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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판 ] 카르페디엠-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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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4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98g | 153*224*20mm
ISBN13 9788990220783
ISBN10 8990220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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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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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은신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외대 동시통역대학원을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전문번역 작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쌀》《눈물》《지성 동방삭》《용인 36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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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가지 변치 않는 것이 있습니다. 고아명 같은 아이야말로 아이다운 그림을 그린다는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은 자연스러운지 부자연스러운지에 상관없이 자신의 느낌을 숨기지 않고 그려 내지요. 그래서 가꿈 우리 어른들의 잣대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선생님들 자신도 그림이라면 실제 사물과 아주 비슷하고 자연스럽게 그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요. 사실 그런 게 바로 부자연스러움의 극치인데 말입니다.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눈으로 보고 느낀 그대로를 화폭에 옮겨 놓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요?”--- p.35

“그림 같은 거 그릴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라! 수업 끝나면 곧장 집으로 와!”
다음에 또 늦었다가는 학교도 안 보낼 줄 알아, 알겠어?”
……
“개하고 달? 넌 어째 그런 것을 다 그릴 생각을 했단 말이냐? 또 새빨갛게 생긴 이상한 개를 그린 것 아니냐?”
아버지 고석송의 목소리도 어느새 누그러져 있었다.
“아니에요! 이번에는 검은 개를 그렸어요! 하늘개가 달을 집어삼키는 그림을 그렸는걸요!”
“이런, 이상한 녀석을 보았나? 어째 번번이 생각한다는 것이 이상한 것뿐이냐? 사람들이 이해도 못 하는 것을 그려서 무엇에 쓴단 말이야?”--- p.45

정말이지 멍청한 어미 닭이잖아? 쥐가 시시때때로 자기 주변을 들락거려도 아무 신경도 안 쓰고. 참 이상하다. 사람들은 암탉이 새끼들을 자기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한다고들 했는데……. 언젠가 선생님도 집에 불이 나면 암탉은 자신은 타 죽으면서도 새끼들을 날개 속에 품어 보호한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게 다 거짓말이었나? --- p.79

미술 시간에 아명은 고양이와 쥐를 그렸다. 배경으로 연두색을 썼다. 흑갈색 큰 쥐 얼굴에는 검은색 팔자수염까지 진하게 그려 넣었다. 그에 반해 고양이는 푸른색으로 칠했고, 그 곁에 있는 병아리들은 노란색을 칠했다.
하늘을 향해 사지를 쭉 뻗고 쓰러져 있는 큰 쥐를 보면 이미 격렬한 한판 승부에서 참패를 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 고양이는 몸집이 쓰러진 큰 쥐의 반만 했지만 승리자임을 알리듯 앞발로 쥐의 목을 짓누른 채 입을 크게 벌리고 막 쥐의 숨통을 끊어 놓으려는 자세를 하고 있었다. 병아리들은 그것을 지켜보는 관중들이었다.
아명은 죽은 병아리에게 이 그림이 큰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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