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불교(淨土佛敎)는 현재 아시아에서 수행하고 있는 불교의 모든 형태 중에서 가장 널리 신봉되고 있는 종파라고 할 수 있다. 이 정토종의 중심에 『아미타경(阿彌陀經)』이 있다. 아미타경은 대승불교의 세계에서 매일 저녁 수많은 사찰과 가정에서 독송하는 매우 아름답고 시적인 경전이다. 『화엄경』, 『범망경』과 아울러 부처님께서 대중의 질문을 받지 않고 특별히 자발적으로 설하신 몇 가지 안 되는 기본 경전에 속하는 아주 중요한 경전이기도 하다.
서양에서 아미타경을 번역한 책이 몇 종류 있다[가장 잘 알려진 것이 19세기의 유명한 학자인 막스 뮐러 (Max Muller)의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경에 대한 신뢰할 만한(所依) 주해서는 영어로 출판되지 않은 것 같다. 다행히 J. C. 클리어리(Cleary) 박사가 번역한 아미타경 요해를 만났다. 이 책은 정토종의 9대 조사로 인정받는우익(藕益) 대사(1599~1655)의 아미타경에 대한 매우 주요한 중국어 주해서이다. 반 힌 연구회(The Van Hien Study Group)에서 이 책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특혜라고 할 수 있다.
고통 받는 현실 속에서 위로와 평안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정토불교는 아주 쉬운 길을 일러준다. 간절하게 아미타불을 부르면 안락하고 청정하고 이상적인 극락세계에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토문헌 들은 나중에 아미타불이 된 법장(法藏) 보살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극락세계는 법장 보살이 사람들을 돕겠다고 발원하여 이루어진 청정하고, 이상적인 국토이고, 법장 보살의 발원처럼 간절히 부르면 누구나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된다.
그는 과거 무한한 시간을 통하여 중생들이 받는 고통을 깊이 슬퍼하여 모든 중생들이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극락세계를 세우려고 결심했다. … 과거 81번째 부처님 앞에서 법장 왕은 극락에 관한 48원을 세웠다. 그는 이 원들을 이루기 전에는 깨달음을 얻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 수많은 시간이 지난 후 법장은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었고 그의 18번째 원이 이루어졌다. 그는 서방 극락세계의 왕이 되었고, 신심 깊은 사람들이 그 곳에 환생해 점차 각성의 단계를 높여 가며 결국 깨달음을 얻게 된다.
(Joji Okazaki, Pure Land Buddhist Painting, pp. 14~15)
정토인 극락은 궁극적으로 마음이 만든 것이다. 하지만 미혹과 집착에 얽매여 끊임없이 자기와 남,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 또한 실재이다 -- 마치 꿈같이 사라지는 이 세계가 실재인 것처럼.
다음 두 선승의 문답을 보자.
제자 : 스님, 정토가 실재합니까?
스승 : 이 세계가 실재하느냐?
제자 : 물론 실재합니다. 스님.
스승 : 만약 이 세계가 실재한다면, 정토는 더욱 더 그러하다.
모든 중생들이 빛과 생명의 자비로운 부처님의 숭고한 서원들을 다시 발견하길 기원한다. 그들이 자신의 보리심 - 부처님들의 심인(心印)을 다시 발견하기를 기원한다!
D. 풍(Phung)/ 민 탄 (Minh Thanh)/ P. D. 리(Leigh)
라이 브룩(Rye Brook): 베삭 (Vesak), 96년 5월
정토불교의 요약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기원전 480년에 열반하신 후 불교는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하였다. 그 중에서 동아시아와 일부 동남아시아 지역, 즉 중국, 한국, 베트남, 일본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전한 것을 대승불교라고 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승불교 안에서도 사람들의 근기와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종파가 발생하였다. 선불교, 정토불교 그리고 밀교를 대승불교의 주된 종파로 손꼽는다. 그 중에서도 비록 가르침과 수행법이 서양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가장 광범위하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정토불교를 신봉하고 있다.
그 대중적 어필 덕분에, 정토불교가 빠른 시일 안에 동아시아에서 불교 신자들이 귀의하는 대상으로서 가장 지배적인 형태가 되었다.
- M. Eliade, ed., Encyclopedia of Religions, Vol. 12
정토불교란 무엇인가?
정토불교는 동아시아에서 발전한 대승불교의 종파로서 아미타불에 대한 믿음, 아미타불의 명호에 대한 명상과 음송(吟誦), 그리고 신앙의 궁극적인 목표로 ‘정토’ 또는 ‘서방 극락세계’로의 왕생을 강조한다.
- Keith Crim, general editor,
Perennial Dictionary of World Religions. p. 586
가장 보편적인 정토 수행법은 아미타불의 명호를 부르는 것이다. 명호를 부르고 생각하는 염불 수행은 절대적인 믿음과 정토에 왕생하려는 진실한 서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정토불교에는 위와 같은 대중적인 수행 방식과 더불어, 무한한 빛과 무한한 수명의 아미타불이 한없이 밝고 영원히 지속되는 우리의 불성(佛性)과 같다는 매우 차원 높은 이치가 있다(自性彌陀 唯心淨土).
정토불교의 주요한 특징
1. 정토불교의 가르침은 자비, 즉 모든 중생을 그의 정토로 기쁘게 인도하려는 아미타불의 자비로운 서원에 대한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
2. 목표(성불 과정에 있어 디딤돌로서 서방정토에 왕생하고자 한다)와 수행 방법이 쉽다(어디에서나, 어느 때나, 특별한 의식이나 복장이나 지도 없이 수행이 가능한 방법이다).
3. 마음의 모든 병들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이다. 다른 수행 방법이나 관법(觀法)은 단지 특별한 병만을 치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예를 들면, 송장을 관하는 것은 육욕을 끊기 위함이고, 호흡을 세는 것은 어지러운 마음을 제어하기 위함이다).
4. 매우 민주적인 수행법으로서 신도들을 모든 종교적 권위에서 해방시킨다. 말하자면 비밀한 형이상학, 스승, 다른 명상의 권위자들에게 의지하지 않도록 한다.
이러한 까닭에 13세기 이후 여러 세기에 걸쳐 정토불교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우세한 전통으로 자리 잡았으며, 불교의 민주화와 재가불교의 융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일본 정토종의 조사인 법연(法然, 1133~1212)은 정토불교의 진수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남자나 여자나, 착하거나 악하거나, 신분이 높거나 낮거나, 아무런 차별이 없다. 아미타불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그 이름을 부르면 누구나 정토에 왕생한다.
- Elizabeth ten Grotenhuis in Joji Okazaki,
Pure Land Buddhist Painting, p. 14
반 힌 연구회(Van Hien Study Group)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