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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불행하다

그 남자는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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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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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12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438쪽 | 48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2575058
ISBN10 89925750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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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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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인순
1959년 전주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칼스루에 대학에서 수학했다. 고려대 대학원 독어독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연구를 계속하다 최근 모국어의 나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옮긴 책으로 《꿈의 해석》《깊이에의 강요》《거짓말쟁이 야곱》《열정》《유언》《반항아》《하늘과 땅》《성깔 있는 개》《결혼의 변화》《기발한 자살 여행》《벌거벗은 삶》《수레바퀴 길》《도적 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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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안에서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교외에 자신만의 집을 갖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나는 잘 알았다. 그런 사람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신문을 뒤적거리고 일요일마다 한숨을 내쉬며 집을 보러 다닌다.
하지만 맙소사, 그런 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그 순간, 나는 그것이 내 소망이 아니라 헬레나의 소망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갑자기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친구들의 집, 정원과 테라스의 모양새에 대해 잔뜩 상기된 얼굴로 이야기하던 헬레나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헬레나는 교외의 집들이 얼마나 근사한지 자세히 묘사하고 지하실의 다양한 활용 방법과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줄줄이 꼽았으며 단독주택 단지에 열광했다. 사실 내게는 그런 말에 귀 기울일 여력이 없었다. 집안일에 지친 몸을 소파에 누이고서 그저 건성으로 맞장구치며 대충 웅얼거렸을 뿐이다.
--- p.20

나는 이 나라의 가정전선에서 여성해방을 위해 누구보다도 용감하게 앞장서서 싸운 사람들 중 하나였노라고, 아주 침착하고 분명하게 단언할 수 있다.
가정전선의 남자는 집안일을 능숙하게 처리하고 아내의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헬레나와의 결혼생활 동안 나는 우리 아버지가 못 다하신 일을 완수했다. 빨래를 하고 음식을 만들고 집 안을 청소했으며 그녀가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배려하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 우리를 수호했다. 헬레나의 직장에서의 문제, 헬레나의 감정적 동요, 그리고 더욱 다양한 애정표현에 대한 그녀의 요구를 몇 시간씩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그녀를 부엌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작전을 수행했으며, 그녀가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오면 맛있는 음식을 먹이려고 동분서주했다.(중략)
헬레나가 출장으로 집을 비우거나 만성적인 편두통에 시달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나는 이틀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했으며 가족을 위해 장을 보았다. 게다가 조금도 분통을 터뜨린 적 없이 이 모든 일을 했다고 가족치료사의 냉정한 눈길 앞에서 맹세한다.
--- p.22

그들이 내 투쟁을 이해하길 기대할 수는 없다. 나 또한 이해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을 것이다. 1세대 참전용사들은 우리의 세상살이가 어린애 장난처럼 쉬운 일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들은 갈가리 찢어진 마음을 안고 전선에서 돌아왔으며, 전쟁 후에 태어난 세대가 ‘문제’라는 말을 진지하게 입에 올리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집 안이 따뜻하고 누구나 무료로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동네마다 있고 포병이 코앞에 진을 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죽는소리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 p.30

주택대부금 최종 완납일, 2029년 7월 14일.
그러려면 다달이 7900마르카씩 대부금을 갚아나가야 한다. 물론 집에 들어가는 수리비는 별로다. 시간 외 초과근무 수당까지 모두 합하고 세금을 공제하면 내 한 달 수입은 9800마르카 정도. 대부금을 빼면 한 달 생활비로 대략 1000마르카가 남는 셈이다. 그러면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은 약 33마르카…….
완두콩수프 통조림, 귀리죽,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직전의 간 그라탱. 새 옷은 말할 것도 없고 모자도 절대로 사지 않는다. 모자가 아무리 낡아도, 피사의 사탑처럼 한쪽으로 기울고 ‘남핀란드 국민은행’이라는 글귀가 씌어 있어도 마찬가지다.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에 기름을 재운 싸구려 참치. 슈퍼마켓에서 산 묵은 빵. 우유를 타지 않은 블랙커피, 그것도 하루에 한 번만. 겨울에 조깅할 때는 방한 운동화 대신 두툼한 안창을 신발에 깔고, 머리는 그냥 물로만 감든지 아니면 수영자 사우나의 샴푸를 작은 병에 따라 온다. 시니의 옷은 모조리 벼룩시장에서 구입하고, 외국산 조미료와 양고기 구이도 깡그리 포기한다. 담배는 직장동료들이 탈린에서 가져온 종이에 직접 말아 피우고 휴대폰과 로큰롤 음반도 단념한다. 중고 음반도 절대로 구입하지 않는다.
주택대부금을 완전히 상환하고 나면, 나는 일흔네 살로 지금의 우리 아버지 나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2029년 7월 14일이여, 아듀. 나는 집을 구할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 p.34

제일 괴로운 일은 에로틱 마사지였다.
평범한 상체 마사지를 양 볼기와 그 사이로까지 연장하는 것에 영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여자들이 흥분하기 시작하면 나는 겉으로는 완전히 마사지에 열중한 척하면서 머릿속으로 장차 시니의 방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생각했다.
뭐니뭐니해도 가슴 마사지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번번이 헬레나의 가슴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여자들의 가슴은 대부분은 내게 있어 역겨운 살덩어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슈퍼마켓 카운터 여점원만은 헬레나처럼 둥글고 탄탄한 유방을 가지고 있었다.
여점원의 젖꼭지가 단단해졌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치솟았다. 나는 갑자기 눈앞이 핑 돈다고 둘러대고는 마사지를 중단했다.
카운터 여점원은 이미 극도로 흥분해 있었다. 마사지 침대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나를 바닥에 쓰러뜨리고는 젖꼭지를 내 입 안에 밀어 넣으려고 했다. 나는 여점원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멀리 밀쳐냈다.
--- p.43

이제 핀란드에서 집을 사고 대부금을 상환하는 것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상관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신봉하는 종교가 되었다. 집값이 요동치고 거액의 돈이 오가고 이자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더니 급기야는 전국 각지에서, 무엇보다 헬싱키에서 독특한 부족을 양성해냈다. 그 부족은 은행 앞에 서서 제발 내 집을 갖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만트라를 읊었다. 그 부족이 10년 동안 지불한 이자만으로도 시골에 근사한 단독주택 한 채를 거뜬히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 p.48

세월에 씻긴 잔디밭이 내 머리처럼 듬성듬성하다. 나는 산사나무 울타리 사이로 한 손을 밀어 넣어 잔디밭을 어루만지면서, 미련한 인디언 같은 생각을 한다. 여기는 너희들의 땅이 아니야. 이곳은 원래 논밭이고, 도시계획에 의해 메워진 해저이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늪지이자 모래라고. 그 뿌리가 이곳에서 중국까지 뻗어 있어.
나는 길게 드러눕는다. 하늘이 푸르다. 내 눈처럼 푸르고 도 푸르다.
내가 날고기라면, 요리 준비는 모두 끝났다.
--- p.291

창문 밖으로 길이 훤히 내다보였다. 이제 여기에 앉아서,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모습을 바라보리라. 여기에 앉아서, 내 학업을 끝마칠 결심을 하리라. 여기에서 나이를 먹어가고, 이 의자에서 바닥으로 쓰러지리라.
나는 수첩을 꺼내 수선이 필요한 곳들을 모두 기록했다. 많지는 않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결코 대대적인 수리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집 구조를 조금도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며, 벽을 옮기거나 바닥을 뜯어내지도 않을 것이다. 이 나라에서는 이미 충분히 집 구조가 변경되고 벽이 옮겨지고 바닥이 뜯겨 나갔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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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사람들은 기나긴 어두운 겨울 동안 침대에서 호타카이넨의 책을 읽는다. 호타카이넨의 블랙유머와 가차 없는 아이러니는 끊임없이 웃음 짓도록 우리의 얼굴 근육을 자극한다. - 디 벨트 Die Welt

마티는 불행하다. 그러나 아주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의 저자는 핀란드 사람이고, 그래서 더욱 재밌게 읽힌다. 아니, 천만의 말씀! 무지무지하게 재밌게 읽힌다! - 브리기테 Brigitte

내 집 마련의 꿈을 다루는 호타카이넨의 이 희비극적인 이야기는 핀란드 문학사를 크게 수놓은 책들 가운데 하나다. 인간의 소망에 대해 예리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이야기하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부딪히는 평범한 주제를 통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 비르투알 핀란드 Virtual Finland

그야말로 전형적인 핀란드식의 의미심장한 유머와 기발함으로 흥을 돋우는, 남녀관계의 복잡다단한 위기를 다룬 소설이다. - 피르나 Pirna
마티는 ‘내 집’을 마련함으로써 가족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고 적절한 집을 찾아 나서지만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삶이 이따금 그렇듯 복잡 미묘하게 얽힌,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 - 핀란드 온 라인 Finland on line

2004년도 북유럽 문학상 심사진은 《그 남자는 불행하다》를 선정한 이유로 특히 스칸디나비아반도 복지국가의 해체과정을 묘사하고 남성의 전통적인 역할에 주목해 시대를 패러디하고 풍자한 사회비판적인 내용과 정교한 구성을 들었다. - 핀란드 대사관 뉴스

호타카이넨의 이 희비극적인 소설은 핀란드에서 기대 이상으로 최고의 문학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인간의 소망을 감동적이면서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다. - 디 차이트 Die Zeit

작가는 실제로 집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자신이 살고 있는 헬싱키 북부 바그뵐레 근교에 있는 거리 이름 ‘Juoksuhaudantie(참호로)’를 따서 소설의 제목으로 붙였다. 호카카이넨은 광신도에 가까운 흡연반대주의자, 인생의 중요한 힘을 잔디밭에 쏟아 붓는 집주인들의 사회를 탁월하게 풍자한다. - 노르덴 Norden

호타카이넨은 언어적으로 더없이 뛰어나고 대담하며, 페이지 곳곳에서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 - 일카 Ilkka

공동주택에서 빚더미에 파묻혀 사는 사람은 웃고 울지 않을 수 없다. 더없이 흥미롭고 지성적이며 재치가 넘친다. - 헬싱인 사노마트 Helsingin Sano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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