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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말하다

: 김혜리가 만난 사람

리뷰 총점8.5 리뷰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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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8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470g | 130*200*30mm
ISBN13 9788995665978
ISBN10 899566597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송강호, 이병헌, 김선아, 안성기 등 총 21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세상과 삶을 말해주는 책. 저자 김혜리 기자는 자신에게 인터뷰란 짝사랑의 축소판이라고 말한다. “오감을 한 사람에게 집중시켜 작품과 과거 인터뷰들을 복기하고, 그 행간의 감정에 대해 주제 넘는 추측도 해봅니다. 인터뷰 전날은 잠을 자주 설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어렴풋이 짧은 인연이 끝나는 아픔을 느낍니다.”그녀는 또한 인터뷰어로서 중요한 것은 예리한 질문만큼이나 ‘듣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김혜리가 만난 ‘사람들’은 타인터뷰와 달리 깊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털어 놓는다. 배우 송강호는 “천만 명을 설득하는 힘과 바로 앞에 앉아 있는 한 명을 설득하는 힘은 본질적으로 똑같다”그리고 연기의 비결을, “글쓰기요? 게임 같다고 생각해요. 엔딩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예요. ‘컨티뉴’를 누르는 것.” 박민규는 소설의 작법을, 배우 이병헌은 스타의 생활 반경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들을, 김혜수는 자신의 컴플렉스를, 북디자이너 장병규는“요즘도 마지막으로 딴 짓할게 뭘까 생각하다가도 ‘아이고 이거 또 해야 돼? 너무 피곤하지 않아?’라고 자신의 삶의 태도를, 감독 이창동은 “나는 해피엔딩을 믿지 않아요. 엔딩이 어딨어? 나는 이야기는 끝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삶의 철학을, 사진가 구본창은 어떤 이미지를 ‘훔치는’ 사진의 매력을 이야기한다.

시인 앨런 긴즈버그는 인터뷰가 예술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했다. 그 말처럼 이 책은 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벼운 새로운 작품 소개 위주의 인터뷰가 아니라 분야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작업들을 해나가고 있는 우리 시대 최고 문화예술인들의 작품들의 행간을, 그 철학을 보여줄 수 있는 인터뷰집이자 이 시대의 대중문화를 보여주는 문화예술서라 할 수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2. 웃음과 슬픔 사이, 조연공의 철학, 임현식
3. 이것이 뭐신가, 알쏭달쏭한, 김선아
4. 차갑고도 뜨거운 목소리로, 김진
5. 사냥꾼의 본능으로 우히힛! 송강호
6. 이런 예민한 반응의 소유자라니, 김병욱
7. 달콤함의 우주에서 배우로 살아남기, 이병헌
8. 딴 짓하기로 삶을 디자인하다 정병규
9. 이전에도, 이후에도 오직 영화배우 안성기
10. 음악 선곡이 제겐 비평입니다, 전영혁
11. 또각또각, 자신의 박자로 영화 속을 걷는다, 김혜수
12. 도시를 거닐다, 황두진
13. 놀 거리가 너무 많다, 진중권
14. 날마다 생의 한가운데, 문소리
15. 프레임 속에 살다, 김형구
16. 어느 쾌락주의자의 절제, 정구호
17. 정치는 예술처럼 삶은 시인처럼, 강금실
18. 버리고 또 버리고, 나문희
19. 쿵짝쿵짝 끝없이 반복되는 삶, 이창동
20. 존재가 새긴 흠집을 따라, 구본창
21. 그 살벌했던 날들의 능소화, 박완서

저자 소개 (1명)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에 실린 몇 명의 인터뷰이를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서로 굉장히 다른 사람들이었으나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김혜리 기자와의 만남을 생애 가장 인상적인 인터뷰로 기억한다는 것. 이 책을, 내가 읽은 최고의 인터뷰집이라고 감히 말한다. - 정이현(소설가)

심금心琴, '마음의 현'이 있고, 내가 그저 여섯 줄 정도의 기타라면, 김혜리는 모두 몇 가닥일지 알 수 없는 하프와 같다. 이 악기는 손끝의 미세한 떨림에도 반응한다. 나는 여러 해 동안 최초의 독자로서 김혜리의 글을 읽는 행운을 누렸다. 나중에 평범한 독자가 된 뒤에?? <씨네21>을 읽을 때도 대개 첫 번째 아니면 두 번째 문장에서 김혜리의 글을 알아보았다. 김혜리의 인터뷰를 읽다보면 그가 인터뷰 대상과 관련된 모든 글을 빠짐없이 찾아 읽었음을 알게 된다. 행간조차 뻐근하게 만드는 그 정보의 밀도가 가끔 갑갑했던 적도 있지만, 김혜리에게 인터뷰 당한다는 것도 그리고 그 대화를 전해 읽는다는 것도 모두 행운임에 틀림없다. -조선희(한국영상자료원장)

회원리뷰 (8건) 리뷰 총점8.5

혜택 및 유의사항?
이전에도, 이후에도 오직 인터뷰어로... 『그녀에게 말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콩*이 | 2018.04.03 | 추천4 | 댓글4 리뷰제목
<씨네 21>의 기자 김혜리는 내게 떨리는 그대다. 김혜리가 불러오는 설레임은 인터뷰이에 대한 그녀의 한시적이고도 온전한 짝사랑처럼 내게도 그렇다. 인터뷰이를 대하는 정중하고도 진지한 자세, 주도면밀한 준비, 섬세하고도 결다른 언어 감각은 그윽한 만족을 선사한다. 그러나 그 충일은 사뭇 중독적이라 마침내 그녀에게 빠지게되는 강력한 질료가 된다.조심스럽지만 용감하고 따;
리뷰제목

<씨네 21>의 기자 김혜리는 내게 떨리는 그대다. 김혜리가 불러오는 설레임은 인터뷰이에 대한 그녀의 한시적이고도 온전한 짝사랑처럼 내게도 그렇다. 인터뷰이를 대하는 정중하고도 진지한 자세, 주도면밀한 준비, 섬세하고도 결다른 언어 감각은 그윽한 만족을 선사한다. 그러나 그 충일은 사뭇 중독적이라 마침내 그녀에게 빠지게되는 강력한 질료가 된다.

조심스럽지만 용감하고 따뜻하지만 간혹 무미한 그녀의 글은, 피상과 안일을 거부하며 조용히 도발한다. 그녀의 글이 매혹적인 것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터뷰이가 속한 직업적 환경에 대한 전문가급의 식견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그녀의 글은 인터뷰이와 읽는이를 동시에 긴장시키며 대화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그녀의 글이 사랑받는 이유다.

김혜리의 인터뷰는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제한된 시간과 집중불가한 공간적 상황을 장악하는 그녀의 보이지 않는 뚝심이야말로, 그녀의 인터뷰가 왜 색다른지를 가르는 원천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그녀에게 말하다』 앞날개에서 이렇게 표현한다.

"인터뷰어로서의 붙임성과 순발력은 좋지 않지만, 어딘가 '절박해' 보이는 인상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자평한다. 새로운 약속 장소로 향할 때마다 팔뚝에 잔소름이 돋을 만큼 긴장하면서도, 언젠가 한번쯤 대화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수첩 한 페이지에 남몰래 적어넣고 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야말로 김혜리를 그되게 만드는 특질이다. 그러나 김혜리 인터뷰의 특징은 전체를 아우르며 부분에도 구체적 특별성을 띈 독특함이다. 인터뷰이에 대한 소개가 긴것도 그렇지만, 도입부의 글은 따로 떼어놓고 그 부분만 모아도 한 권의 책으로 손색이 없을만큼 독창적이며 이미 그대로 충분하다.

"십 수 년 전, <댕기>라는 잡지에서 만화가 김진이 어두운 고교 시절을 회고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내가 버렸다고 마음먹었다 치더라도 그건 그냥 버려진 시간이 아니었고, 어느 순간 죽어도 아무 남을 게 없으리라던 외로움들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기저가될 것이다" 라고 그는 썼다. 증오도 향수도 풍화된 그 문장에 나는 크게 위로받았다. 김진과 그녀의 만화는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일부러 위안하려고 애쓰지 않음으로써 위로했고, 꽃 속같이 천진한 영혼들이 기어코 심연을 들여다보게 하는 가혹한 성장담을 통해 살아갈 기운을 주었다. 슬픔과 기쁨 사이에 복잡한 표정으로 멈추어선 이야기를 통해 남들이 표현한 감정을 외워 말하는 것은 좋은 버릇이 아니라는 것을 엄격히 가르쳐 주었다. 언젠가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 " ㅡ만화가 김진 (본문 77쪽)

" 언제인가부터 나는 소심한 사람들의 괴력을 눈치채게 되었다. 대범한 사람들이 세계를 들썩들썩 움직이는 동안 소심한 사람들은 주섬주섬 세상을 해석한다. 살아남기 위해 예민해질 도리밖에 없는 초식동물처럼 그들은 누가 힘을 가졌는지 계절이 언제쯤 변하는지 민첩하고 정확하게 읽어낸다. 미미한 자극에 큰 충격을 받고 사소한 현상에 노심초사하는 그들의 인생은 남보다 느리게 흐른다. 타고난 관찰자이며 기록자인 그들의 소극적 복수는 '이야기'다. 그들은 더디게 살기 때문에 삶을 사는 동시에 재구성한다. 목소리 큰 당신이 휘어잡았다고 생각하는 어젯밤 술자리에서 벽지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듣기만 하던 동료가 있었던가. 그가 잠들기 전 떠올린 스토리 속에서 당신은 놀림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세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라고 판명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ㅡPD 김병욱 (본문 115쪽)

위 글들은 인터뷰이에 대한 소개글로, 소개글 전체의 3분의 1도 채 안되는 분량이다. 나머지 3의 2도 이 같은 밀도로 채워지며, 이후 몇 배나 되는 구체적 인터뷰가 들어간다. 이토록 많은 분량을 글로 채우는 것은 여간 수고스런 일이 아니다. 녹취를 푸는 일의 고단함은 삶의 고단함 만큼이나 힘겨우니까. 이 정도 분량을 채우기위해 김혜리는 날밤을 새웠을 것이고, 독자인 나는 잔인하게도 그녀의 수고를 통해 위로와 포만을 느낀다.

 

소설가 정이현은 추천사에서 '이 책을 내가 읽은 최고의 인터뷰집이라 감히 말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유보중이다. 『그녀에게 말하다』 보다 『진심의 탐닉』을 먼저 읽었고, 읽으며 감탄했기 때문이다. 어느 책에 손을 들어줄까?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하지만 이렇게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내게 최고의 인터뷰어는 오직 김혜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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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막 안에서 그대를 지켜보다, 『그녀에게 말하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압*트 | 2012.03.06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작년에 대박을 친 웹툰 중에 <목욕의 신>과 <다이어터>가 있다. 뭔가 큰 놈(월척)을 발견하면 그 작가의 전작들도 다 찾아보는 터라 하일권 작가와 카라멜·네온비 작가의 작품들을 정주행(웹툰이 연재되는 시기에 읽는 것이 아니라 몰아서 순서대로 읽는 것)했다. 작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왜 그 사람이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정말 하고 싶은 주;
리뷰제목

작년에 대박을 친 웹툰 중에목욕의 신다이어터가 있다. 뭔가 큰 놈(월척)을 발견하면 그 작가의 전작들도 다 찾아보는 터라 하일권 작가와 카라멜·네온비 작가의 작품들을 정주행(웹툰이 연재되는 시기에 읽는 것이 아니라 몰아서 순서대로 읽는 것)했다. 작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왜 그 사람이 지금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정말 하고 싶은 주제의 중심은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후속작이 나올 때도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이라도 있는 것처럼 더욱 푸근한 시선(<수퍼스타K>에서 윤종신 옹의 씨익 웃는 그 표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brass 소리가 들어간 노래를 들으며 내 맘대로 신나게 글을 쓸 때는, 운전할 때 큰 도로에서 나들목으로 들어설 때 서서히 브레이크 밟는 느낌이랑 비슷. 이 느낌 섹시함)

 

김혜리 기자의 『진심의 탐닉』을 읽고(링크), 궁금해서 전작을 봐야지 생각했는데 늦게나마 보게 되었다. 내가 인터뷰 기사나 토크쇼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유를 계속 생각해보았더니 결론이 나왔다. 감정이입이 유별난 터라 연극도 못보고, 주변인의 아픔이 그대로 느껴져 낯가림이 있는데, 인터뷰는 그야말로 안전하게 유리막안에서 보고 싶은 것만 속속 보는 느낌이다. 직접적이지 않고 평화롭다. 일방적인 인간관계긴 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가장 인터뷰가 와 닿을 때는 역시, 계속 생각했지만 무엇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무언가를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합작으로 명징한 언어로 끄집어내줄 때(이것이 예술가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이다. 오장육부가 편안하고 삭신이 시원해지며 똥꼬가 뿌듯해지는 이 기 분! 김혜리 기자의 따뜻하고 차분하며 꼼꼼한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인터뷰이는 참으로 멋진 듯.

 

소설가 박민규 인터뷰 중

『지구영웅전설』로 수상 뒤 하성란 작가와 인터뷰에서, 몸매를 고루 발달시키는 헬스가 아니라 특정 근육이 발달한 파이터가 되는 편을 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발달시키고 싶은 글쓰기의 근육이 있나요?

권투선수들을 앞에서 보면 팔이 되게 가늘어요. 대부분 그런 선수들은 스트레이트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이에요. 한편 훅을 주로 사용하는 선수들은 이두박근 삼두박근이 발달해 있죠. 글쓰기의 성분과 재능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주무기가 있고 습관도 있죠. 그런데 한국식 교육은 이른바 전인교육을 목표로 항상 부족한 걸 지적하죠. 예를 들어 스트레이트를 잘 치는 선수인데 계속 당신은 훅이 부족하다, 이두박근이 너무 약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결국엔 혼자 거울 보면서 이두박근을 키우게 되는 거예요. 삼두박근이 약한 선수는 삼수박근을 키우고요. 그러고서 나오면 이제 제대로 좀 모양새가 갖춰졌다고 칭찬을 해주죠. 근데 그러면 실질적 펀치력은 약해지는 거예요. 그리고 처음엔 특징이 달랐던 두 선수가 거의 비슷한 몸을 갖게 되는 거죠. 그런 것이 한국의 교육 특성인 것 같아요. 계속 부족한 걸 지적해서 결국 평준화해요. 그래서 저는 애당초 그건 씨알도 안 먹히는 얘기로 여겨요. 그래, 나 부족한 것 많다. 그런데 내가 잘하는 것도 있다는 거예요. 그걸로 더 충격을 주고 경기력을 높이는 방식을 찾겠다는 거죠.

è  학생들을 하향평준화하며, 창의력을 강조하는 모순된 한국교육. 날 것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모두 똑같이 세공하고야 마는.

 

과묵한 DJ 전영혁 인터뷰 중

좋은 음악이라고 판단할 때와 좋은 영화라도 느낄 때 같은 심미안이 작용하나요?

비슷해요. 컴포지션, 콘트라스트, 하모니, 앙상 블 등 문화와 음악, 미술은 용어도 똑같다고 봐요. 그리고 그 세가지가 합쳐질 때 영화가 되고요. 영화도 문학도 음악도 사심 없이 미쳐서 만든 것이 역사에 남아요. 앙겔로풀로스 영화도 혹시 나처럼 가슴 저미며 보는 사람이 없나 뒤돌아보면 반은 자요. (웃음) 그러니까 볼 사람만 보라고 만드는 거죠.

 

인문학자 진중권 인터뷰 중

공학적인 머리와 손재주가 발달하고 기계에 대한 미감이 예민했던 것 같은데, 공대나 미대를 지망하지 않고 인문학을 택한 점이 의아합니다.

1 과정까지는 중학교 때 미리 수학을 떼고 들어가 쉬웠는데 2학년부터 줄곧 놀면서 수학과 멀어졌어요. 수학 문제를 풀 때도, 출제자의 의도는 무엇일까 추리하는 심리학적 접근법을 썼죠. (좌중 웃음)상식의 관점에서 문제를 풀고 심리학적으로 분석해서 답의 근사치까지 내는 방법이 있거든요.

 

그때부터 이미 상대의 언어를 분석하셨군요. (웃음)

수학 문 제의 인문학적 솔루션이랄까. (웃음) 그런데 정작 대학입시는 제 편법이 전혀 안 통하게끔 출제된 거예요. 불합격을 확신하며 시험장을 나서면서 , 비록 적이지만 문제는 잘 냈다. 나 같은 놈이 풀 수 없게 내야지. 올해 출제 잘됐다라고 높이 평가했죠. (좌중폭소) 근데 너무 어렵게 나온 탓에 변별력이 없어져 득을 봤어요.

 

최근 목격한 사회·문화적 현상 중에 미감을 거스른다고 느낀 일이 있다면요?

제일 끔찍한 것은 황우석 사태 때 김소월의 시를 인용하고 난자를 기증할 때마다 무궁화를 다는 퍼포먼스였죠. 최근에는 TV시대극이 판타지와 신화 쪽으로 흐르는 것을 좀 걱정스럽게 보고 있어요. 역사를 보는 대중의 눈이 옳으냐 그르냐, 사실에 부합되느냐를 무시하고 드라마와 판타지로 기울고 테크놀로지까지 그것을 강화하는 데에 결합하면 파시즘적 별자리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죠. 물론 역사학계까지 뛰어들어 같은 일을 벌이는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낫지만요. 젊은이들의 게임도 들여다보면 법과 질서가 미처 수립되지 않은 청동기적 시대에 주군에게 희생하는 상황이 많아요. 도시계획이라든가 모더니스트적인 게임도 얼마든지 가능하거든요. 게임에 물입하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게임에 들어가고 나오느냐가 중요해요. 야바위 게임이라면 바깥으로 빠져나와 이 게임의 규칙이 도대체 내가 이길 수도 있게끔 돼 있는가 살필 줄 알아야 해요. IT강국이라면서 PC방을 가면 모두 오락만 하고 있는데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을 위한 틀이거든요. 이제는 프로그래머가 되느냐, 프로그래밍을 당한 채 살아가느냐가 관건이 될 거예요. 모든 사람이 모든 분야에서 프로그래머가 될 수는 없겠지만 자기 영역에서는 최소한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한다고 봐요. 모든 사람이 모든 븐야에서 프로그래머가 될 수는 없겠지만 자기 영역에서는 최소한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한다고 봐요. 아니, 남의 영역에 프로그래밍된 채 들어간다 해도 적어도 프로그램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메타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è  늘 생각하던 것. 문화소비자로 남느냐 문화생산자로 남느냐. 뭐든.

 

절제미의 디자이너 정구호 인터뷰 중

많이 입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양의 멋은 어떻게 살았느냐에 영향받지 않을까요 

그런데 저는 한 사람에게 큰 행복을 주거나 추구하는 가치를 충족시키는 물건이 있다면 다른 것을 포기해서 살 수 있다고 봐요. 진짜 자기가 원한다면 다른 소비를 포기하고 오페라 시즌 티켓을 사는 게 여유라고 생각해요. 학생 시절 저는 옷 10벌을 살 시간을 참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요지 야마모토의 와이셔츠 하나를 사 입었어요. 졸업 때까지 침대 없이 살면서 입으로 불어 쓰는 에어 매트리스에서 잤어요. 진짜 원하는 침대는 살 처지가 아니었고, 그 침대를 살 수 있을 때까지는 어디서 자든 상관이 없었어요. 뱅앤올룹슨(덴마크 오디오 브랜드)를 마련하기까지 오랫동안 19달러짜리 스테레오로 버텼어요. 사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디자이너니까 다른 걸 포기하고 최상의 디자인을 가진 물건에 돈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음향에 민감한 사람은 다른 것을 포기하고 진공관에 돈을 쓰겠죠.

è  명품에 욕심을 내는 성격은 아니지만, 헤드폰 같은 것은 내가 살 수 있는 것 중 가장 좋은 것을 사기도 한다. (지금은 너무 유명해졌지만) 만다리나 덕이나 폴 스미스의 소품처럼 그 사람의 철학과 개성을 나타내주는  좋아한다. 메르세데스같이 스테레오 타입 딱 질색.

 

 

사진가 구본창의 인터뷰 중

지금 무척 평화로운 얼굴을 갖고 계십니다. 그런데 1980년대 셀프 포트레이트(본인을 모델로 삼은 사진)를 보면 지금과 인상이 너무 딴판이라 마치 다른 인물 같던데요.

유학에서 돌아온 직후에는 부적응이 심한 와중에 셀프 포트레이트를 집중적으로 찍으면서 내면으로 침잠한 시기였어요. 만약 그 길로 내처 가라앉았다면 자살을 했거나 사진을 아예 떠났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차츰 작가로서 활동반경을 넓히고 내가 사진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다음부터 편해졌어요. 그것이 얼굴에도 드러난 것이겠죠.

è  되게 유치한 질문이지만, 이런 질문하기엔 너무 늦었지만, 나는 어떤 언어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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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가 들은 이야기, 그녀의 목소리로 들어보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상**파 | 2010.12.19 | 추천4 | 댓글5 리뷰제목
지난번에 한번 썼던 것 같은데.. 내가 책읽기와 여행과 다른 사람과의 수다를 좋아하는 것은 그 속에서 다른 사람의 삶 혹은 관점을 볼 수 있고, (그만큼 다양성을 알게 되고) 그 관점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미술 작품에 대한 깊은 조예나 흥미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아직도 조금은 고상한 분들의 취미 같다는 설익은 고정관념이 먼저 떠오르;
리뷰제목

지난번에 한번 썼던 것 같은데..

내가 책읽기와 여행과 다른 사람과의 수다를 좋아하는 것은

그 속에서 다른 사람의 삶 혹은 관점을 볼 수 있고, (그만큼 다양성을 알게 되고)

그 관점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때문이다.

 

미술 작품에 대한 깊은 조예나 흥미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아직도 조금은 고상한 분들의 취미 같다는 설익은 고정관념이 먼저 떠오르는..)

오히려 그 때문에 시간을 내서 한번 씩 보고 느끼고

그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삶을, 삶에 대한 시선을, 열정을 경험해 보고자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혜리가 만난 사람 [그녀에게 말하다]는

21명의 나름의 시선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다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 김혜리님의 시선을 읽을 수 있었던

멋진.. 정말 멋진 책이다.

 

[진심의 탐닉]을 읽고 김혜리 작가 혹은 기자의 시선이 ㅁ척이나 궁금했는데

서문을 통해..역~시~~ 그의 인터뷰의 자세와 준비는

나의 예상과 100% 아니 110% 일치했다.

 

간혹 회사 일을 하면서도 아무 준비 없이 인터뷰를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도대체 저 인터뷰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나의 생각 이상의 준비와 열정이 이런 인터뷰를 낳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인터뷰의 2개 중요 항목을 이야기 하라면..

1. 철저한 사전준비, 기본 정보-상황에 대한 기본 숙지와 컨셉 잡기

2. 사전준비된 질문을 하되 절대 고정관념 갖지 않는 '열린 귀'

라고 생각한다.

 

그 원칙에 김혜리님은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 같다.

 

1. 철저한 준비

"인터뷰어로서 붙임성과 순발력은 좋지 않지만, 어딘가 '절박해' 보이는 인상의 도움을 받고 있다"p.표지

고 그녀 스스로 자평한다는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순발력과 붙임성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러한 열정과 철저함으로 준비한 것이였구나..하고 미루어 짐작해 본다.

 

인터뷰 준비를 '짝사랑의 축소판'이라 생각하는 그녀.

인터뷰를 하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도 다시 한번 되내어 본다

(순발력 제로인 나에게 용기를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ㅎㅎ)

 

2. 열린 귀

"분명한 건 예리한 질문만큼 묻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날카로운 질문은 기자의 이름 아래 표가 나지만, 경청의 공은 인터뷰이의 대화 속에 은연중에 드러난다고 믿어요" p.8

이런 열린 귀를 가지고 있기에 상대방의 마음을 문을 열수 있고

정말 알맹이 있는 이야기들이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작품을 읽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카피 문구,

그의 인생의 역사와 함께 정신적 기조를 알기 위해 종교까지 조사함을 통해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을 보며..

감탄하게 된다.

 

난 이책을 통해 김혜리님이 만나 21명보다

왠지 김혜리님을 더 많이 알게 된 느낌이다. ㅎㅎㅎ

 

 

좋은 책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굿 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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