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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튼의 동물 이야기 세트

시튼의 동물 이야기 세트

[ 전 9권 ] 시튼의 동물 이야기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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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36쪽 | 145*210*80mm
ISBN13 9788958203797
ISBN10 89582037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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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커럼포의 왕, 로보 : 내가 만난 야생 동물들

로보는 자기 부하들이 하는 꼴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었는지, 언덕에서 일어나 크게 울부짖으며 소 떼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소 떼의 대열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자, 로보는 곧장 그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소 떼는 마치 터져버린 폭탄의 한 파편처럼 곧 산산이 흩어졌다. 로보가 목표물로 삼았던 소는 20여 미터도 채 가지 못하고 잡히고 말았다.
그 암소의 등에 올라탄 로보는 소의 목덜미를 물고는 있는 힘을 다해 땅으로 내동댕이쳤다. 머리부터 바닥에 곤두박질쳐진 암소가 받은 충격은 정말 엄청났을 것이다. 로보 역시 공중에서 한 바퀴 돌기는 했지만, 곧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자 로보의 부하들이 그 불쌍한 암소에게 달려들어 순식간에 물어 죽였다. 로보는 죽이는 일에는 가담하지 않았다. 녀석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고작 이런 일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시간을 낭비하다니……. 바보 같은 녀석들.” --- pp.22-23

물론 나는 최후의 수단으로 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멋진 털가죽에 상처를 입히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캠프로 전속력으로 말을 몰고 가, 카우보이 한 명과 함께 새 올가미를 가지고 되돌아왔다. 잠시 후 나무토막을 던져 주자 로보는 그것을 이빨로 꽉 물었고, 우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올가미를 허공으로 던져 녀석의 목을 졸라맸다.
로보의 매서운 눈에서 빛이 사라지기 직전에 나는 소리쳤다. “멈춰! 죽이지 말고 산 채로 캠프까지 끌고 가자.” 다행히 로보가 탈진해 있었기 때문에 입에 재갈을 물리고 굵은 밧줄로 턱을 단단히 감은 다음 막대에 꿰어 매는 일은 쉽게 끝났다. 밧줄과 막대가 서로 꽉 얽혀 있었으므로 녀석은 이제 위험스런 존재는 아니었다. 턱이 묶인 것을 안 로보는 더 이상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소리도 내지 않은 채 그저 조용히 우리를 바라보았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결국 날 잡았군. 이제 마음대로 해 보라구.” --- pp.44-45

2권 회색곰 왑의 삶

추운 밤이 찾아오자 새끼 곰은 다시 어미 곰이 그리워졌다. 어미를 잃고 외톨이가 된 가여운 새끼 곰은 낑낑 울면서 절룩거리며 하염없이 헤매었다. 집이 없으니 길을 잃을 일은 없었지만, 너무나 고통스럽고 외로웠다. 게다가 발도 아팠고, 이제는 다시 맛볼 수 없게 된 어미 젖으로 배를 채웠으면 하는 생각도 간절했다. 그날 밤 새끼 곰은 속이 텅 빈 통나무를 찾아서 그 안에 웅크린 채, 어미 곰의 크고 따뜻한 품에 안겨 있는 꿈을 꾸려고 애쓰며 낑낑거리다 잠이 들었다. --- pp.24-25

세 번째 여름을 맞이했을 때, 덩치가 완전히 커진 것도, 힘이 엄청나게 세진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왑은 크고 건장한 몸으로 자라 있었다. 털빛이 아주 옅어졌기 때문에 쇼쇼니 족 인디언 스파왓이 ‘흰곰’ 즉 왑이란 이름을 붙이고 잡으러 쫓아다녔다.
뛰어난 사냥꾼인 스파왓은 메팃시 위쪽에서 왑이 몸을 비빈 나무를 발견하고 자신이 큰 회색곰의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아챘다. 온 골짜기를 돌아다니며 며칠 동안 숨어 있던 그는 마침내 총을 쏠 기회를 잡아 왑의 어깨에 총상을 입혔다. 왑은 사납게 으르렁거렸지만 어깨가 아파서 더 이상 싸울 마음이 들지 않았다. 왑은 골짜기를 기어올라가 나지막한 산들을 지나 자기가 자주 가던 굴 속에 숨었다.
왑이 상처를 치료하는 지식은 모두 본능적인 것이었다. 상처 주위를 혀로 핥아서 깨끗하게 해 주고, 마사지를 해서 염증을 누그러뜨리고, 붕대 대신 털을 상처에 착 달라붙게 해서 먼지나 세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 더 나은 치료법은 없었다. --- pp.45-46

왑은 골짜기 입구에서 잠시 주춤거리며 서 있자 바람에 실려 온 어떤 미묘한 냄새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왑이 닫아 두었던 문을 충실한 안내자 다섯 중에서도 가장 믿을 만한 안내자가 활짝 열어 버린 것이다. 왑은 여전히 미심쩍어 하며 서 있었다. 왑의 평생 안내자가 지금 자기의 본분을 망각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왑의 내부에서 또 다른 감각이 느껴져 왔다. 야생 동물들의 수호천사가 작은 골짜기에 서서 손짓한 것이다. 왑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왑은 수호천사의 눈에 어린 눈물도 입술에 또렷하게 새겨진 연민의 미소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수호천사의 모습조차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 자꾸만 손짓하는 것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용기가 갑자기 왑의 메마른 가슴에 솟구쳐 올라왔다. 왑은 길을 벗어나 작은 골짜기로 들어섰다. 죽음의 가스가 넓은 가슴속으로 스며들어 커다란 사지가 욱신욱신 쑤셔오자 왑은 풀 한 포기 돋지 않는 바위투성이의 바닥에 평온하게 누웠다. 마치 옛날 그레이불에서 어미 곰의 품에 안겨 잠들 때처럼……. --- pp.103-104

3권 위대한 산양, 크래그

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크래그도 모습이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당당하고 매끈한 근육질의 몸을 간직하고 있었다. 완벽한 다리는 변함 없이 예전의 모양과 힘을 간직한 듯했다. 얼굴은 전과 똑같았고, 코에는 심장 모양의 하얀 반점이 있었다. 보석 같은 두 눈도 전과 마찬가지로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뿔이었다! 크래그의 뿔은 예전에도 흔히 볼 수 없는 것에 속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유일무이한 것이 되었다. 삶의 기록인 그 거대한 뿔은 이제 한 바퀴를 돌고 4분의 1을 더 돌아 완벽한 곡선을 이루고 있었으며, 평화롭던 해와 싸움이 많았던 해가 언제였는지를 고스란히 말해 주고 있었다. --- p.62

남쪽으로는 반달 초원이 있었고, 동쪽으로는 플랫헤드 북쪽 산맥을 향해 암반 지대가 뻗어 있었다. 그리고 북쪽에는 그들을 쫓는 끈질기고 위험한 적이 있었다. 양들은 이제 불안해했다. 크래그는 동쪽 경사면의 낮은 절벽 길을 통해 몰래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탕!” 하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가 크래그의 어깨 털을 가르면서 뿔에 부딪쳤다. 크래그는 아픔을 느꼈다.
총알이 뿔에 맞으면 양은 다소 멍해진다. 크래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각자 흩어져.”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무리는 뿔뿔이 흩어졌다. 일부는 이쪽으로 일부는 저쪽으로 몸을 드러내기도 하면서 달려갔다.
하지만 스코티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크래그뿐이었다. 그는 다른 양들에게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았다. 크래그가 산 아래 동쪽으로 향하자, 스코티는 다시 욕을 퍼부으면서 숨가쁘게 뒤를 쫓았다. --- p.78

4권 탈락 산의 제왕

잭의 나이도 어느덧 열여덟 달이 되어 다 큰 곰의 반쯤만 한 덩치를 지니게 되었을 때 말로는 다 못 할 사건이 일어났다. 잭에게 위험한 맹수라는 낙인이 찍혔다. 술김에 멋모르고 덤빈 사내 하나를 한방에 불구로 만들었고 그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던 것이다. 어느 날 밤 사람은 순했지만 무능력한 양치기 한 명이 인근을 어슬렁거리다가 술김에 성깔 있는 사내 몇의 비위를 건드렸다. 양치기에게는 총이 없었으므로 그들은 총을 쏴 몸에 구멍을 내주는 대신 자신들의 법도대로 흠씬 두들겨 패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파코 탐피코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비틀거리며 어둠 속으로 도망쳤다. 사내들 역시 취해 있었고 화가 나 있는 상태였으므로 그를 쫓아 나섰다. 파코는 건물 뒤뜰로 교묘히 빠져나갔다. 산사람들은 회색곰을 피해 가며 희생양을 찾아다녔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횃불을 들고 찾아보아도 뒤뜰에서는 보이지 않자 그들은 그가 헛간 뒤의 강에 빠져 죽었으리라고 생각해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들은 몇 마디 저질스런 우스갯소리를 하며 건물 쪽으로 돌아왔다.
그들이 회색곰의 우리를 지나칠 즈음 눈 한 쌍이 불빛 아래 번뜩였다. 아침이 되어 주방장이 일을 시작할 즈음 뒤뜰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회색곰의 우리에서 나는 소리였다. “이놈아, 가만히 좀 있어.” 졸린 듯한 목소리로 그가 말했지만 그르렁하는 소리만이 나지막이 들려올 뿐이었다. --- pp.44-45

절망에 빠진 곰은 엎드린 채로 죽어 갔지만 여기에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었다. 언어로 의미 지을 수 없는 분명하지도 명확하지도 않은 희망이었다. 자신을 잡은 사람이 자신의 친구임을 알았다. 이것이 새로운 희망이리라.
“꿀이야, 잭. 꿀이야!” 하고 오래전 자신을 꼬드겼던 소리를 반복하는 감시꾼이 벌집을 자신의 주둥이에 대 주었다. 그 냄새가 녀석의 감각에 떠돌았다. 그 냄새가 주는 전언이 뇌 속으로 들어왔다. 희망은 존중받아야 하며 또 희망은 반응을 일깨워 내야 한다. 커다란 혀가 벌집을 핥았다. 식욕이 돌아왔다. 이렇게 다시 희망이 녀석의 절망 한 부분에서 솟아나왔다. --- p.130

5권 뒷골목 고양이

새끼 고양이는 어미를 기다렸지만, 어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침이 지나 낮이 되었다. 배가 몹시 고파졌다. 저녁이 되자 깊숙이 숨어 있던 본능이 발동한 새끼 고양이는 먹을 것을 찾아나섰다. 새끼 고양이는 상자에서 슬그머니 나와 쓰레기 더미로 조용히 가서 먹을 만한 것이 있는지 냄새를 맡아 보았지만, 먹이는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마침내 새끼 고양이는 나무 계단까지 오게 되었는데, 그것은 지하에 있는 잽 말리 씨의 가게로 내려가는 계단이었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새끼 고양이는 고약하고 신기한 냄새가 나는 데다가 온갖 짐승들이 우리에 있는 세계로 들어갔다.
구석에 놓인 상자 위에 한 흑인이 빈둥거리며 앉아 있었다. 작고 낯선 새끼 고양이가 들어오는 것을 그는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새끼 고양이는 토끼들 옆을 지나쳐 갔다. 토끼들은 이 새끼 고양이에게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고양이는 창살 사이가 넓은 우리로 갔는데 그 안에는 여우 한 마리가 있었다. 텁수룩한 꼬리가 달린 그 신사는 우리 저쪽 구석에 있었다. 여우는 납작하게 웅크리고 있었다. 여우의 눈이 번뜩였다. --- pp.16-17

키티는 예전의 윤기 있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이제 키티는 간을 나눠 주는 수레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는 고양이 400마리 가운데 하나일 뿐 아니라, 그들 가운데서도 스타 연금 생활자로 인정받았다. 고기 장사도 분명 키티에게 경의를 표했다. 크림과 닭고기를 먹이로 먹는 전당포 안주인의 고양이조차도 로열 애낼러스턴과 같은 지위는 얻지 못했다. 그러나 부와 사회적 지위와 왕족의 이름과 위조된 혈통 증명서에도 불구하고 키티의 삶에서 가장 즐거운 일은 땅거미가 질 무렵 뒷골목으로 몰래 빠져나가는 것이다. 예전의 삶이 그랬듯이 지금까지도 키티의 본성은 작고 지저분한 도둑고양이일 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pp.64-65

6권 은여우 이야기

불행은 결코 혼자 찾아오는 법이 없다. 다음 날 새벽에 아빠 여우가 오리를 잡아 물고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오고 있을 때 갑자기 개들이 짖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왔다. 여우는 그때까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곳으로 쫓겨 갔다. 높은 울타리가 쳐져 있는 오솔길이 하나 나왔는데, 오리를 입에 물고는 도저히 기어올라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여우는 계속해서 갔다. 개들은 바로 뒤에 바싹 쫓아오고 있었다. 아, 어찌한담! 아빠 여우는 헛간 마당으로 돌진했다. 불행히도 그곳은 또 다른 개의 집이었고 아빠 여우는 그곳에서 잡혀 죽고 말았다.
그러나 여우 가족들은 아빠 여우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뿐이다. 사랑하는 아빠 여우의 비극적인 최후를 실제로 목격하는 슬픔만은 피할 수 있었다. 어미 여우와 두 마리 새끼 여우는 사시나무 둔덕 근처의 굴에 남겨졌다. 홀로 남은 어미 여우는 아무런 두려움도 없이 짐을 떠맡았다. 실제로 어미 여우의 임무는 거의 완수되었다. 8월이 오자 새끼 여우들은 어미를 따라서 멀리 사냥을 나가 스스로 먹이를 찾기 시작했다. 9월이 되자 암컷 새끼는 어미 여우만큼 커졌고, 털이 짙은 맏이 도미노는 더 커지고 힘도 더 세졌다. 그리고 털빛도 짙어졌다.
그러자 이상한 감정이 새끼들 사이에서, 그리고 어미 여우와 아들 사이에서 갑자기 생겨났다. 그 크고 멋진 도미노를 꺼려 하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피하기까지 했다. 엄마와 딸의 사이는 적어도 한동안은 여전했다. 그러나 미묘한 어떤 본능으로 인해 가족의 유대감은 깨지고 있었다. 크고 검은 도미노, 그리고 어미 여우와 암컷 새끼 여우는 만나면 여전히 친구였지만, 그 세 마리 여우는 가급적이면 서로 만나려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제법 동작도 빨라지고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되자, 도미노는 사시나무 골짜기를 떠났다. 즐거웠던 기억, 강이 부르는 노래,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도미노는 홀로 여우의 삶을 찾아 나선 것이다. --- pp.30-31

도미노에게 그것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꿈이었다. 하지만 꿈 속으로 빠져들고 있을 때 “찰칵!” 소리가 들렸다. 쇠 이빨이 가차없이 도미노의 등을 물었다. 은빛이 도는 검정색 털이 드문드문 나 있는 부분이었다. 도미노는 정신을 차렸다. 황홀한 꿈도 끝이 났다. 쫓기는 짐승의 본능이 다시 온전히 되살아났다. 도미노는 벌떡 일어났다. 유연한 척추를 쫙 펴자, 강하게 물려 있던 쇠 이빨이 힘을 잃었다. 이 큰 몸집을 물기에는 덫이 작았다. 도미노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제 안전하게 달아나야 했다. 도미노는 콧구멍에 남아 있는 냄새들을 날려 보내면서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지나 저녁 사냥을 나갔다.
정신력이 약한 여우들은 다시 이 사악한 마법에 홀릴 것이고, 그러면 이 죽음의 유혹에 굴복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도미노는 유혹에 숨어 있는 공포를 알아차렸다. 매력적인 냄새가 나는 많은 마법들 중에는 쇠붙이 냄새가 나는 치명적인 것이 숨어 있다. --- p.83

7권 옐로스톤 공원의 동물 친구들

분명 꾸러미쥐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들고자 이렇게 물건을 모아 들이기 시작했을 텐데, 그러다 보니 집을 보호하기 위해 선인장 잎사귀와 뾰족한 가시가 달린 가지도 쌓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본능은 점점 커져 오늘날 꾸러미쥐가 사는 둥지는 높이가 30~120센티미터에 달하고 폭은 120~250센티미터까지 이르는 쓰레기 더미다. 나는 수집품으로 만든 이런 보금자리를 여럿 살펴보았다.
꾸러미쥐는 주로 키 작은 나무숲에서 자라는 나무 주위로 집을 짓는데, 가운데에는 폭이 약 20센티미터인 부드럽고 따스한 작은 둥지를 만들고 그 둥지를 온통 잔가지와 가시로 에워싼 다음, 입구로 쓸 좁은 구멍만 남겨 둔 채 줄지어 세운 선인장 가시로 경비를 강화한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만든 집 꼭대기에다가는 솔방울, 조개껍질, 조약돌, 뼛조각, 종이와 양철 나부랭이, 그리고 다른 동물의 두개골을 멋지게 모아둔다. 집주인이 이 예술 작품 또는 골동품에다 놋쇠로 된 탄피나 안장 죔쇠, 구리 못이라도 더하게 되면, 위대한 수집가가 라파엘로나 렘브란트의 그림을 손에 넣고 느끼는 상기된 즐거움과 똑같은 기분에 녀석의 작은 가슴도 물론 벅차오른다. --- pp.40-41

밀렵꾼들이 주로 비버를 잡기 위해 옐로스톤 공원을 들락거리지만, 무엇보다도 비버라는 동물은 일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지혜로운지 분명히 보여 준다. 녀석의 뛰어난 건축물 대부분은 사람이 세운 건축물을 앞지르며, 두 손으로 사려 깊게 일하는 모습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다. 한때는 비버가 해내는 일과 그 지혜가 너무나 새롭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경이로워 사람들은 이 털옷 입은 기술자에게 초인적인 지능이 있다고 믿었다. 그러다 그 믿음을 비웃는 사람들이 나타나 비버를 녀석과 가까운 친족처럼 하등한 동물로 격하시키면서, 비버가 이런저런 일을 한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동화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제야 우리는 이 두 입장 사이 중간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비버가 친족 동물들이 가진 지혜보다 훨씬 뛰어난 지혜를 가진 동물이자, 댐과 집을 비롯한 여러 가지를 짓는 데 비범한 본능을 타고났다는 것을 아는데, 동물 세계에서는 비버가 지닌 이 본능과 견줄 만한 것이 없을 정도다. --- pp.71-73

8권 구두 신은 야생 멧돼지

어느 날 리젯이 프랑스제 구두약으로 구두에 윤을 내고 있었다. 그날따라 거푸미도 뭔가 색다른 일을 찾던 중이었다. 녀석은 새끼 양을 오리 위로 넘어뜨리고 리젯 주위로 달려오는 일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리고 리젯 옆으로 와서 뒷다리로 일어선 채 앞다리를 의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짧게 낑낑거렸다. 그것은 “뭐 좀 주세요.” 하는 소리였다. 그런데 리젯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녀석의 요구를 들어 주었다. 프랑스제 구두약을 녀석의 앞발에 칠해 준 것이다. 곧 녀석의 분홍색 발굽이 까만색으로 번쩍번쩍 윤이 나기 시작했다. 참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녀석은 그 일이 다 끝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녀석은 오른쪽 발과 왼쪽 발을 번갈아 가며 신중하게 냄새를 맡아 보았다. 완전히 새로운 일이었다. 녀석은 어떻게 된 일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 녀석은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에 프랑스제 구두약의 효과는 그다지 오래 가지 못했다. 리젯이 다음 번에 구두를 닦고 있을 때도 녀석은 옆에 와서 그 이상한 냄새를 맡고는 또 발라 달라고 양쪽 발을 내밀었다. 구두약을 다 바를 때까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걸 보면, 아마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 뒤로 녀석은 리젯이 구두를 닦을 때마다 옆에 와서 발을 내밀고 아침 단장을 받았다. --- pp.47-48

정적이 흘렀다. 그때 뭔가가 돌진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누군가가 곰을 공격한 것이다. 회색이였다. 회색이는 온 힘을 다해 송곳니로 곰의 몸을 마구마구 베어 댔다. 곰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회색이가 놈의 뒷발을 물고 아작아작 물어뜯으며 잡아당겼다. 거푸미가 뒤쪽에서 놈을 들어 던진 후 송곳니로 공격했다. 곰은 완전히 나가떨어졌다! 오! 숲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전쟁의 폭풍이! 멧돼지 두 마리의 무지막지한 송곳니 공격을 받은 곰은 고통에 찬 신음 소리를 내지르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반쯤 목이 막힌 상태에서 나오는 으르렁거림, 힘은 없지만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는 발버둥, 분수처럼 쏟아지는 피, 헐떡거림, 도망치기 위한 마지막 저항, 살이 베어지고 찢어지는 소리, 절망스러운 울부짖음. 악마처럼 두 마리 멧돼지가 계속해서 곰의 몸을 찢고 물고 베어냈다. --- pp.113-114

9권 표범을 사랑한 군인

그녀는 한때 오랫동안 내가 꿈에 그리던 공주였다. 그리고 그 후로는 내 꿈을 어지럽혔다. 그런데 불그스름한 금빛 털과 금빛이 도는 붉은 눈을 가진 이 아름다운 맹수를 앞에 두고 보자니 오래전의 그 슬픈 사랑이 내 가슴을 치는 것이었다. 아직도 죽지 않은 내 옛 사랑이.
표범은 그 보석 같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공격할 뜻은 비치지 않았다. 이해하려는 마음과 사랑이 보였다. 나는 숨이 막혔다. 나도 모르게 소리가 입을 새어 나왔다. “미뇬느(내 사랑)!”
표범이 내 말을 알아들었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내 목소리가 다정하게 느껴졌는지 내 오두막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그리고 고양이처럼 사랑스럽게 등과 목을 내 무릎에 마구 비벼댔다. 나는 총을 내려놓고 표범의 머리와 목과 등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무슨 전기 충격이라도 받은 듯 몸을 부르르 떨며 내 손에 대고 몸을 비볐다. 그러고는 낮게, 아주 길게 그르렁 소리를 냈다. 그것은 고양이과 동물의 세계에서는 사랑 뜻하는 소리였다. “사랑해. 당신의 사랑이 필요해.” --- p.348

무리는 빨리 다가왔다. 보아하니 그들은 내 빨간 깃발을 알아본 것 같았다. 그들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 보니 내가 잘 아는 프랑스 군복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천천히 걸어와서 깃발을 자세히 살피더니 적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듯 이 움푹한 지대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내 영혼은 불을 붙인 듯했다. 나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걸어나갔다. 그러나 순간 나는 미뇬느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녀는 화가 잔뜩 난 악마처럼 가운데 서 있었다. 송곳니가 번뜩이
면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슴속에 터져나오는 천둥 같은 으르렁 소리 때문에 몸이 떨렸다. 나는 지나쳐 가려고 했다. 그녀는 뒷발로 일어서더니 앞발을 내 어깨에 하나씩 얹었다. 그녀의 불타는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나는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질투에 넋이 나간 한 여인의 눈빛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손으로 내 얼굴을 후려쳤다. 매정한 손길에 내 얼굴은 피가 흘렀다. 나는 총을 그녀 가슴에 겨누었다. 그리고 당겼다.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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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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