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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의 돼지

풀밭 위의 돼지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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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26g | 141*209*30mm
ISBN13 9788932018201
ISBN10 893201820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언젠가 부풀 대로 부풀어 오른 그녀의 배와 뾰족할 대로 뾰족해지고, 날카로워질 대로 날카로워진 우산 촉이 만나게 될 것이다. 우산 촉이 아주 조금만 살에 닿아도 그녀의 배는 터져버리고 말 것이다. 그녀의 터진 뱃속에서 빠져나오는 피와 물과 점액과 쭈글쭈글한 살점들을 수습하는 내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내가 너의 아버지다. 그쯤 되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친구는 몇 번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나는 전화를 받자마자 끊어버렸다.
--- 「검은 태양 아래」 중에서

나의 결단력이 필요한 시기가 왔군. 비록 내가 어쩔 수 없는 존재이지만 난 이 집의 가장임이 틀림없어. 그건 나의 아빠가 읽던 성경 책의 무게가 쇠고기 두 근의 무게와 같은 것처럼 분명한 사실이야. 듣고들 있나? 난 가장이라고. 이 집을 떠날 수 없어. 나를 이 집의 가장 안전하고 아름다운 구석에 놓아둬. 그러곤 함께 식사를 할 때면 나에게 음식이 소화되는 소리를 들려주고, 일요일이면 「퀴즈만만세」도 보여줘. 그러니까 나를 이전처럼 대해주면 돼. 다만 보험금은 아무렇게나 써도 좋아.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검은 태양 아래
친구의 결혼식에 사회자 역할을 해주기로 한 나는 그곳에서 평소에 흠모하던 여자를 만난다. 그러나 친구가 그 여자에 대해서 좋지 않게 말하는 것을 보고 친구의 결혼식 사회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다. 친구의 아내는 얼마 후 임신을 한 뒤 나에게 뱃속의 아이는 나의 아이라고 고백하고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친구는 따로이 나를 찾아와 아이의 대부가 되어달라고 말하지만, 친구의 아내는 사산을 하고 만다.

풀밭 위의 돼지
나는 아내와 돼지와 함께 산다. 나와 아내와 돼지는 한가로이 풀밭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나는 자신이 죽으면 돼지가 아내를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고 실제로 돼지의 행동에서 돼지에게 그러한 낌새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철학교수인 아들이 찾아와 어머니는 오래전에 죽었으니 자신과 함께 외국으로 떠나자고 말하고 나는 그러한 아들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아들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심지어 아들이 철학교수가 된 것도 자신을 골탕 먹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나는 너의 아버지가 아니다’라는 말을 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녀는 돼지의 불알을 걷어찼다. 보라색 슬리퍼가 벗겨지면서 때가 잔뜩 낀 발이 드러났다. 일조와 수분으로도 이제 어찌할 도리가 없는 고목처럼 그녀의 발은 앙상하게 말라 있다. 오래전부터 그녀의 발을 씻겨줘야지 마음먹고 있었지만 한 번도 실행에 옮긴 적은 없다. 돼지는 ?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우리 안쪽으로 도망쳤다. 돼지가 도망친 곳에는 소주병이 굴러다니고 있다. 언젠가 내가 마시고 술김에 던진 것이다. 소주병은 정확히 돼지의 코에 맞았는데 그때도 돼지는 ?이라는 비명을 질렀다. 돼지의 ? 소리를 듣고 나 역시 늿? 하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_「풀밭 위의 돼지」 중에서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에 아이와 아이의 엄마와 아빠와, 엄마의 정부와 정부의 여동생과 정부의 여동생이 애지중지하는 고양이 한 마리가 산다. 아이의 아빠는 닭칼국수를 먹다가 닭뼈가 목에 걸려 죽고 아이는 귀가 가렵기 시작한다. 귀가 가려운 아이는 병원에 가서 귀 수술을 받고 아이의 귓속에서 녹색 병이 나온다. 그리고 그 녹색 병 안에는 아이의 죽은 아빠가 살고 있다. 아이의 아빠는 녹색 병 안에서 집안의 가장 행세를 하고 그것은 언뜻, 녹색 병 안에 들어가기 전보다 효력이 있어 보인다. 나머지 가족들은 녹색 병 속에 있는 아빠를 존중하기로 했지만 어느 날 힘을 합쳐 녹색 병을 바다에 던지고 돌아온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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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의 화자들이 보여준 편집증적 자동기술과 무의미한 언어들의 중얼거림은 상징계의 질서를 거부했으나 그 바깥으로 나가지는 못한 자들의 영혼을 잠식하는 불안의 소산이다. 강박적으로 떠벌이지 않는 한 그 불안은 소멸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게다가 그것은 포스트구조주의 이후의 세계를 살아가는 소설가에게 주어진 몇 안 되는 대안들 중 하나이다. 차라리, 사랑! 차라리, 수다! 차라리, 침묵! 차라리, 글쓰기! 그러니까 쓰면서 지우기……
김형중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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