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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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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610g | 162*225*20mm
ISBN13 9788952750402
ISBN10 89527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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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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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좋은 집안 출신의 잘 노는 청년들의 모임인 ‘쟈키 클럽’의 일원이었던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는 파리 오페라 극장의 객석에 앉아 있는 알퐁신 마리 뒤플레시스에게 한눈에 반했다. 그녀의 집까지 뒤따라간 뒤마 피스는 아름다운 뒤플레시스가 각혈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결핵 환자임을 알게 되었다. 이 문학청년은 그녀를 극진히 간호했다. 남자의 진정한 사랑을 처음으로 알게 된 뒤플레시스는 그를 사랑하게 되어 한 달 남짓 둘만의 신혼살림을 차린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코르티잔으로서 파리의 뭇 남성들로부터 여신처럼 추앙받으며 세련과 사치라면 따라올 사람이 없던 뒤플레시스의 사치벽은 도저히 뒤마 피스 같은 젊은이가 만족시켜 줄 수 없었다. 그녀는 적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동백꽃에 파묻혀 지낼 수 있게 해줄 정도의 재력 있는 남자가 아니라면 도무지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뒤플레시스는 슬슬 다른 남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상처받은 뒤마 피스는 급기야 그녀에게 절교의 편지를 썼다. “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부자도 아니고, 당신이 원하는 만큼만 주는 사랑에 만족하는 가난뱅이도 아닙니다…….”
--- 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중에서

매드신의 정점에 오필리아의 죽음이 있다. …… 햄릿의 어머니는 죽음을 맞는 순간의 오필리아를 이렇게 노래했다, “그녀의 옷이 물에 퍼져, 인어처럼 떠오른 채, 위험도 모르는 채 그녀는 시를 읊었지. 마치 물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처럼…….” 존 애버렛 밀레이가 그린 <물에 빠진 오필리아>는 죽음에 임한 오필리아를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 그림을 위해 밀레이는 그림을 그리는 내내 모델에게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운 욕조에 떠 있도록 했다. 이 그림이 영국 왕립 아카데미에 전시되었을 때 갤러리를 찾은 수많은 관람객들은 오랫동안 이 그림 곁을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 한 손엔 햄릿과의 지나간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들꽃을 움켜쥐었지만 물가의 풀 한 포기도 잡지 않은 빈손은 어쩌면 햄릿이 뻗어줄지도 모르는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일까…….
--- 앙브로즈 토마의 <햄릿> 중에서

노벨로 가문은 인근 리미니의 실권자였던 말레스타 가문과 전쟁 중이었다. 두 가문의 실권자들은 전쟁을 끝내는 길은 서로의 자제들을 결혼시키는 것, 즉 노벨로 가문의 장녀 프란체스카와 말레스타 가문의 장남을 맺어주는 길 이외에는 없다고 판단했다. 말레스타 가문은 혼인 당사자인 곱사등이 조반니 대신 잘생긴 둘째 파올로를 노벨로 집안으로 보내 마치 결혼 상대자인 조반니인 양 행세하게 했다.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는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리미니의 시댁에 도착해서야 그녀는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프란체스카가 너무도 안쓰러운 나머지, 몸종은 어느 날 파올로를 프란체스카의 내실로 안내한다.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탐하는 격정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사랑이 격정적이었던 만큼, 오페라 안에서도 그 둘의 이중창은 압도적이다. 그중 백미는 1막 ‘무언의 이중창’. 형 조반니로 가장하고 신붓감을 찾아온 파올로가 프란체스카와 첫 대면을 하는 장면은 특이하게도 둘 사이에 노래 한 마디 없이 첼로 솔로가 리드하는 관현악으로 격정적인 사랑이 표현된다. 사랑에 구차하게 무슨 말이 필요하랴.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랑을 무언의 이중창보다 더 잘 그려낼 음악은 없을 것이다.
--- 리카르도 잔도나이의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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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를 통해 그림을 감상한다니 새롭고 멋있는 아이디어다.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즐거운 여행같이, 우리가 사랑하는 인물들이 한 명 한 명 정답게 또는 강렬하게 우리 곁에 다가온다. 몇 번씩 보았던 오페라들이 다시 보고 싶어진다.”
- 백건우 (피아니스트)

“이 책을 펼치면 놀라게 되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이 희귀한 오페라 관련 명화들을 어떻게 찾아내었는가 하는 점이다. 둘째는 오페라 극장에 앉아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이다. 시종 장엄과 희열과 찬탄이 교차되는 생생한 현장감이야말로 이 책의 최대 미덕이다. 세 번째 놀람은 잘 지은 양옥집 한 채를 연상시키는 단아한 문장들이다. 음악은 물론 문학, 연극, 미술, 언어, 신화, 종교, 서사에 대한 저자의 박식과 그것을 하나로 꿰뚫고 있는 문장의 내공이다. 마지막 놀람은 양손에 끌과 망치를 들고 자기 앞의 생을 거침없이 쪼아가고 있는 저자 자신에 관해서이다. 예술을 전공한 바 없는 중견 법조인에 금융회사 임원인 그녀에게서는 프랑수아즈 사강이나 전혜린류의 서늘한 천재성과 예술적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근대 유럽의 지성사에서나 봄직한 이 카리스마 넘치는 복합재능의 소유자는 우리 예술계에 내린 소낙비 같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오페라는 지금 그녀의 가녀린 손끝에서 만개한 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 김병종 (화가,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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