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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염전

: 소금이 일어나는 물거울

유종인 저 / 박현우 사진 | 눌와 | 2007년 09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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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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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09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514g | 152*210*20mm
ISBN13 9788990620224
ISBN10 89906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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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유종인
태어난 곳은 외가인 인천의 숭의동 어름으로 여겨진다. 그 후 초등학교 교원인 아버지의 근무지에 따라 경기도 화성, 안산, 용인 등지에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중학교 초입까지 보냈다. 어린 기억엔 없지만, 화성군 관내의 마도면에 살 때 갓난쟁이였는데 그 주변에는 지금은 사라진 마도염전과 소금창고가 있었다 한다. 그 후 소래포구가 있는 ‘경기도 시흥군 소래읍 신천리 명진마을’에서 20여 년을 살며 인천에서 나머지 학업을 마쳤다. 이 시기에 수인선 협궤열차의 퇴역과 근동의 소래염전이 폐염전으로 바뀌는 광경을 보았다. 지금은 한강 하구와 장항습지가 건너다보이는 일산에 머물고 있다. 서예와 민물낚시를 즐기셨던 해암海岩(아버지의 아호) 선생의 덕택인가, 1996년 계간 《문예중앙》에 시로 데뷔했고, 2003년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로 나오기도 했다. 비정규직 사서 일과 시를 쓰다가 지금은 다양한 죽음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조선시대 인물을 사귀는 데 시작詩作의 여념을 나누고 있다. 시집으로는 《아껴 먹는 슬픔》 《교우록》 《수수밭 전별기》가 있고, 2007년 ‘지리산문학상’을 받았다.
사진 : 박현우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 그래픽디자이너. HIPS(Hong Ik Photography Study) 1기이며, 1998년 신인전을 시작으로 2회의 사진 전시를 가졌다. 디자인 프로젝트 그룹 ‘하우투비’의 동인이며, 현재 그래픽디자인을 중심으로 북디자인,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전시컨텐츠기획, 인터페이스 디자인 등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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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펼쳐져 있는 염전엔 새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 정밀한 고요와 퇴락한 분위기와 하늘을 되비추는 염전 물거울 속에서 시간은 소금을 도드라지게 한다. --- p.24
기다림은 어디에서나 여백의 시간을 요구한다. 소금밭의 수면이 낡은 소금창고와 그 위의 하늘 구름을 비추는 동안, 사방은 생각의 고요로 물들어 있다. --- p.62
소금밭은 잡풀이 우거진 채마밭처럼 보이고 당신은 너무 아득한 옛날이 되었다. 공복의 소금창고들이 아직까지 소금 받을 날을 점치고 있다. 당신도 아직 나를 점치고 있는가. --- p.102
윤곽이 뚜렷한 폐염전 바닥에도 어김없이 노을이 끼친다. 무너져가는 해주의 슬레이트 지붕을 소멸과 폐허라는 두 이름을 가진 한 짐승이 밟고 지나간 듯 보인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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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일담
글을 쓰고 나서도 시인에게 특별히 남는 기억들이 있다.
>>소래 폐염전 같은 경우는 해당 지자체에서 생태공원으로 지정해 나름대로 관리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해서 나는 언젠가부터 그곳에 가길 꺼려하는 무의식적인 나를 자주 발견하곤 한다. 관리하는 자연보다 관리하지 않은 자연을 나는 더 선호한다. 아니 더 극단적으로 옹호하는 편이다. 바람이 불면 유난히 연초록 빛깔을 술렁이는 폐염전의 풀들이 마냥 좋기만 한 봄날의 폐염전에서 나는 염전이 갖는 다양한 뉘앙스에 마음이 빼앗기기도 했다. 버려지려면 확실하게 이 정도는 버려져야 하지 않는가 하는 마음속의 쾌재가 어쩌면 쓸쓸하고 또 한끝 쾌활한 슬픔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폐염전 사진을 찍다 보면 이런 물건이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의아해질 때가 있다. 단순히 쓰레기를 무단 투척한 것처럼만 보이지 않는 물건들이 염전 여기저기에서 우연히 발견할 때가 있다. 어떤 소금창고 안에서 보았던 팬티와 브래지어 같은 여자 속옷에서부터 염전 바닥 위에 생뚱맞게 자리잡고 있는 PVC 욕조와 식탁의자들, 여자 무릎까지 덮을 듯한 외짝 부츠며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까지 그 종류와 모양은 천차만별로 다양하다. 단순히 쓰레기 투척에 기인하는 것만도 아닌 듯이 보인다. 그런 사진까지 얼결에 찍을 때가 있다. 심지어 소금창고 외벽이나 낡은 문짝에 새로 붙인 듯한 치킨 배달 스티커는 염전이 갖는 휴식처로서의 기능과 배달민족의 철저한 서비스 정신 같은 것에 웃음이 삐져나오게 만든다. 이제 폐염전은 소금만 만들어내지 않을 뿐이지 도심에서 쫓겨나듯 밀려난 갈 곳 없는 사람들의 배회지처럼 그 마지막 안식처처럼 마지막 편안을 제공하는 곳처럼 보인다. 그래서 폐염전은 소금이 나지 않으면서부터 오히려 외지인들의 출몰로 더 바빠졌는지도 모른다. 은퇴를 모르는 염전의 인생유전 같은 것이 또 그렇다.

>>경기 화성시 서신면 공생염전 가는 길. 주변의 크고 작은 염전들은 새우양식장들로 많이 변해 있거나 공단배후지역으로 불도저가 밀어버려서 그 흔적을 찾을 길이 없는데, 간혹 염전을 찾아 간판을 따라가다가 보면 이미 없어진 듯한 염전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그럴 때의 외로움을 밝혀주는 것이 봄날 주변의 배나무 과수원의 꽃불 잔치다. 과수원 언덕 능선을 뒤덮고 있는 하얀 배꽃은 바닷가 언덕배기에 숨어 있는 크고 오래된 바닷고기가 일 년에 한 번씩 자신의 비늘을 지상으로 밀어 올려 놓은 것 같다. 그러면서도 높낮이가 있는 언덕의 배나무 과수원밭만이 높낮이가 있는 게 아니고, 염전도 높낮이가 있는 계단밭이라는 공생염전 한 염부의 무심한 말에서 나는 적잖이 소스라쳤는지도 모른다. 염전이 염전물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차례차례로 흘려주면서 결국엔 마지막 아래 염전배미에서 소금을 일으킨다는 사실. 나는 그 염부의 말에 인간의 출사와 소금의 출사가 서로 다른 사실에 적이 부끄럽고 놀랐다.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인간들의 출세고 출사인데 반해 소금은 가장 낮은 계단밭 말미에서 소리도 없이 일어나 맺힌다. 그런데 처음에 나는 이렇게 염부에게 물었다. “그럼 맨 위쪽의 높은 데 소금이 맺히겠네요?” 그러자, 뭘 참 모른다는 듯이 염부는 별 타박도 없이 말했다. “아니지요. 맨 아래칸까지 내려온 낮은 밭에서 소금이 나지요. 언제 저 높은 데까지 소금물을 거꾸로 흘리겠어요.” 그래 그렇다, 나는 고갯짓만 할 뿐 별말이 없는 나를 두고 소금밭 저편으로 걸어가는 염부를 뭐라 불러 세울 수도 없었다. 높은 데 오르지 않고 낮은 데서 몸을 일으키는 소금을 두고, 나는 내 머리를 내 주먹으로 친다. 아둔패기여, 소금 먹을 자격도 없는 이 아둔패기여.

>>염전에 들었다가 소낙비를 맞는 여름날의 뜨내기를 보기도 하고,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날에 하염없이 눈발에 사무치는 폐염전의 풍광에 마음이 쓸려가기도 했다. 추석 가까운 염전에 유난히 커다랗고 둥그렇게 걸린 보름 가까운 달이 염전의 물상들을 또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비추고 있는 광경에 가슴이 비워지기도 했다. 우박이 치는 여름날에 그 우박이 박공지붕의 소금창고를 누구 없냐고 두들겨대는 소리에 망연해지기도 하고, 진눈개비가 쏟아지는 봄날 염전 갈대밭에서 개개비새 소리에 마음의 진창에 알 수 없는 고요가 질척이는 바람에 한낮에도 괜히 술잔을 들었다 놨다 허천난 듯 목마름을 무엇에 적실까 허둥대기도 했다. 염전에서 폐염전으로, 폐염전에서 염전으로 발길을 옮기는 동안 세상에 이만한 활달한 고요와 쓸 만한 적막이 사는 데도 없고 세상에 이토록 깨끗한 생산의 남루가 없는 곳이 염전이라는 생각으로 오롯해졌다. 그 모두를 다 아우를 수 없는 내 필설이 안타깝고 그나마 그런 염전에 대해 뭐라 말을 건넬 수 있었다는 것이 또한 쓸쓸한 인연의 고마움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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