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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가슴속에 살아 있고 싶다

그대 가슴속에 살아 있고 싶다

: 영원한 청년 안창호의 러브레터

윤병욱 | 샘터 | 2007년 11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2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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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12g | 136*204*30mm
ISBN13 9788946417014
ISBN10 894641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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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 : 윤병욱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3학년 때 4ㆍ19혁명을 겪으며 민주 항쟁에 참여했고,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로 있던 1964년 6ㆍ3사태로 전국에 지명 수배되었다. 1965년 경향신문 주미특파원으로 도미하여 흥사단 미주위원부 위원장, 남가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한미동포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2005년 미주한인재단 전국총회장으로 선임되어 매년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 기념일로 제정하는 법안을 미연방 상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데 공헌했다. 지은 책으로는 <나라 밖에서 나라 찾았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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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별것이 없고 오직 사랑뿐입니다
나나 당신이 다 인생의 하나로서 세상에 와 있는 동안 잘 지내거나 못 지내거나 삶의 시간이 거진 다 지나갔고 이제 남은 기간이 많지 못합니다. 나는 나의 지나간 역사의 그릇된 자취를 더듬어 보고 양심에 책망을 받음으로 비상한 고통을 때때로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 지나갔으니 후회막급으로 생각을 하여도 별 도리가 없습니다. 그런즉 지나간 모든 것을 다 끊어 보내어 버리고 오직 남아 있는 짧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함이외다.
아무 별것이 없고 오직 사랑뿐입니다.
사랑, 이것이 인생이 밟아 나가야 할 최고의 진리입니다. 인생의 모든 행복은 인류 간 화평에서 나오고 화평은 사랑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여 본 바 어떤 가정이나 가족들이 서로 사랑하면 화목하고, 화목하면 행복한 가정입니다. 그와 같이 사랑이 있는 사회는 화평의 행복을 누리는 사회입니다. 사랑을 최고 자리로 믿고, 사랑을 실행하는 사람의 사랑으로 인하여 가정이나 사회에 화평의 행복이 촉진될 것입니다.
가정보다 먼저, 사회보다 먼저 사랑을 믿고, 사랑을 품고, 사랑을 행하는 그 사람 자신의 마음이 비상한 화평 중에 있으므로 남이 헤아리지 못할 무한한 행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즉 나나 당신이 앞에 남아 있는 시간에 우리 몸이 어떤 경우에 있든지 마음이 완전히 화평에 이르도록 사랑을 믿고 행하옵시다. 내가 이처럼 고요한 곳에 있어서 여러 가지로 생각하던 결과 ‘사랑’ 두 글자를 보내오니 당신의 사랑하는 남편이 옥중에서 보내는 선물로 받으소서. (하략)
- 1933년 6월 1일 대전형무소에서 --- pp.35~37

나라를 위하여 죽음도 사양치 아니하느니 나는 내일 도릭 호를 타고 동양으로 가겠소이다.
슬프다. 내가 오늘 수만 리 대양을 다시 건너 고국에 다녀오려고 하는 것은 무슨 경치를 구경하려 함이 아니요, 좋은 친구를 만나서 놀고자 함도 아니외다. 오늘 우리나라가 멸망하고 우리 2천만 동포가 멸망하게 되었는데 무엇이든지 내 힘으로 우리나라와 우리 동포에게 도움이 있게 할까 하여 다녀옴이라.
이 세상에 자기 나라를 위하여 죽는 남자도 많고 여자도 없지 아니하나, 이때를 당하여 우리가 죽음도 사양치 아니할 터이어늘 어찌하여 서로 이별하여 고생하는 것만 한탄하리요. 그대는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고 너무 아파하고 심성을 상하게 하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나이다.
- 1907년 1월 7일 오클랜드에서 --- p.98~99

꽃보다 보낸 마음을 사랑합니다
삭도(朔都, 새크라멘토)로 보낸 편지 석 장을 어제 다 자세히 보았고 위로를 많이 받았소이다. 나는 오늘 벼 농장으로 가다가 중도에서 차를 바꾸어 타려고 기다리는 동안 두어 자 편지 하나이다. 보낸 연꽃을 받고 감사하며 옛날 평양 장대제에서 혜련이 보낸 오렌지 꽃을 받던 감상이 더욱 납니다. 나는 꽃보다 그 보낸 마음을 사랑하여 그 꽃을 품에 두었소이다.
- 1914년 8월 15일 새크라멘토에서 --- p.167

입을 삐죽하던 당신을 생각하고 혼자 속으로 웃소이다
혜련이! 여러 달 편지를 끊고 소식이 없으니 민망하외다. 몸이 편치 아니한들 그같이 오래 편지를 아니 할까, 나는 편지를 아니 하나 혜련이야 어찌 그럴까 하나이다. 나의 사랑하는 필립, 필선, 수산, 수라가 매우 보고 싶습니다. 이것들은 다 잘 있나이까. 어떤 때는 다 데려와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불현듯 하나 사정이 그렇지 못 하다고 참나이다.
나는 필립의 이모 신실(김창세 의사의 부인)에게 극진한 사랑을 받나이다. 근본정신이 이름대로 신실信實하고 충성됩니다. 꾀라고는 너무도 없습니다. 나를 아버지 이상으로 믿고 사랑하여 위로되니 혜련의 생각이 자꾸 납니다. (……) 신실이가 내 말을 잘 들을 때 옛날 내가 당신한테 무슨 말을 좀하면 당신은 잘 듣지 않고 입을 삐쭉하면서 나는 생기기를 그렇게 생겨서요, 하던 것이 생각나서 혼자 속으로 웃었소이다.
- 1920년 4월 22일 상해 홍십자의원에서 --- pp.201~202

내가 어찌 당신을 그처럼 아프게 하였는지요
당신은 나를 만남으로 편한 것보다 고생이 많았고 즐거움보다 설움이 많았는가 합니다. 이즈음에는 공연히 옛 생각이 많이 나옵니다. 옛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서로 사흘이나 말을 잘 아니 하였거니와 당신이 손가방을 들고 나가겠다고 하던 일이 생각납니다. 이것을 생각할 때에 내가 어찌 혜련을 그같이 아프게 하였던고, 여북이나 마음이 아파서 그처럼 하였을까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기억할는지 모르거니와 우리 둘이 클레어몬트에 가서 당신은 김기만 군 집에서 자고 나는 손양선 군 집에서 자던 때와 이옥형의 혼사 문제로 내가 극단으로 불평 무례한 일을 행하고 서로 헤어졌다가 내가 잠에 들었을 때 당신은 나를 위하여 자지도 못하고 깊은 밤 어두운 방에 들어와 내 자리 옆에 섰던 것이 눈에 선하오며, 당신의 모든 사랑과 동정이 여러 가지로 기억되옵니다.
나를 위하여 20여 년 충성을 다하여 온 당신에 대하여 사랑한다, 만다 하는 것이 서투른 말입니다. 부질없는 말일 뿐더러 도리어 유치한 듯합니다마는 간절한 생각이 가슴속에서 배회하는 때에 붓을 들고 글을 쓰다가 자연히 부질없는 말을 쓰게 되었습니다. (……) 아이들에게 편지하게 하소서. 아이들한테 편지 쓰기 좋아하는 습관을 길러 주어서 이 아버지처럼 안 되게 하소서.
- 1921년 7월 14일 상해에서 --- pp.225~226

화초를 잘 길러라
나의 사랑하는 딸 수산에게
네가 보낸 편지를 반가이 받아서 자세히 보고 기뻐하였다. 내가 너를 품에 안아서 재워 주던 것이 어제 같은데 지금에는 네가 대학생이요, 영 레이디가 되었다. 수라의 토댄스toe dance를 보던 것이 어제 같은데 중학을 마치고 대학으로 가게 되었으니 세월이 빨리 달아난 것을 깨닫겠다. (……)네 오라버니 필립이도 대학을 다니는 것을 좋게 생각하고 필선이가 그처럼 공부에 힘쓰고 특별히 어머님을 항상 도와드린다니 참 기쁘다. 필영(당시 8세)이가 그같이 활발하게 장난을 잘한다니 매우 기뻐한다만 집 앞 언덕길을 조심하고 연약한 나무에는 자주 오르지 말라고 하여라.
네가 사범과를 택하였으니 가정에 관한 것은 특히 주의하여 연구하기 바란다. 너는 대학을 마친 후 조선에 와서 일해야 할 터인데 조선에 개량할 것이 많은 중 가정생활의 개량이 매우 시급하다.
우리 집 앞 언덕길이 전과 같으냐? 혹 고치었느냐? 연못에 연꽃이 남아 있느냐? 또 토란 나무는? 너희들이 매우 바쁘지만 뜰을 깨끗하게 거두고 화초를 잘 길러라. 이것도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좋은 습관을 양성하는 한 과정이다.
- 1934년 10월 1일 대전형무소에서
--- pp.30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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