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은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산을 끼고 있어 예로부터 주택가로 인기가 높은 곳인데, 이곳의 새로 들어선 주택들 사이로 야트막한 한옥 한 채가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풍스런 분위기만으로도 무언가 사연이 깃든 집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알고 보니 이 집은 해방 이전 우리나라 문단을 이끌던 소설가 상허 이태준 선생이 30살부터 살며 집필을 한 곳이라 한다.
이런 유서 깊은 집을 소개하는 까닭은, 그곳에 가면 아주 깊고도 그윽한 차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허 선생의 외증손녀가 되시는 조상명 아주머니, 그가 이 집을 지키며 알음알음으로 찾아드는 손님들에게 짙은 향의 전통차를 대접하고 있다. 대추, 매실, 모과, 오미자 등등 갖은 종류의 전통차를 맛볼 수 있는데, 한 잔의 차가 만들어지기까지 모든 과정에 주인의 정성이 듬뿍 깃들어 있음은 물론, 스쳐가는 바람결에 은은한 먹 내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아 더욱 향기로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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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표 냉면의 비밀 로뎀나무
'뒤끝이 너무 좋아요. 이걸 먹고 있으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것 같아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특이한 맛이에요. 진짜 국물이 끝내줘요.'
번호표 뽑아들고 기다리는 건 월말의 은행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천만에, 신당동 골목길의 한 냉면집 앞에서는 번호표를 손에 쥐고 기다리는 손님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니, 냉면이 도대체 무슨 맛이기에 번호표까지 주고 난리야? 대답은 한 마디. '일단 드셔 보시라니까요.' 대충 짐작은 했겠지만 이 '번호표 냉면'의 비결은 단연 '육수'다. 주인 아주머니가 전국을 발로 뛰며 개발했다는 이 집 육수는 같이 장사하는 남편에게조차 공개하지 않는 특급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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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게, 조그만 더 먹었으면 좋겠다 싶으면 어떻게 아셨는지 말하지 않아도 더 갖다 주세요."
여름엔 시원한 콩국수, 겨울엔 뜨끈뜨끈한 온국수.
삼각지 이 국수집에 숨어 있는 특별한 비법 같은 건 없다. 그저 지난 20년 동안 단 하루도 딴 사람 손 빌리지 않고 직접 겉절이를 무쳐내고, 정성을 기울여 연탄불로 은근하게 국물을 우려낸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일까... 멀리 이사를 간 후에도 이 국수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국수 맛과 할머니 마음이 똑같다'는 어느 손님의 말 한 마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른 걸 할 줄 몰라서 오로지 국수만 했다는 할머니, 손님들이 많이 잡숴야 마음이 편하고 특별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찾아오는 손님들이 그저 고마울 뿐이라는 그 마음이 한 그릇 국수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가게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는 20년 된 '돈 바가지'. 천원짜리, 만원짜리가 아무렇게나 쌓인 돈통에, 손님들은 직접 셈을 치르고 거스름돈을 꺼내간다.
주메뉴: 콩국수, 온국수, 비빔국수
전하번호 : 794-8364
주소 : 용산구 한강로 1가 231-23
영업시간 : 06:00~23:00(명절 휴무)
--- p.77
"이 집 아주머니는 정말 음식 만드는 게 재미있나 봐요.
항상 새로운 메뉴를 연구해요."
이슬된장찌개, 이슬초된장찌개, 안개된장찌개, 안개초된장찌개, 연기된장찌개, 연기초된장찌개... 된장찌개는 알겠는데 앞에 붙은 수식어는 뭐냐고? '이슬'은 해물이 들어간다는 뜻이고 '안개'는 소고기가 들어간다는 뜻이며 중간에 낀 '초'는 매운 맛이라는 뜻이다. 그럼 '연기'는? 이건 주인 아주머니의 고향이 충청도 연기군인데 친언니가 그곳에서 직접 재배한 100퍼센트 국산 콩으로 직접 띄워준 된장으로 만들었다는 뜻. 아무래도 주인 아주머니는 음식 솜씨뿐만 아니라 작명(?)에도 일가견이 있는 모양이다.
남다른 '창의성'으로 직접 개발한 기상천외한 메뉴가 바로 냉만두국. 냉면처럼 시원한 국물에 똘똘하고 알찬 만두를 띄워먹으면 특히 입맛 없는 여름철에 식욕이 확 살아나 그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게 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주인 아주머니의 주특기는 청국장. 청국장 특유의 맛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역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데 야속하게도 '소금에 비밀이 있다'는 정도 외에는 더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는다.
주메뉴 : 된장찌개, 냉만두국, 청국장
전화번호 : 576-6253
주소 : 강남구 도곡동 414-4
영업시간 : 10:00~22:00 (공휴일/명절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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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게, 조그만 더 먹었으면 좋겠다 싶으면 어떻게 아셨는지 말하지 않아도 더 갖다 주세요."
여름엔 시원한 콩국수, 겨울엔 뜨끈뜨끈한 온국수.
삼각지 이 국수집에 숨어 있는 특별한 비법 같은 건 없다. 그저 지난 20년 동안 단 하루도 딴 사람 손 빌리지 않고 직접 겉절이를 무쳐내고, 정성을 기울여 연탄불로 은근하게 국물을 우려낸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일까... 멀리 이사를 간 후에도 이 국수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국수 맛과 할머니 마음이 똑같다'는 어느 손님의 말 한 마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른 걸 할 줄 몰라서 오로지 국수만 했다는 할머니, 손님들이 많이 잡숴야 마음이 편하고 특별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찾아오는 손님들이 그저 고마울 뿐이라는 그 마음이 한 그릇 국수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가게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는 20년 된 '돈 바가지'. 천원짜리, 만원짜리가 아무렇게나 쌓인 돈통에, 손님들은 직접 셈을 치르고 거스름돈을 꺼내간다.
주메뉴: 콩국수, 온국수, 비빔국수
전하번호 : 794-8364
주소 : 용산구 한강로 1가 231-23
영업시간 : 06:00~23:00(명절 휴무)
--- p.77
"이 집 아주머니는 정말 음식 만드는 게 재미있나 봐요.
항상 새로운 메뉴를 연구해요."
이슬된장찌개, 이슬초된장찌개, 안개된장찌개, 안개초된장찌개, 연기된장찌개, 연기초된장찌개... 된장찌개는 알겠는데 앞에 붙은 수식어는 뭐냐고? '이슬'은 해물이 들어간다는 뜻이고 '안개'는 소고기가 들어간다는 뜻이며 중간에 낀 '초'는 매운 맛이라는 뜻이다. 그럼 '연기'는? 이건 주인 아주머니의 고향이 충청도 연기군인데 친언니가 그곳에서 직접 재배한 100퍼센트 국산 콩으로 직접 띄워준 된장으로 만들었다는 뜻. 아무래도 주인 아주머니는 음식 솜씨뿐만 아니라 작명(?)에도 일가견이 있는 모양이다.
남다른 '창의성'으로 직접 개발한 기상천외한 메뉴가 바로 냉만두국. 냉면처럼 시원한 국물에 똘똘하고 알찬 만두를 띄워먹으면 특히 입맛 없는 여름철에 식욕이 확 살아나 그 국물에 밥까지 말아먹게 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주인 아주머니의 주특기는 청국장. 청국장 특유의 맛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역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데 야속하게도 '소금에 비밀이 있다'는 정도 외에는 더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는다.
주메뉴 : 된장찌개, 냉만두국, 청국장
전화번호 : 576-6253
주소 : 강남구 도곡동 414-4
영업시간 : 10:00~22:00 (공휴일/명절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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