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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깡은조 편]
01_너 바보니? 02_촌뜨기 조은조 03_바보 같은 웃음 배시시 04_나는 그림 도둑이다 05_너는 정말 최고야 뒤 [순은조 편] 01_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멋진 아이 02_지각이다 03_이름을 바꾸고 싶다 04_우정이 가슴으로 |
조 은 조
내 이름은 듣기에도 부르기에도 괜찮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를 때면 이름 속에서 꽃송이가 튀어 나올 것 같은 향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 아이가 우리 반으로 전학 온 첫날부터 나는 내 이름이 싫어졌다. 아니, 이름을 바꾸고 싶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선생님이 처음 보는 여자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아이들의 눈길이 모두 선생님 뒤에 수줍은 듯 땅만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는 여자아이에게 쏠렸다. --- p.7 나는 따가운 눈초리로 전학 온 은조를 쳐다보았다. 은조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와 용철이를 겨끔내기로 바라보더니 배시시 웃기만 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전학 온 은조를 향해 섬뻑 소리를 질렀다. “너 벙어리니? 말도 못하게!” 전학 온 은조의 얼굴이 발개지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남자아이들이 소리쳤다. “야, 조은조, 너 전학 온 은조 울렸다고 선생님에게 이를 거다.” --- p.15 가슴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어째서 선생님은 우리 반에 조은조가 한 명이라고 생각했을까? 지각하는 아이는 그림도 못 그릴 것이라고 생각한 걸까? 지각하는 아이는 그림도 못 그릴 것이라고 생각한 걸까? 선생님이 야속했지만 내 그림이라고 밝히지 않은 내 자신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금이라도 내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머뭇거리고 있는데 용철이가 느닷없이 큰 소리를 질렀다. “지각생이다!” 선생님은 내게 게시판 뒤에서 1교시 내내 서 있으라는 벌을 내렸다.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내 그림 앞에 섰다. 이 그림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 회장, 조은조 저 아이를 친구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바닷물에 씻겨가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자기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용기 있게 말하지 않는 아이를 친구로 사귀고 싶지 않다. 내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저 아이가 자랑스러웠는데 처음으로 내 이름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p.33 |
은조는 무엇이든 똑 부러지게 잘하는 야무진 아이로 반에서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전학을 옵니다. 이름은 ‘조은조’. 성도 이름도 회장 조은조와 똑같습니다. 자기 이름을 무척 좋아하고 사랑하던 회장 조은조는 자기랑 같은 이름의 아이가 전학 오자, 묘한 기분이 듭니다.
더구나 전학 온 조은조는 말도 없고 바보처럼 배시시 웃기만 하고 옷차림도 촌스럽습니다. 회장 조은조는 하필 별로인 아이가 자기와 이름이 같아서 괜한 신경질이 납니다. 뿐만 아니라 전학생 조은조는 매일 지각을 합니다. 이런 전학생에게 반 아이들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회장도 마찬가지고요. 전학생 조은조는 결국 아이들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받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실 뒤 게시판에 그림 한 장이 붙습니다. 너무나 잘 그린 멋진 그림입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 그림은 회장 조은조가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엉겁결에 회장도 자신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말을 하지 못합니다. 실은 그것은 전학생 조은조가 그린 그림입니다. 전학생 조은조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회장 조은조는 불안하고 찝찝한 느낌이 듭니다. 같은 이름이지만 서로 상반된 캐릭터를 가진 아이들의 학교생활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그리고 전학생 조은조는 왜 바보같이 말도 없고 배시시 웃고 자주 지각을 하는 걸까요? 이제 전학생 조은조 편에서 이야기를 들어 볼 차례입니다. |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외모를 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까지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상대방이 자신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면, 그 사람의 사정이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덮어 놓고 비난하기 바쁩니다. 어린이들도 예외가 아니지요. 이야기 속 ‘회장 조은조’는 누가 보더라도 야무지고 무엇이든 잘하는 아이입니다. 그렇지만 ‘회장 조은조는 무엇이든 잘할 거야.’ 라는 반 친구들과 선생님의 선입견 때문에, ‘전학생 조은조’가 아주 잘 그린 그림이 회장 조은조가 그린 그림으로 둔갑합니다. 반대로 ‘전학생 조은조’는 잦은 지각과 조금 바보 같은 표정과 행동이 또 다른 선입견을 낳아 무엇이든 잘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낳았습니다. 이야기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전에 상대방이 어떤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배려이며, 상대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이 될 것입니다. 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할 줄 아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앞과 뒤로 읽는 책의 구성]이 회장 조은조’뿐만 아니라 ‘전학생 조은조’의 편에서도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회를 줍니다. 추천 포인트 《하필이면 조은조》는 창작동화 '그래 책이야' 시리즈의 두 번째 책입니다. 이 책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앞 방향은 그 중 주인공 한 명의 이야기고 뒤 방향은 나머지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두 주인공이 함께 겪은 사건을 관점에 따라 앞뒤로 나누었습니다. 독자 어린이는 두 주인공의 입장을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고 무조건 비난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균형 잡힌 사고와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