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스타게이트 배우 아카데미 저녁 반에 귀티가 나는 한 청년이 들어왔다. 연기를 습득하는 능력이 유난히 빠른 데다 영리했다. 딱 봐도 눈에 띄는 학생이었다. 작품을 선정하고 연습에 들어갔을 때도 그는 한
번에 수용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사실 연습을 하다 보면 몇 번이나 반복 연습을 해도 만족스럽지 않은 이들도 상당수다. 그런 면에서 그는 독보적이었다.
영리함이란 머리로 이해하는 능력에 가슴이 함께하는 게 아닐까 싶다. 머리만 굴리는 건 영리한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대중은 똑똑하다. 그런 가식적인 사람은 바로 탄로가 난다. 송중기는 그렇지 않다. 머리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행동으로 실천한다.
그가 얼마 전 촬영 현장에서 본 선배 배우의 말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선배는 자신에게 사인을 부탁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입으로가 아닌 마음으로 “감사합니다.”, “저를 아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한다고 했다. 그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미천한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무엇보다 이를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그 선배의 말에 감동한 송중기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개 숙이고 감사하는 모습으로 대중을 대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재차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팬들과 주변인을 세심하게 챙긴다. 스타이기에 형식적으로 사인하고 함께 사진 찍지 않는다. 언제나 작은 배려와 성의를 보인다. 그것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들의 기본자세가 아닐까 한다. 그것을 알고 행동으로 옮기기에 그가 영리한 것이다.
배우 송중기는 ‘성균관대 얼짱’으로 온라인에서 유명해진 후,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외모 하나만 믿고 연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하며 전국체전에 출전했다. 어릴 적 꿈은 쇼트트랙 선수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1학년 때 교통사고로 발목이 으스러졌다. 꾸준한 재활로 회복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또 발목 부상을 당했다. 그 부상 때문에 결국 스케이트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서의 꿈은 평범한 학생들처럼 좋은 대학을 가는 게 전부였던 것 같은데, 막상 대학에 가고 나니 또 허탈해졌다고. 대학에 가면 뭔가 대단한 게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잠깐 아나운서에 대한 꿈을 키워보기도 했는데 대기업에 취직한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듯해 또 다른 일탈, 배우의 길을 꿈꾸게 됐다. 그때가 대학 3학년 때쯤이었는데 부모님 몰래 월세를 빼서 연기 아카데미에 8개월간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소속사를 만났다.
학창시절을 충실하게 보낸 경험 덕분에 영화 〈마음이2〉에서 송중기는 주인공 개 마음이의 친구인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인 동욱 역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개를 무서워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작품을 처음 제의받았을 때 개나 고양이 등 동물을 무서워하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스스로 ‘배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연기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나름 노력을 했다. 일단 마음이와 친해지기 위해 마음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소시지로 호감을 샀다. 지금도 집에서 키우는 개는 손도 못 대지만, 마음이와는 정말 많이 친해져 좋은 연기를 보일 수 있었다.
---「PART 3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이미지로 매력을 극대화하라] - ‘Special Stage 7|나는 이렇게 배우가 되었다|송중기: 머리와 가슴이 함께하는 영리한 배우」중에서
연기란 거짓으로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꾸며내는 게 아니라, 진실되게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연기는 인간의 삶이 응축된 다양하고 재미있는 표현이다. 연기 속에는 자신감, 슬픔, 행복, 우울, 기쁨, 희망 등의 다채로운 감정뿐 아니라 기쁠 때, 슬플 때, 자신 있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등 어느 감정에 따라 하는 행동까지도 녹아 있다.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상황과 갈등 등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는 배우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인생을 스스로 연출할 권리가 있고, 주인공으로서의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삶의 무대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주인공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주인공으로서의 자신을 연기하게 되면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같은 경험을 해도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살아가며 맞닥뜨리게 되는 수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상정해보고, 그걸 딛고 일어설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혹은 고난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공감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배우처럼 삶을 연기하게 된다면 때로 진짜 나보다 더 중요한 보여지는 나, 나의 ‘이미지’는 물론 나아가 ‘나’도 얼마든 바꿀 수 있다. 연기란 자신의 삶의 질부터 변화시키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배우를 꿈꾸는 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 서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들어가는 글 ‘이미지 메이킹의 고수, 스타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라!」중에서
첫인상이란 달리 말하면 첫 ‘이미지’다. 상대에게 처음 보여지는 나의 이미지, 그게 첫인상인 것이다. 사전에서는 이미지를 ‘어떤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받는 느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첫인상이나 이미지란 내가 누군가에게 주는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다.’,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네.’, ‘이미지랑은 다르게 친절하시네요.’ 등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을 것이다. 수많은 경우, 특히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경우 이미지는 나의 실력과 인성, 자질 그리고 실제 ‘나’보다 더 강력하게 나라는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어버린다.
첫인상이 삶에 주는 영향력은 크다. 좀 특이한 회사가 아닌 이상 음침하거나 소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이 면접에서 통과하는 일은 거의 없다. 찰나의 순간 사람들을 사로잡아야 하는 연예계는 더 심하다. 비단 사회생활뿐만이 아니다. 미팅이나 소개팅 자리에서도, 하물며 옆집으로 이사 온 아줌마조차 내 인상으로 성격과 행동을 단정 짓는다. 알게 모르게 퍼져나간 구설수도 인상 때문인 경우가 많다. 얌전하게 생겼으면 얌전하게 생긴 대로, 깐깐하게 생겼으면 깐깐하게 생긴 대로 그럴싸한 소문이 형성된다. 첫인상이 삶의 50% 이상을 결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지는 중요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실제 ‘나’보다도 ‘나의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조차 연기할 줄 알아야 한다. 비단 스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배우들처럼 삶을 연기하게 된다면 첫인상, 즉 ‘나의 이미지’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연기란 자신의 삶의 질부터 변화시키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겉모습과는 다른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을 잘 꾸밀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누가 오디션을 보러 가는데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가겠는가? 그럴 사람은 없겠지.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기 위해 옷을 차려입으면서 내 첫인상과 이미지는 왜 그렇게 가꾸지 않는 것인가?
---「Part 1 〈내 안에 숨은 나를 끄집어내라〉- ‘내 이미지가 내 몸값을 결정한다 : 나보다 더 중요한 ‘보여지는 나를 만들어라」중에서
누구나 뭇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일상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한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실수를 줄이면 된다. 하지만 실수를 줄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요한 일일수록 잘하고자 하는 긴장과 당황은 언제나 실수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순간, 실수를 줄이는 방법은 ‘타인의 시선’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내가 스타를 꿈꾸는 이들에게 권하는 방법은 앞서도 언급했던 ‘24시간 카메라’다. 자신을 24시간 촬영하는 가상의 카메라가 있다고 설정해두는 것이다. 연습을 실전화하는 방법이다.
하루하루를 극도로 긴장된 상황 속에서 보낸다고 생각해보라. 자는 시간, 먹는 시간, 심지어 하품하는 시간까지 카메라가 찍고 있다고 상정하는 것이다. 내가 주인공인 로드무비 속에 수많은 타인들이 엑스트라로 존재하는 것이다. 진짜 카메라 앞에서 느끼는 긴장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해보자. 스마트폰을 사용해 자신의 행동을 시시때때로 촬영해보라. 사진에서 본 것과는 또 다른 버릇을 발견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길을 거닐면서도 지하철이나 은행, 아파트 현관 등 CCTV가 있는 곳 어디에서든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며 긴장하라. 그렇게 긴장감에 익숙해져야 한다.
---「Part 2 〈나는 어떤 캐릭터로 승부를 볼 것인가〉- ‘타인의 시선을 즐겨라 : 대중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시선을 즐겨라」중에서
자신만의 스타일, 그것이 바로 이미지며 이를 만드는 것이 곧 이미지 메이킹이다. 이미지 메이킹에 따라 스타는 하나의 상품이자 브랜드가 된다. 잘난 외모보다는 매력적인 성격이 스타의 자질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 일명 ‘사차원’의 세계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무언가 독특한 일면을 보이는 그들의 행동거지는 타인들로부터 관심과 시선을 끌기 마련이다.
사차원적이라는 것은 대중이 공감하는 매력적인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연기 지망생들과 신인연기자들에게 ‘사차원’적인 삶을 지향하기를 주문한다. 또한 생활 속의 사차원적 행동거지를 연기의 삶에 적용시켜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사차원적인 행동과 말은 배우로서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창작성, 상상력을 계발시키기 때문이다. 스타의 사차원적인 매력에서 감독이나 작가는 그의 천재성을 엿본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매료시키는 흡인력이 있다는 것이다.
‘사차원’적이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행하는 길거리에서의 돌출 행위나 술기운에 부리는 호기 등과는 의미가 다르다. 매사에 엉뚱한 면을 보이라는 것이 아니다. 자기만의 ‘특색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색이란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다. 노력하는, 최선을 다한다는 연기자는 흔하고도 넘친다. 그것을 넘어서 ‘미친 존재감’이 드는 사차원 배우가 되어야 한다.
---「Part 2 〈나는 어떤 캐릭터로 승부를 볼 것인가〉- ‘사람도 ‘콘셉트’가 중요하다 : ‘사차원’이 되어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