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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

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

: 강제윤 티베트 로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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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78g | 126*185*20mm
ISBN13 9788992378116
ISBN10 899237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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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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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는 구름 같지만 생사의 무게는 구름 같지 않다. 구름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처럼 삶은 실체가 없으나 삶의 고통은 실체가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삶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고통은 거기서 비롯된다. 사람들이 삶에서 원하는 것은 삶의 진실이 아니다. 위로다. 사람들은 삶의 진실과 대면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진실은 끔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로의 방식으로 삶의 고통은 치유되지 않는다. 위로란 잠시 고통에 눈멀게 해주는 마약에 불과하다." --- p.19

“세라사원 산자락은 온통 염소들의 천국이다. 풀을 뜯는 것이 귀찮은 녀석들은 주니퍼의 향초 타다 남은 찌꺼기를 주워 먹느라 정신이 없다. 담장 안은 라마승들의 것이지만 사원보다 넓고 큰 산과 들은 염소들 차지다. 끝내는 사람의 손에 죽임을 당할 목숨들이지만 살아 있는 동안 자유를 누리고 사는 것은 염소들이다. 저 염소들이야말로 경계 없는 삶의 주인공들이다. 염소만이 아니다. 죽은 다음에 다른 중생들의 먹이가 되는 것은 사람도 같다. 소유가 아니라 존재가 문제다. 살아 있는 순간순간 누가 더 자유로운 삶을 사는가?” --- p.115

“생(生) 이전에 전생은 없다. 사(死) 이후의 후생도 따로 없다. 삶 밖에 극락이나 지옥이 없고, 삶 속에 지옥도 있고 극락도 있듯이 전생이나 후생이 있다면 그 또한 지금 여기에 있을 뿐이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같지 않다. 내일의 나 또한 오늘의 나와는 다를 것이다. 어느 한순간도 같은 나는 없다. 그러므로 어제의 나는 오늘 나의 전생이다. 내일의 나는 오늘 나의 후생이다. 어제 내가 악한 마음으로 악한 짓을 했다면 오늘 나는 악인이다. 오늘 내가 선업을 쌓았으면 내일의 나는 분명 선인이다. 인간은, 존재는 매일, 매순간 그렇게 윤회한다.” --- p.135

“어떠한 인간도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다. ‘기다 죽은 밭갈 소나 놀다 죽은 한량’이나 죽음은 매한가지다. 그래서 죽음을 담보로 한 사업은 밑지거나 망하는 법이 없다. 죽음을 담보로 한 최고의 사업은 종교다. 사후세계의 땅 한 평은 아무리 비싸도 팔리지 않는 경우란 없다. 전 재산을 다 주고라도 사게 마련이다. 티베트는 마치 죽음의 도매시장과 같다. 티베트뿐이겠는가. 종교란 어디서나 죽음의 도매상인인 동시에 구원을 파는 쇼핑몰이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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