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지금 펜 갖고 있나?"
"네."
"그럼 은행 보석을 가득 채운 뒤에, 차를 몰고 올 창고 주소를 불러줄게. 창고 문은 열러 있을 거야."
몰리는 창고의 주소를 받아 적었다. 버려진 건물이 즐비한 부두 옆 52번 가, 맨해튼 웨스트사이드였다.
"경비원에게 최면을 걸어 운전을 시킨 뒤, 그 창고로 은행 수송차를 가져가란 말이군요." 몰리가 말했다. "그런 다음에는요……?"
"이런! 몰리." 노크먼이 초조하게 내뱉었다. "내가 준 지시 사항에 다 나와 있어. 그걸 따라서 하기만 하면 돼."
"네. 알았어요." 몰리가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신경이 곤두서서 깜빡했어요."
"너무 예민하게 굴다가 일을 망치면 안 돼, 몰리. 만약 일이 실패하면 네 강아지를 그냥 두지 않을 테니까."
--- p.69
"무슨 얘기냐 하면, 이제 돌아가면 최면술을 더 이상 쓰기가 어려울 거란 얘기야. 지난 몇 달 동안 최면술을 마구 써대던 생각을 해봐. 참 쓸모가 있었어. 하지만 이제부터는 정직하게 우리 힘으로 살기로 마음을 모았잖아. 그런데 혹시 말야, 길에서 부인이 죽은 뒤 외로워서 우는 늙은 남자를 만난다면…… 슬픔을 가시게 해주고 싶어서 최면술을 걸고 싶지 않겠니? 파티에도 가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말야. 아니면 어떤 여자아이가 성적을 나쁘게 받은데다, 그날 자기가 키우는 게르빌루스 쥐가 고양이한테 잡아먹히고, 친구는 무서운 병으로 병원에 입원해서 울고 있는 걸 본다면……."
"몰리." 로키가 중간에 말을 막고 나섰다. "그만 해. 우린 서로 합의했잖아."
"그래. 하지만 최면술을 쓰고 싶은 유혹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
"사실이야. 그렇겠지. 하지만 유혹을 견뎌내야 돼. 왜냐하면 좋은 일 한답시고 자꾸만 최면술을 쓰면 얼마 안 가서 필요한 데 쓰게 되고, 그러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이 잘 안될 때 툭하면 그걸 쓰게 될 거야. 그러면 우리는 또다시 진짜 인생을 살지 못하는 거지."
몰리의 얼굴엔 실망하는 빛이 돌았다. 로키 말이 맞다는 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이미 여러 번 나눈 얘기였다. "하지만." 몰리가 다시 말했다. "최면술을 아무한테도 쓰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지도 잊어버리게 되잖아."
"천만에." 로키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말했다. "그건 손가락 빠는 버릇이랑 같아. 한번 배우고 나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아."
"그래. 네 말이 맞아." 몰리는 밖을 바라보기 위해 창 쪽으로 머리를 돌리면서 시무룩하게 말했다.
--- p.165-167
"좋아, 지금 펜 갖고 있나?"
"네."
"그럼 은행 보석을 가득 채운 뒤에, 차를 몰고 올 창고 주소를 불러줄게. 창고 문은 열러 있을 거야."
몰리는 창고의 주소를 받아 적었다. 버려진 건물이 즐비한 부두 옆 52번 가, 맨해튼 웨스트사이드였다.
"경비원에게 최면을 걸어 운전을 시킨 뒤, 그 창고로 은행 수송차를 가져가란 말이군요." 몰리가 말했다. "그런 다음에는요……?"
"이런! 몰리." 노크먼이 초조하게 내뱉었다. "내가 준 지시 사항에 다 나와 있어. 그걸 따라서 하기만 하면 돼."
"네. 알았어요." 몰리가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신경이 곤두서서 깜빡했어요."
"너무 예민하게 굴다가 일을 망치면 안 돼, 몰리. 만약 일이 실패하면 네 강아지를 그냥 두지 않을 테니까."
--- p.69
"무슨 얘기냐 하면, 이제 돌아가면 최면술을 더 이상 쓰기가 어려울 거란 얘기야. 지난 몇 달 동안 최면술을 마구 써대던 생각을 해봐. 참 쓸모가 있었어. 하지만 이제부터는 정직하게 우리 힘으로 살기로 마음을 모았잖아. 그런데 혹시 말야, 길에서 부인이 죽은 뒤 외로워서 우는 늙은 남자를 만난다면…… 슬픔을 가시게 해주고 싶어서 최면술을 걸고 싶지 않겠니? 파티에도 가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말야. 아니면 어떤 여자아이가 성적을 나쁘게 받은데다, 그날 자기가 키우는 게르빌루스 쥐가 고양이한테 잡아먹히고, 친구는 무서운 병으로 병원에 입원해서 울고 있는 걸 본다면……."
"몰리." 로키가 중간에 말을 막고 나섰다. "그만 해. 우린 서로 합의했잖아."
"그래. 하지만 최면술을 쓰고 싶은 유혹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
"사실이야. 그렇겠지. 하지만 유혹을 견뎌내야 돼. 왜냐하면 좋은 일 한답시고 자꾸만 최면술을 쓰면 얼마 안 가서 필요한 데 쓰게 되고, 그러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이 잘 안될 때 툭하면 그걸 쓰게 될 거야. 그러면 우리는 또다시 진짜 인생을 살지 못하는 거지."
몰리의 얼굴엔 실망하는 빛이 돌았다. 로키 말이 맞다는 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이미 여러 번 나눈 얘기였다. "하지만." 몰리가 다시 말했다. "최면술을 아무한테도 쓰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지도 잊어버리게 되잖아."
"천만에." 로키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말했다. "그건 손가락 빠는 버릇이랑 같아. 한번 배우고 나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아."
"그래. 네 말이 맞아." 몰리는 밖을 바라보기 위해 창 쪽으로 머리를 돌리면서 시무룩하게 말했다.
--- p.165-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