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삶이 무겁고 힘겹게 느껴지신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일상이 무료하고 막막하시다면 이곳으로 오세요. 이곳 오대산에 오셔서 잠시 쉬어가세요. 어제라는 낡은 옷을 훌쩍 벗어던지고,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새로운 오늘을 맞이해보세요. 감사한 마음으로 한 그릇의 밥을 받아들고, 풀 향기 바람 소리 속을 천천히 거닐어보고, 고요한 침묵 속에서 당신의 민낯과 마주해보세요. ---「이야기 전에」중에서
우리는 행복한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그냥 얻어지지 않습니다. 행복을 원한다면 새로운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그 새로운 노력의 하나로 저는 당신에게 한번쯤 출가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 p.44
우리 삶에 정말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누가 이렇게 말했다’는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의 말이 아니라 체험과 확신을 거친 자기의 말입니다. 지식이 지혜로 바뀌는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 저는 당신에게 한번쯤 출가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 p.50
삶에 그리 많은 물질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당신은 이미 넘칠 만큼 갖추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당신이 채워야 할 것은 통장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채울 아름다운 보석은 주변에 가득합니다. 그것을 돌아볼 여유가 당신에게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에게 한번쯤 출가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 p.55
오대산에 깃든다는 것은 그저 숲과 새소리, 바람과 적막을 즐기러 찾아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대산에 깃든다는 것은 성자이신 문수보살을 만나러 오는 것입니다. 당신도 한번 찾아보십시오. --- p.96
개성을 없앤다는 것, 고정관념을 버린다는 것, 나를 내려놓는다는 것, 그건 당신에게 매우 놀라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입던 옷을 벗고 머리카락을 잘라 어제까지의 나를 지워버리는 이 특별한 경험은 당신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시원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 p.111
물론 사람이 모여 살면서 말없이 지낸다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곤욕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악취를 걸러내고 향기를 골라내기 위한 신중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당신 스스로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저절로 겸손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 p.118
발우공양에서는 대중이 먹을 음식이 미리 정해집니다. 그 양도 풍족하지 않고, 반찬 역시 소박하기 그지없습니다. 당신은 그 보잘것없는 음식 앞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식욕食慾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 p.126
만약 ‘기쁘기도 했다가 슬프기도 한 것’이 당신이라면 기쁜 순간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들뜨지 않고 슬픈 순간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눈물을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당신은 과연 그렇습니까? 왜 당신은 기쁜 순간을 그리도 좋아하고 슬픈 순간을 그리도 싫어합니까? --- p.147
이제 당신이 돌아갈 곳은 사바세계가 아닙니다. 진실에 눈을 떴다면 세상은 아름다운 꽃밭으로 보일 것입니다. 당신은 그 아름다운 꽃밭으로 산책을 나서는 것입니다. 그러니 상쾌한 기분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길을 나서십시오. --- p.231
간간이 그가 실수를 하더라도 거울에 비친 당신 모습이니 얼마든지 이해하고, 용서하고, 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실수를 지적하고, 꾸짖고, 교정하려 애쓰지 마세요. 그러면 흥겨운 춤판이 깨져버립니다. 당신이 능숙한 춤꾼이라면 그의 서툰 몸짓에도 얼마든지 장단을 맞출 수 있을 겁니다. --- p.232
수행자는 한 송이 꽃과 같습니다. 그의 마음은 맑고 깨끗하며, 그의 말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그의 행동은 여러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당신이 바로 그런 수행자입니다. 당신에게서 풍기는 향기는 부처님에게서 선물 받은 것입니다. 이제는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그 향기를 선물할 차례입니다. --- p.242
차라리 더디 갑시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정말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걷느냐가 아닙니다. 그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인가입니다. 길이 올바르다면 속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걷고 있는 길이 열반으로 향하는 길, 행복한 삶을 구현하는 길, 평화로운 가정과 사회를 이룩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면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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