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 떠나볼까? 몸을 살리는 다이어트 여행
나는 왜 기를 쓰고 이런 짓을 할까.
우리 집안은 심각한 성인병 유전자를 갖고 있다. 식탐이 대단하신 아버지는 분식집에 가면 그냥 우동부터 유부, 튀김 등 종류별로 대여섯 그릇을 몽땅 시켜 드시는 엄청난 대식가. 점심 먹고 돌아서면 저녁에 뭘 먹을지 주문하시는 바람에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날이면 날마다 술판을 벌이고 산에 가면 한 발짝도 안 걷고 계곡의 그늘 막을 차지하고 허리띠 풀어놓고 진탕 드시고 늘어지게 낮잠이나 주무시던 아버지. 160cm 겨우 넘는 작달만한 키에 88kg의 체중으로 장독대형 몸매, 배가 나와서 허리를 못 굽히니 외국인 친구는 골프채 절반 길이의 구두주걱을 보냈다. 선물에 좋아할 일이 결코 아니었는데...
먹는데 목숨 걸다가 진짜 목숨을 잃으셨다. 겨우 47세에 심장마비라니. 일곱이나 되는 당신의 형제들, 숙부들 역시 환갑도 못 넘기고 픽픽 쓰러지셨으니 가문의 단명은 어쩌면 예정된 필연이었다. 당연히 자손들도 모두 비만하고 이미 세상을 뜬 사촌형제들도 있으니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친척들은 벌벌 떨며 조상 묘 탓이라며 집안은 소란스러웠지만 원인은 단 하나. 과식 과음하는 생활습관으로 인한 생긴 뇌졸중 당뇨 심장병 등 성인병 때문이었다. 전쟁과 기아를 겪은 아버지, 가족을 배불리 먹이는 게 당신의 자랑으로 다섯 식구가 ‘앉은 자리’에서 고기 세근을 ‘먹어 치운다고’ 대견해 하셨다. 이제 나는 조금 먹으려 ‘가위 손’이 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요?
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울화가 되어 마음속에 켜켜이 쌓이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과 외모에 대한 열등감, 분노, 좌절이 깊어가며 죄책감마저 든다.
사정이 이러한데 몸을 굶기고, 야단치고, 눈치를 주며 자학하면 되겠나.
몸에 서리서리 쌓인 한恨을 우선 풀어야지. 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살이 찌기도 하는 것. 몸과 마음은 하나라서 어긋나고 꼬여 있는 걸 풀어 화해를 해야 마땅하다.
그 많은 다이어트 책에는 도대체 사람은 없고 살만 나와 있다. 살에도 제각각 사연이 있건만 그런 건 다 무시해 버린다. 사람, 생명, 건강, 사랑이 도통 보이질 않는다. 식량도, 환경도, 인간의 먹이가 되기 위해 학대받는 다른 동물의 슬픔도, 물의 낭비도 안중에 없다. 냉혹하고 잔인한 분석과 진단, 처방이 있을 뿐이다.
이젠 억압하고, 비난하고, 강요하고, 낭비하는, 불행한 살빼기는 그만 두자.
몸의 소중함을 되찾고, 마음도 다스리고, 이웃과 자연, 다른 생명을 돌아보는 건강하고 조화로운 방법을 찾자. 그래서 내가 권하고 싶은 방법이 ‘살풀이 속풀이’다.
살풀이 속풀이란 우리의 몸과 마음이 어울려서 보살피는 살림판이다.
건강한 몸이 어떤 것인지 배우고, 그것을 가꾸기 위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몸에 맞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 자체가 도닦기다.
지금까지 미워하고 혐오하던 자신의 몸에게 말을 걸어라.
고맙다는 인사도 하고, 잘 보살피겠노라는 다짐도 하라. 건강을 찾게 도와 달라는 부탁도 하라. 엉뚱하게 헤매지 말고 자신을 살피는 데서 시작하라. 살도 빼고, 건강해지고, 돈도 아끼고, 요요도 안 생겨서 행복해지는 윈윈 게임을 하라. 스스로 치료자가 되는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그런 생각부터 걷어치우자. 자신을 믿는 것부터 시작하라.
생각부터 바꾸자. 그리하면 몸이 따라가고, 행동이 바뀌고, 맺힌 속도 풀어진다. 자신의 체질을 연구해보고 솔직하게 원인과 문제점을 찾아본다. 도대체 지방과 근육은 무슨 관계인지도 공부해 보자.
운동, 모두들 좋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하면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보자. 건강에 도움이 되면서 스트레스도 푸는, 살을 빼는 방법을 연구해 보자.
나의 진정한 가치를 왜곡하는 남들의 기준에 휘둘려 거식증, 폭식증, 사기의 함정에 빠지는 건 이제 그만! 자기애를 바탕으로 한 살풀이 속풀이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책이 없어서 공부를 안 하나, 시간이 없어서 안 하나. 공부할 마음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못할 뿐이다. 살풀이도 마찬가지. 빼는 방법은 다 알지만 마음속에서 간절히 원하고 실천하지 않아서 빠지지 않을 뿐이다. 나는 그 마음을 움직여보고 싶다. 진정성에 한 점 부끄럼이 없으니 나의 공력으로 여러분을 힘껏 밀어보려 한다. 몸과 화해하는 장場으로!
- <속풀이로 살을 풀어내자> 중에서
● 내 살은 내가 뺄 수 있어요.
요즘은 거저 배우는 게 드물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신나게 쏘다니며 자연스레 배워 익혔던 놀이며 지혜가 사라지고 말았다. 꿀밤 몇 대 맞으면서 손위 형제들에게 공짜로 배우던 수영이나 스케이트도 돈 내고 배운다. 요컨대 다들 이런저런 걸 배우고 익히기 위해 돈을 들인다.
살 빼기는 몸과 마음으로 하는 공부이며 도 닦기다.
제대로 익혀 평생 습관이 되면 독서나 음악 감상, 운동처럼 우릴 행복하게 해 준다. 살풀이는 건강 증진과 체중 조절이라는 눈에 보이는 열매가 있다. 문제는 스스로 하느냐, 남의 도움을 받느냐, 받으면 얼마나 도움을 받는가 하는 것 등인데.... 돈 많으면 독선생 앉혀 놓고 고액과외도 하고 유학도 갈 수 있는 것처럼 수입 약, 단식원, 병원, 한의원을 두루 이용하며 수백만 내지 수천만 원까지 쓰며 살을 뺄 수도 있다. 그때 자신은 판매나 치료의 대상일 뿐이다. 소극적 수동적인 자세를 버리고 스스로 치료자가 되고 싶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바로 그런 사람, 자신의 힘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고시 공부하듯 자신의 투지와 생의 의욕을 불태우고 싶으신 분들, 살풀이를 해봅시다.
달리기에는 '런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뿅가는 순간이 있어서 몸과 마음이 극치감을 느낀다고 한다. 등산할 때도 힘들게 오르고 나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펑 뚫리다가 마음이 고요해지고 비워지는 맛에 중독이 된다. 살풀이도 똑같다. 자기절제를 통해서 집착을 덜고, 분노를 씻어내고, 몸을 움직이면 내적인 에너지가 살아 움직이며 속풀이는 절로 된다.
- <아픈 만큼 찌고 찐 만큼 아프다> 중에서
● 체질을 알아야 살을 빼죠.
오행을 몰라도 한. 열. 조. 습은 찾기 쉽다.
몸이 냉한 체질(寒)은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않아서 황색의 얼굴빛에, 체온이 약간 낮은 편이다. 맥은 보통이며, 잠이 많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더위에 강하고, 땀을 잘 안 흘리며, 식욕은 강하지 않아 식사량이 적으며 일정하게 먹는다. 건강이 나빠지면 창백해지고 추위를 몹시 타며 식욕을 잃고 소화가 잘 안 된다. 소변을 자주 보며 변이 묽은 편이다. 성격은 내성적이고 침착한 편이다.
몸이 뜨거운 체질(熱)은 신진대사가 활발해서 희고 붉은 얼굴빛에, 추위를 잘 견디고, 체온이 높으며, 맥이 빠르다. 더위에 약하지만 땀을 흘리면 개운하다. 잠이 적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며, 식욕이 병적으로 지나치게 왕성한 경우도 있다. 변비 경향이 있으며 소변이 적다. 성격은 적극적이고 동적이다.
몸이 건조한 체질(燥)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찐다. 피부에 윤기가 없고 거칠고 약하다. 호흡기에 열이 있거나 비위의 흡수기능이 안 좋으면 더욱 심하다. 토생금土生金으로 비위기능이 좋아야 근본적으로 윤기가 보충이 되므로 부드러운 감미를 먹어야 한다.
몸이 습한 체질(濕)은 똑같이 먹어도 몸이 퉁퉁 붓고 무겁다. 처음엔 부었다가 나중엔 살이 되길 반복하며 하지에서부터 시작해 심하면 얼굴까지 늘 부은 상태가 된다. 오행순환이 가장 필요한 체질로 상생상극의 조절이 꼭 필요하다. 물은 적당히 싱겁게 먹고 음료수와 찬 음식을 조심하며 절식을 해야 한다. 전신 순환을 돕는 운동과 햇볕을 쬐며 신진대사의 기능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 <몸의 한열조습寒熱燥濕을 찾아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