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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 도종환의 산에서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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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26쪽 | 530g | 148*210*30mm
ISBN13 9788991934344
ISBN10 89919343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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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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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아니라 사랑에 지고 싶습니다. 권력이 아니라 음악에 지고 싶습니다. 돈이 아니라 눈물나게 아름다운 풍경에 무릎 꿇고 싶습니다. 선연하게 빛나는 초사흘 달에게 항복하고 싶습니다. 침엽수 사이로 뜨는 초사흘 달, 그 옆을 따르는 별의 무리에 섞여 나도 달의 부하, 별의 졸병이 되어 따라다니고 싶습니다. 낫날같이 푸른 달이 시키는 대로 낙엽송 뒤에 가 줄 서고 싶습니다. 거기서 별들을 따라 밤하늘에 달배, 별배를 띄우고 별에 매달려 아주 천천히 떠나는 여행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사랑에 압도당하고 싶습니다. 눈이 부시는 사랑, 가슴이 벅차서 거기서 정지해버리는 사랑, 그런 사랑에 무릎 꿇고 싶습니다. 진눈깨비 같은 눈물을 뿌리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습니다. 눈발에 포위당하고 싶습니다. 두 손 두 발을 다 들게 하는 눈 속에 갇히고 싶습니다. 허벅지까지 쌓인 눈 속에 고립되어 있고 싶습니다.
---‘지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중에서

산 몇 개 넘어 넓은 구릉 가득한 억새밭 사이에 누워 잠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 햇살을 덮고 자는 잠이라 비록 여윈잠일지라도 잠깐씩 깰 때마다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와 눈과 머리를 씻어내는 그런 잠을 잘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바람에 머리칼도 억새처럼 날리고,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면서 무겁던 몸에서 천천히 내가 지니고 있던 무게가 빠져나가는 그런 잠을 자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무릎을 베고 누워 풋잠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럽고 따스한 무릎을 베고 누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디서부턴가 이야기의 꼬리를 잃어버리고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살에 볼을 대고 잠든 모습을 바라보다가 함께 잠든 사람 위로 나뭇잎 그림자가 일렁이고 고추잠자리가 가만히 머리에 날아와 앉는 가을 한낮의 다디단 쪽잠을 잘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쪽잠’ 중에서

사람들이 사막과 같은 도시의 황량함을 피하여 자꾸만 숲과 산과 흙과 나무와 물과 새와 바람소리가 있는 곳으로 오고 싶어 하는 이유는 자연에서 물질적인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사막과 같은 도시에서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일사불란한 지휘통제를 따라 한 손에는 경전, 다른 한 손에는 무기를 든 채 잠시도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수많은 계율과 법칙이 있고 도처에 원수가 숨어 있으며 대립과 경쟁과 싸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늘 긴장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숲에는 원수가 없습니다. 뺏고 빼앗기고 지배하고 짓밟는 싸움이 아니라 서로 하나가 되어 함께 공존하는 일체감과 원융합일의 세계가 있습니다. 원수 대신 내 안의 어둠을 걷어내고 찾아내야 할 신성이 내 속에 있습니다. 내 안에도 있고 나무에게도 있고 병아리를 품고 있는 어미 닭에게도 있는 아트만, 저마다의 하느님이 있습니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중에서

우리는 꽃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꽃을 사랑하는 방식이 다분히 우리 위주입니다. 우리가 꽃을 사랑하되 꽃이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책상 위가 아니라 꽃이 하루라도 살기에 더 좋은 창가로 옮겨놓아야겠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습니다. 답답한 공기 속에 가져다 놓고 꽃을 사랑하지 말고 신선한 바람이 더 잘 드나드는 곳에 꽃을 옮겨놓고 사랑하면 안 될까요. 낮에도 형광등을 켜야 일을 할 수 있는 침침한 실내 공간에 화분을 들여놓지 말고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있을 곳을 마련해놓고 꽃을 사랑하면 안 될까요. 내가 일하는 방 안이 아니라 창밖에 꽃을 내다놓고 거기서 꽃이 새소리도 듣고 후두둑거리며 지나가는 빗줄기에도 젖으며 살게 하면 그건 꽃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일까요. 꽃이 더 싱싱하고 활기차게 살 수 있는 곳이 어느 자리일까를 생각하며 꽃을 사랑한다면 꽃이 다만 주어진 날을 견디며 시들어가지만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사랑한 꽃은 다 어디 있는가’ 중에서
내가 먹을 한 그릇의 밥을 내 손으로 지어먹으며 나는 새로운 삶에 눈 뜨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검소하고 간결한 삶이 찾아왔습니다. 내가 먹을 것을 내 손으로 만들어 먹으면서 낭비하지 않고 소박하게 사는 삶의 기쁨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던 자신이 서서히 해체되고 새롭게 나타나는 또 하나의 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욕망에 멱살을 잡혀 끌려 다니던 자아가 조금씩 지워지고 작업복 바지 하나로도 편안한 새로운 자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내 삶의 주체가 바뀌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생의 한파> 중에서

우리는 꽃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랑한 그 많은 꽃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리에 꽃을 꺾어다 옮겨 놓고 사랑하는 게 아니라 꽃이 있고 싶어 하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디 꽃만 그렇겠습니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도 그럴 것입니다.
--- <우리가 사랑한 꽃은 다 어디 있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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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종환 시인이 사는 숲의 고요가 쓴 글이며, 그 고요 속에 스며든 맑은 햇살이 쓴 글이다. 이 책은 도종환 시인이 사는 구구산방 숲속 나무들의 향기가 쓴 글이며, 그 향기를 따라 어린 벌레들이 저마다 나뭇잎에 쓴 글이다. 당신은 눈 내리는 숲길에 찍힌 새들의 발자국을 보았는가. 이 책은 그 새들이 하얀 눈 위에 밤새워 발자국으로 문자를 이루어 쓴 시이며, 이 세상 모든 새벽이 잠들었을 때 잠시 숲속에 내려와 쉬었다 가는 별들의 에세이다. 삶의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하여, 분노보다는 사랑에 대하여, 상처보다는 용서에 대하여, 거짓보다는 진실에 대하여, 그리하여 눈물보다는 미소에 대하여 고요히 묵상하는 우리 시대의 마음의 숲이 된 도종환 시인의 묵상집이다.
정호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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