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이스라엘 성지순례 때 우리를 태우고 다니던 버스 기사는 대부분 팔레스타인 사람이었다. 가난하지만 밝고 순박한 미소를 잃지 않던 사람들. 오랜 세월 분쟁으로 얼룩진 나라에서도 개개인은 저렇게 소박한 마음으로 평화로운 가정을 꿈 꿀 텐데……. 도대체 무엇이 끊임없는 전쟁을 불러오는지 안타까워하면서 기도를 하곤 했다.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과 그 어머니들에게 바친다는 헌사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생생한 현장기록이자 전쟁일기다. 책을 읽고 나면 민족 간 불신과 증오, 종교적 독선과 오만, 국가와 개인의 탐욕과 이기심이 빚어낸 전쟁의 비극 앞에 깊은 슬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지구촌 저쪽에서 우리 형제, 아이들이 무고하게 죽어갈 때 우리는 과연 인류가족으로서 무엇을 했나 자문하게 된다. 무디어진 마음으로, 무관심한 눈길로 남의 일 보듯 하진 않았는지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평화를 달라고 앉아서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라는 유산을 선물로 주려면 모두가 진정한 ‘평화의 일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좀더 시야를 넓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시하고, 책을 읽고 토론하며 우리가 할 일을 찾아나서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에게 평화를 이루고 지켜나갈 힘과 용기, 지혜를 준다. 절망에 빠진 우리에게 그래도 희망을 찾아 일어서자고, 평화를 위해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재촉하는 절절한 고백이며 호소이다. - 이해인(수녀, 시인)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다. 웃으며 놀고 있지만 나는 아이들 얼굴에서 엄마의 가출, 할머니의 병환, 경제적 어려움이 만든 그늘과 불안을 본다. 그리고 그런 어려움 때문에 아이들이 꿈을 꺾지 않기 바란다. 내가 아이들 곁에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믿는다.
앞에 놓인 긴 시간 동안 힘겨운 고비를 여러 번 넘어야 할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더 생겼다. 전쟁터에서 죽어간 그리고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겪은 아이들이 평화를 누리며 살기를 소망하는 한 엄마의 이야기다.
나는 이 책에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싸움의 원인을 제대로 알고, 상대를 이해하며,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말하는 평화의 조건은, 비단 전쟁터에서 살아야 하는 이들뿐 아니라 크고 작은 다툼과 갈등 속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다. 또 이 책은 평화와 안전은 혼자 힘으로 만들 수도, 지킬 수도 없다는 것을 일러준다. 맞고 있는 아이를 모른 체 지나치는 것이 내가 살 환경을 위험하게 만드는 행위이듯, 부당한 폭력에 고통받는 이웃 나라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더욱 위태롭게 만드는 행위다. 그러므로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부당한 폭력에 대해 눈 똑바로 뜨고 보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 김용택(시인, 교사)
“평화를 믿어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간 레바논에서 ‘아랍인과 유대인이 친구가 되는 날’을 기다리는 저자가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하는 당부다. 약자의 정언명령에서 우리는 내려놓을 수 없는 희망을 본다. 이 책은 국제 정치의 막장인 전쟁을 몸으로 읽으면서, 그 전쟁을 둘러싼 인간의 삶을 너무나 아프게 복원하고 있다. 중동 전쟁에서 한반도의 분단을 떠올리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 구갑우(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06년 여름 레바논, 그 땅에서 33일간 1,193명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두 아이와 함께 참혹한 순간을 견딘 림의 편지. 그녀의 기록은 우리를 먼 곳으로 여행하게 합니다. 서본 적 없는 생의 자리에 서서, 그곳에서 일어난 일에 귀 기울이게 합니다.
그해 여름, 날마다 텔레비전에서 레바논을 보았지만 레바논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레바논 사람들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죽어가는 이들의 미디어가 아니라 죽이는 이들의 미디어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림은 그 죽임의 숲과 죽음의 거리를 지나 우리에게 새로운 진실을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총을 든 군인이 아니라 그 총에 죽어간 아이의 눈으로, 폭탄을 떨어뜨리는 비행기가 아니라 폭탄에 찢긴 사랑하는 아들의 몸을 부둥켜안고 울던 어머니의 심장으로, 죽이는 자가 아니라 죽어가는 자의 눈으로 기록한 평화의 증언들.
침공은 끝났으나 여전히 서로의 땅에서 자라고 있는 증오와 보복의 뿌리들을 바라보며 두 번의 전쟁을 겪은 림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이들아 평화를 믿어라. 어머니들이여, 평화를 가르치라. 이스라엘이여, 당신들이 한 일을 기억하라. 세계여, 당신들의 침묵이 죽인 이들의 이름과 눈물을 헤아려보라. 평화를 원한다면 지금, 전쟁을 멈추라고. - 임영신(평화운동가. 《평화는 나의 여행》 저자)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우리나라에도 고통 받는 사람이 많은데 왜 굳이 외국까지 관심과 도움을 줘야 하는가?” 하지만 MBC 시사프로그램 를 통해 목격한 그들의 실상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어떤 어린이도 폭격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아선 안 된다. 이 세상 어떤 전쟁이나 폭력도 어린이들이 당하는 고통 앞에서는 명분을 잃는다. 이 어린이들의 비명이 많은 따뜻한 가슴에 닿아, 세상을 크게 울리는 외침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최윤영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