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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엄마'에 관해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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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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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50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418513
ISBN10 897041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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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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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교회에 가기 위해 옷을 갖추어 입고 나오시면 나는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는다. 그녀 손의 악력(握力)과, 거칠 거칠한 듯 따뜻한 촉감을 느끼는 동안 내 가슴속엔 강물이 불어나는 것 같다. 내가 운전을 못했다면 이렇게 둘이만 차에 앉아 있을 때 어머니의 관용과 탐욕이 함께 엉켜 있는 순간은 아주 조금만 맛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대 스타벅스 앞에서 어머니가 갑자기 엔진 폭발음처럼 웃었다.

"얘, 꼭 네 차 같다, 네 차 같아!"

우리 앞에는 빨간 '프라이드'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과 옆은 모두 사흘 지난 인절미처럼 찌그러졌고, 깨져 있는 헤드라이트는 누런 테이프로 땜빵이 되어 있는 데다, 세차는 올림픽마다(그러니까 4녀녀마다)한 건지 완전히 땅에 떨어뜨린 도토리묵 형상이었다. 그러고 보니 예전 나의 프라이드와 기이하도록 닮아 있었다. 그러자 내 앞의 차와 프렌치키스라도 나눈 것 같은 친밀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잠깐 방심한 사이에 내 앞으로 기어든 '아반테'가 길을 못 찾고 안절부절못하자 어머니가 급기야 한 소리를 했다.

"저, 저런 지랄 좀 봐. 얼른 안 비키고 뭐해?"

'성자의 귀한 몸 날 위하여 피흘려 주신 것'이 고마워서 교회에 가는 어머니가 우악스럽게 앞차를 비난하자, 나도 한 말씀 드렸다.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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