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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5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5

: 제2공화국과 5·16쿠데타, 미국은 왜 쿠데타를 눈감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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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432g | 148*220*15mm
ISBN13 9788997889983
ISBN10 899788998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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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혁명 직후, 그러니까 1960년 4월 26일 이승만이 물러났을 때 미국은 어떻게 보면 엉겁결에 문민 체제를 승인해서 허정 과도 정부, 장면 정권이 출범하는 것까지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한국을, 소련과 중국을 막아내는 극동의 최첨단 보루로 생각했을 뿐이고 일본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지역으로만 판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계, 진보 세력의 움직임에 대해 ‘이건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 p.61

그전엔 안 그랬는데 요 근래 박정희 정권에 관해 강의할 때 빠지지 않고 얘기하는 게 있다. ‘박정희는 정말 대운을 타고난 사람이다. 운이 너무나도 좋은 사람이다’, 그런 얘기를 한다. 쿠데타에 성공할 때도 여러 가지가 겹치면서 정말 운이 좋았고, 경제 발전 문제만 해도 그렇다. 국내외 조건이 그야말로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기에 경제 발전을 이룩해낼 수 있었다. 중화학 공업화를 할 때에도 선진국에서 사양 산업이 된 일부 중화학 공업을 넘겨주기 시작하는 시기와 맞물렸다. 또 정부에서는 중화학 공업에 매진했지만 기업들이 투자를 꺼렸던 1970년대 후반에 중동 건설 경기가 갑자기 일어난 것도 굉장히 운이 좋은 것이다. --- p.83

쿠데타가 성공한 건 쿠데타 세력이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짜고 군 동원을 잘해서가 아니다. 그걸 막아야 할 세력들이 막을 태세를 제대로 못 갖췄거나 막지 않으려 했거나 또는 양다리를 걸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쿠데타 세력이 허술하고 미약했는데도 성공했다. 그런 점에서 박정희는 운이 무지무지하게 좋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 p.135

‘박정희는 그를 어려울 때 구해준 동료, 선배, 후배들의 발뒤꿈치를 사정없이 무는 사람이라고 해서 가끔 미군들 사이에서는 스네이크snake(뱀) 박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하우스만은 말한다. 이 사람이 참 재미난 표현을 썼더라. 어려울 때 박정희를 구해준 이들로 하우스만은 정일권, 백선엽, 장도영 등을 꼽았다. 하우스만은 ‘그렇지만 군대 내에 있는 거의 모든 적색 조직을 샅샅이 폭로해 숙군 작업을 손쉽게 진행할 수 있게 한 건 확실히 그의 목숨을 건질 만한 가치가 있다’고 그 당시에 봤다. --- p.173

박정희는 철학을 기반으로 한 정치 사상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5·15쿠데타, 2·26쿠데타에 관심이 있었고 저열하다고 믿은 한국인의 민족성, 식민지 노예근성을 개조해야 한다는 사고, 의회주의와 정당 정치에 대한 반감, 극단적인 반공 정책이 결합한 모습을 보였다. 의회주의와 정당 정치에 대한 반감은 서구 문화, 특히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혐오감과 직결돼 있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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