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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그 빛과 그림자

축구, 그 빛과 그림자

: EL FUTBOL A SOL Y SOMBRA

예림신서-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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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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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74쪽 | 564g | 143*216*30mm
ISBN13 9788987826844
ISBN10 898782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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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부에노스 아일스에서 열렸던 아르헨띠노 주니어스와 라씽 클럽과의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규정에 의하면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결정짓도록 되어 있었다. 관중들은 모두 일어서서 손톱을 질겅질겅 깨물면서 열 두 걸음 떨어진 곳에서 쏘는 슛을 주시했다. 팬들이 라씽의 골을 외쳤다. 곧이어 아르헨띠노스 주니어스의 골이 성공했고, 반대편 관중석에 있던 팬들이 환호했다. 라씽의 골키퍼가 골 포스트를 향해 몸을 날렸고, 공이 살짝 빗나가자, 관중들의 환성이 터졌다. 아르헨띠노스 골키퍼에 대해 또 한 차례의 환호성이 터졌는데, 그는 익살스런 얼굴로 그를 우롱하지 못하고록 하고서, 골문 중앙에서 공을 기다렸었다. 10번째 페널티킥이 성공하였고, 20번째 페널티킥이 성공하고 나서는, 많은 팬들이 스타디움을 떠나 버렸다. 30번째 페널티킥을 쏘고나자, 남은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았고, 하품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은 왔다 갔다 하였고, 무승부는 계속되었다. 마침내, 44번째 페널티킥으로 승패가 가려졌다. 그것이 페널티킥의 세계 신기록이었다. 그러나, 스타디움에는 아무도 남아 있는 사람들이 없었고, 누가 승리했는지도 알지 못하였다.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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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정도의 간결한 분량에 흥미 있는 문체로 축구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깔끔하게 보여 주는 책이다. 무려 150여 개의 소주제들을 통해 축구에 대해 가볍게 말하면서 무겁게 질타하는 솜씨가 대단하다. 저자인 갈레아노는 경멸한다. 자연스러운 리듬을 잃고 점점 빨라지는 축구,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정교한 기술과 막강한 힘으로 무장한 로봇 축구, FIFA가 앞장서는 상업주의 축구, 패배에 대한 두려움으로 위축될 대로 위축되는 수비 축구를!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가 어느새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예리한 통찰이 빛나는 표현들이 많이 나오니 청소년들에게 밑줄치기 연습용으로 권해 주어도 좋겠다.
--- 허병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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