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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도 말해도

말해도 말해도

: 꿀먹은 벙어리들의 유쾌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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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16g | 128*188*30mm
ISBN13 9788958072195
ISBN10 895807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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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라는 말에 한순간 가슴속이 찢기는 듯한 날카로운 아픔을 느꼈다.
나는 료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했다. 몇 번이나 거듭 말했다. 무책임하게 반복했다. 나는 태어난 이래 할아버지의 물불 안 가리는 지나친 편애 교육 덕인지, 정말이지 나 자신에게 부당한 자신감을 품고 지내왔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 손발과 눈코가 달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감은 모든 사람이 당연히 갖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생각할 것조차 없었다. 스물여섯이 되어 일과 사랑에 걸려 넘어지고서야 비로소 근거 없이 철벽처럼 단단하던 자신감이 흔들렸다.
자신감이란 도대체 뭘까.
- 본문 중에서

스승의 라쿠고도 상당히 오래간만이었다. 서두를 들으니 <화염북>을 할 모양이라 마음이 설렜다. <화염북> 하면 신쇼지만 스승도 십팔번으로 삼고 있다.
관객들은 기분 좋게 들었다. 풋 하고 안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자연스럽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좋다. 유쾌하게 들린다. 어느새 나는 멍하니 듣고 있었다. 술에 살짝 취하여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편안하고 느긋한, 참으로 완벽하게 좋은 기분이 되었다.
느긋해할 때가 아니지 않나. 세세한 데까지 잘 듣고, 어떻게 하는지, 어디가 좋은지, 잘하는지 훔쳐야 하는데. 하지만 나는 윌리 더 라이온 스미스의 피아노를 듣듯이 스승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왜 쇼산몬 스승의 제자로 들어갔는지가 생각났다. 좋아서다. 좋아하는 건 어찌됐건 좋아할 수밖에 없다. 비슷해도 된다. 스승의 라쿠고가 내 원점이다. 원형이다.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기예의 전승이란 아마도 그런 걸 거다. 그냥 흉내 내는 게 아니다. 빈틈없이 똑같이 이어받아 지키고, 소중히 내 안에서 숙성시킨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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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유아 학대도, 잔인한 살인 사건도 나오지 않지만 술술 읽히는데다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연애소설인 동시에 눈물이 찔끔 나오는 이야기이고, 불끈불끈 용기가 솟아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1997년 발표 당시 제가 썼던 신간 평을 인용하자면, ‘매우 훌륭합니다. 이렇게 재능 있는 글을 만나는 것은 실로 오랜만입니다.’
- 메구로 코우지(평론가, 「책의 잡지」 고문)

말솜씨가 메주인 사람들이 어울리다 보니 자신의 심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말 때문에 웃고, 화내고, 부딪쳐야 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다 웃음을 자아내지만, 작가는 결코 등장인물들을 희화화하지 않는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들이 나누는 투박한 대화를 히죽히죽 웃으면서 읽어내려 가면서도 그 속에서 진솔한 인간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또한 혀끝의 유려한 말솜씨로 먹고사는 라쿠고 배우의 직업 세계와 오버랩되면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 서혜영(『말해도 말해도』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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