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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언제나 흙이 묻었다

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언제나 흙이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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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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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48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7951
ISBN10 8984987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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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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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삶에 대한 어리광과 자기 자신에 대한 미성숙한 연민일 것이고, 잃지 않고 지녀야 할 것은 타인에 대한 관용과 욕심부리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는 여유 같은 것이리라. 하지만 잘 늙는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늙음의 증후군은 세월이 점점 더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 게다.
--- p.57

삶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이라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그 선물을 가슴 벅차게 뜯어보는 일이 아닐까? 비록 겹겹이 포장된 수많은 상자들 속의 마지막에 콩알 하나가 숨겨져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그렇게 생각해야 옳다.
만일 당신이 외롭다면 그 외로움조차 당신에게 주어진 선물인지 모른다. 그 선물을 가지고 비빔밥이나 스테이크, 잡채나 오믈렛, 혹은 진주를 빚거나 밀가루 반죽도 제대로 못하거나, 그 어떤 요리를 만들든 그것은 모두 당신 탓이다.
--- p.167

나는 늘 버리며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니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까닭에 워낙 짐이 많은 탓도 있지만, 이 짐들을 껴안고 도대체 어쩌겠다는 건가 싶은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것은 대충 버리면서 산다. 그러다 보니 버리지 않아야 할 물건들을 버리는 일이 많다.
쓸 만한 것은 남에게 다 주어버리도 남은 것은 대충 버린다. 나중에 꼭 필요할지도 모르는 것을 눈 딱 감고 내다 버리는 내 용감한 습관은 때로 위험수위에 이르기도 한다.
정말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할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자존심이라든지 용기라든지, 희망이라든지…….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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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리의 글은 일상과 시간의 안쪽에 고인 감정들을 배어나오게 한다. 그 여자의 마음은 흘러가는 시간과 풍경들을 곡진히 애무한다. 여기에 묶인 글들은 그 쓰다듬기의 흔적들이다. 황주리의 그림은 일상의 풍경들을 화폭 안으로 끌어들여 거기에 내밀한 말을 건다. 나는 그 여자의 그림에서 말하기의 갈망을 느낀다. 그 갈망은 말하여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김훈 (자전거레이서)

황주리의 그림은 농밀한 시적 서정으로 구성된 서사적 질서의 ‘마술’이다. 나는 원고를 읽으면서, 그 마술이 꾸준히 훈련되어진 비범한 문학적 재능에 의한 결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이는 뛰어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면서 삶의 비의를 시적 직관으로 포착하는 ‘타고난 시인’인 것이다.
- 전경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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