지라고 저주하는 것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샤오어는 들고 있던 우산을 길바닥에 던져버렸다. 화물차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우산을 짓뭉개고 지나쳤다.
--- p.189「홍분」 중에서

라오푸는 무릎을 꿇고 앉은 채 솜뭉치로 된 재갈을 물고 있었다. 그는 죄수복을 입지 않고, 여전히 회색 모직 양복을 입고 있었다. 총성이 울리자 그의 머리에서 피가 솟구쳤다. 기녀들이 미친 듯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어서 처참한 통곡 소리가 터져나왔다. 누군가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게 다 샤오어 때문이야. 샤오어가 화근이야.”
샤오어는 형장에 가지 않았다. 라오푸가 처형되던 날, 샤오어는 페이후를 업은 채 다시금 유리병 가공 공장에 일하러 나가 있었다. 샤오어는 여공들 틈에 섞여 무표정한 얼굴로 끝없이 밀려오는 유리병들을 묵묵히 씻었다.
--- pp.214~215「홍분」 중에서

“자넨 어쩜 그리 바보 같아? 자넨 평생을 언니 시녀 노릇이나 할 작정이야? 언니가 그렇게 사는 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대체 무엇 때문에 자네까지 붙잡아두고 괴롭힌단 말이야?”
“그건 오해예요.”
샤오펀의 눈에는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위로 난 계단에 한 발을 올려놓으며 여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를 위해서 이렇게 사는 게 아니에요. 무서워서 그래요. 어려서부터 저는 남자가 무서웠어요.”
“샤오펀, 자네가 틀렸어.”
꾸야씨엔이 애매모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 생각에는 말야. 남자야말로 다루기 쉬워. 남자를 무서워할 필요는 조금도 없어. 남자들이 오히려 여자를 무서워하는걸.”
--- pp.299~300「또 다른 부녀 생활」 중에서

“이 늙은이가 오늘은 어쩐 일로 안 내려오지? 혹시 뒈진 거 아니야? 그렇다면 한시름 놓을 텐데 말이야.”
꾸야씨엔은 말을 마치고 나서 천장을 살펴보았다. 위층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그런데 천장에 발라놓은 오래된 신문지가 조금 이상해 보였다. 한 곳이 타원형으로 붉게 물들어 있고 그 원이 서서히 커지면서 색깔도 점점 짙어져갔다.
“아이고, 큰일났다. 위층에 정말로 일이 난 모양이네.”
꾸야씨엔이 사람들을 이끌고 샤오쩐이 살던 낯선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사람들이 마지막 계단을 내딛는 순간 시큼한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지엔샤오쩐은 참죽나무 거리 사람들에게 이상한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 그녀가 선택한 죽음의 방식마저도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한 기괴한 것이었다. 샤오쩐은 수없이 많은 수예 바늘로 자신의 동맥을 찌른 뒤, 수틀 옆의 하얗게 퇴색된 마호가니 의자에 앉아 온몸의 피가 다 빠져나가기를 기다리며 조용히 죽어갔다.
--- p.314「또 다른 부녀 생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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