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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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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68쪽 | 57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862483
ISBN10 8995862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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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너는 손님들의 작은 탄성으로 시작되었다. 촛불빛을 받아 반짝이는 크리스탈 글래스에 코르통 샤를마뉴가 따라지고, 모두가 묵직한 각자의 글래스를 손에 들고 향이 깊은 황금색 액체로 충분히 입 안을 축이자, 최초의 요리 푸아그라 파르페가 나왔다. 셰프 히타카 사부로는 거기에 한 조각 브리오슈와 마슈 샐러드를 살짝 곁들여 푸아그라 위에 잘게 썬 트뤼프를 뿌려 놓았다. 모두한테서 작은 탄성이 오른 것은, 그것을 한 입 떠서 입에 넣은 순간, 혀 위에서 푸아그라가 트뤼프의 향과 함께 크림처럼 녹기 시작했을 때였다.“대단해.”
--- p.33

쓰지 시즈오는 『라루스 가스트로노믹』 - 미식 대사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 두꺼운 책에 금방 빠져들었다. 그 책에는 화려한 사진과 함께, 그가 본 적도 없는 프랑스 요리가 3천 종류나 소개되어 있었다. ‘이게 진짜 서양 요리인가’하고 그는 생각했다. 온갖 요리가 그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그때까지 그가 서양 요리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은, 오믈렛이나 마카로니 그라탱이나 비프 스튜나 스테이크였다. 그러나 그 책에는 그런 것들과는 전혀 다른 별세계의 요리가 즐비해 있었다. 에크르비스 테린, 트뤼프 소 파이, 넙치 샴페인 찜, 소스 아메리켄, 오리 오렌지 찜. 무엇 하나 그는 몰랐다. 대체 어떤 요리들일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 p.107

그로부터 두 시간 뒤에 무라타 코이치가 만든 그 오르되브르를 보고, 쓰지 시즈오는 온몸의 맥이 풀렸다. 눈앞에는, 소금과 후추를 넣고 단순히 찐 정어리, 소금으로 데친 토마토, 마요네즈로 버무린 당근,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드레싱 버무림이라고 하는 토끼 귀처럼 생긴 요리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과연 어지럽게 여러 가지를 섞어 담았다는 이름 그대로의 느낌이 나는 오르되브르로, 소스를 끼얹은 양배추 채가 없다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였다.
--- p.115

그건 미슐랭이라는 타이어 회사가 내고 있는 프랑스의 레스토랑과 호텔 안내서로, 1만 개 이상의 가게가 소개되어 있어 무척 편리한 책일세. 어느 페이지라도 좋으니까 한번 펼쳐 보게. 군데군데 별 표시가 붙어 있을 거야. 최고의 별 세 개로, 굳이 일부러 그 가게를 찾아가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가게, 별 두 개는 돌아가더라도 가보면 좋은 가게, 별 한 개는 맛있는 가게라고 하는 기준으로 되어 있는데, 그들이 올해 별 세 개를 준 가게는 전부 해서 10군데, 별 두 개는 65군데일세. 우선 그 75군데의 가게를 가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네.
--- p.160

“프랑스에 갈 생각이에요”
하고 쓰지 시즈오는 말했다.
“프랑스 어디로요?”
“새뮤얼 챔벌레인 씨가 피라미드라는 레스토랑을 소개해 줘서 일단 그리로 가려구요.”
“피라미드라구요!”
베인브리지는 놀람의 탄성을 올렸다. “아, 난 바보 같은 짓을 했군. 당신이 피라미드로 간다는 걸 알았다면, 햄버거나 살 걸 그랬어요.”
“왜죠?”
“뭘 먹든 간에, 일단 피라미드의 요리를 먹으면 다른 모든 음식들은 쓰레기와 다름없다고 생각할 게 틀림없기 때문이죠.”
--- p.171

“찾았다. 거리 이름을 봐”하고 그는 아키코에게 말하며, 거리를 따라 차를 천천히 앞으로 몰았다. 50미터도 못 가서 좌측에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넓은 저택 같은 건물이 나타났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 쓰지 시즈오는 넥타이를 고쳐 매고, 아키코는 스커트 자락을 잡고 주름을 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러고서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답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 p.178

그는 치즈라는 건 우유로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양젖으로도 산양젖으로도 만드는 거라고 한다면 50종류 정도는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마담 푸앵이 말했다. “드골 대통령이 매스컴으로부터 실정에 대해 공격받았을 때 했던 유명한 변명을 알져 줄게요. 프랑스에는 4백 종류나 되는 치즈가 있고, 국민들은 제각각 자기 취향대로 이게 좋다, 저게 좋다고 하며 양보를 하지 않는다. 그런 국민 정부가 만족할 수 있는 정치 같은 건 누가 하더라도 불가능하다고 말했었죠.”
--- p.194

“무척 죄송한 말씀이지만, 전 이제 배가 꽉 차서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습니다”
하고 쓰지 시즈오는 말했다.
“괜찮아요. 케이크는 다르니까”
하고 마담 푸앵은 웃었다.
쓰지 시즈오는 위가 정말로 터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절망적인 기분으로 그중 하나에 나이프를 갖다 댔다. 그것은 마르졸렌이라는 케이크로, 갈아서 가루로 만든 아몬드와 헤이즐넛을 섞어서 구운 스폰지 케이크 사이에 초콜릿과 아몬든가 들어간 생크림을 층으로 겹쳐 놓은 것이었다. 한입 가득 입에 넣자, 입 안에서 향긋한 아몬드와 헤이즐넛 향이 퍼지고, 차가운 생크림이 혀 위에서 부드럽게 녹았다. 쓰지 시즈오는 순식간에 그것을 다 먹어 버렸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음 케이크에 나이프를 갖다 대고 있었다.
--- p.196

쓰지 시즈오는 마담 푸앵한테서 대접받았던 블롱의 굴에 대해서도 몰랐지만, 이 브레스의 닭에 대해서도 몰랐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일본의 프랑스 요리 연구가라는 사람들이 쓴 책을 적잖이 사들여 읽었다. 그들 대부분은 예전에 파리에 유학 왔던 경험이 있는 프랑스 문학 교수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책에는 블롱의 굴이나 브레스의 닭에 대해 한 줄도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대체 그들은 프랑스에서 뭘 먹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215

센 강변의 투르 다르장에서는, 창가의 구석 테이블에 앉으면 조명을 받아 파리의 밤하늘에 휘황찬란하게 솟아 있는 노트르담 사언이 바로 눈앞에 보였다. 그리고 센 강 다리 위의 조명들과, 그 아래를 오가는 유람선의 조명.
“우리, 파리에 있어요”
하고 그것을 보며 아키코는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들의 파리 체재는 그렇게 우아하고 즐겁지 않았다. 대체로 항상 과식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 해도 시간이 주어지면 다시 먹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들은 먹다가 속이 불편해지면, 번갈아 화장실에 가 얼굴을 씻거나, 가게에 비치된 오드콜로뉴를 목덜미에 뿌리거나, 화장실에 앉아 속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돌아와서 먹었다. 점심 저녁, 점심 저녁 매일 소스가 진한 프랑스 요리를 계속해서 먹는다는 것은 그런 거였다.
“우리들 푸아그라용 거위 같군”
하는 말을 쓰지 시즈오는 아키코에게 곧잘 했다.
--- p.220

쓰지 시즈오는 다음 날 즉시 그곳으로 가, 호텔 일층의 콘디라는 작은 가게의 케이크를 먹었다. 그는 한 입 먹어 보고 너무 맛있어서 혀를 내둘렀다. 프랑스인이라면 단맛이 부족하다고 할지 몰랐지만, 그한테는 딱 적당하게 달았다. 프랑스의 케이크는 좀처럼 흉내 내기 힘든 고도의 테크닉으로 만들어졌지만, 그의 입맛에는 단맛이 다소 강했다. 쓰지 시즈오는 그 케이크를 먹으면서, 디저트에 이런 기품 있는 맛의 케이크를 내놓는 요리사를 키워 내는 것은 언제쯤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나는 뭔가를 먹을 때마다 항상 똑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쓴웃음을 지었다.
--- p.260

가시하라 요시아키는 홍콩에서 재료를 사갖고 돌아와서는, 열 명의 스태프를 동원해 일주일에 걸쳐 재료를 손질했다. 바다제비 집, 상어 지느러미, 말린 해삼, 거기에 비단우산버섯 같은 재료를 손질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상어 지느러미는 이틀 이상에 걸쳐 손질을 하고 나서, 지느러미 사이에 있는 심줄을 제거해, 하나씩 섬유 상태로 풀어 놓지 않으면 안 되었다. 또, 돼지고기 붉은살과 노계, 중국 햄, 소의 정강이 살로 장시간 끓여 낸 샹탕이라 불리는 중국 수프도 미리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었고, 살구 씨를 으깨어, 그 윗물만을 굳혀 만든 살구씨두부를 만드는 것도 간단치가 않았다. 중국 요리라는 건 돈도 많이 들지만 손도 많이 가는 요리였다.
--- p.360

요리와 인간의 관계라는 것은 묘한 것이었다. 아무리 맛있는 요리라도 기분과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으면 맛있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쓰지 시즈오는 그날 밤, 새삼스럽게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것은, 요리인이 아무리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도, 먹는 쪽에서 요리를 즐길 마음이 없으면 아무런 가치도 생겨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 깨달음 이래, 그는 자택에서 여는 디너파티의 초대자 인선에 이전보다도 훨씬 신경을 쓰게 되었다. 최소한, 먹는다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안 된느 것이다.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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