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8년 03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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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28쪽 | 624g | 148*210*35mm |
ISBN13 | 9788991684461 |
ISBN10 | 8991684467 |
발행일 | 2008년 03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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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28쪽 | 624g | 148*210*35mm |
ISBN13 | 9788991684461 |
ISBN10 | 8991684467 |
PART 2 계획 선물 _케이시 한16 보험 _케이시 한17 여권 _리아 조3 환대 _케이시 한18 PART 3 은혜 목적 _엘라 심9 증기 _리아 조4 디자인 _케이시 한19 값 _케이시 한20 블랙아웃 _리아 조5 모델 _엘라 심10 가위 _케이시 한21 복귀 _케이시 한22 솔기 _리아 조6 조정 _엘라 심11 시침질 _리아 조7 안감 _리아 조8 선물 _엘라 심12 왕관 _케이시 한23 스케치 _케이시 한24 옮긴이의 글 아메리칸 드림의 진상 해설 ‘해외 동포 700만 명, 국내 외국인 100만 명’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필독서 |
누군가는 이민을 나무를 뿌리채 뽑아 전과는 전혀 다른 토양에 옮겨심어 놓은 것과도 같다고 했다.지금껏 아무런 저항 없이 뿌리를 내리고 조용하게 살았던 나무의 일상이, 뿌리가 뽑혀 전혀 다른 땅에 옮겨심어지게 된다면, 그 나무에게는 과연 어떤 일이 생길까?
대충 생각해봐도 그 나무의 앞날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란 건 자명하다. 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풍토병을 앓아 죽어버릴 수도 있고, 전과는 전혀다른 토양의 영양분을 받아 들이며 잔병을 앓을 것이다.
이민자의 삶 또한 이 나무와 같을 것이다. 지금껏 자신이, 아니 자신을 비롯한 그의 가족과 조상이 몇 백년간 살아온 문화에서 벗어나 살색도 눈동자 색도, 코 높이도 너무 다른 그네들과 부딪히며 살아간다는 것은 엄청난 각오를 하지 않고는 감히 실행에 옮길 수 없는 큰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곳곳에 "해외교포"라는 이름을 가진, 그 엄청난 일을 실행해 낸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 중의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갔고, 최초의 이민자가 한국땅과 태평양을 건너 미국땅을 밟은 지도 벌써 백년이 훨씬 넘었다.
그리고 "미국교포"들은 1세대, 2세대를 지나 몇 세대를 이루고 미국땅에서 노랗고 납작한 얼굴을 가진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그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조금은 먹고 살기가 수월해진 요즘, 우리는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벽안의 미국인들에게 있어 한국인은 성실하고 얌전하며 근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는 곧 한국인은 돈만 밝히고 수동적이라는 평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평가 속에서 마치 물위에 뜬 기름처럼 미국땅에 억지로 뿌리를 내리고 살았던 그 많은 교포 중 하나인 이민진이 바로 자신을 비롯한 한국계 미국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써냈다.
명문대를 나왔지만 세탁소를 하며 늘 풍족하지 못한 집안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케이시, 비록 어머니는 어린시절 잃어 아버지 손에 자랐지만 언제나 따뜻한 마음을 잃지않는 부잣집 아가씨 엘라, mit를 다니는 케이시의 동생 티나, 그리고 어린 나이에 나이많은 남자의 후처로 들어가 평생을 인내하고 숨죽이며 살아온 리아. 이들은 모두 자라난 환경, 나이, 성격이 다르지만 미국이란 땅에서 살아가는 한국계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리고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을 통해 우리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고,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교포들, 교포여성들의 삶을 알아갈 수 있다.
모든 사교활동이 교회를 통해 이루어지는 미국 교민 사회에서 그들은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절대 용납되지 않을 무례함도 한국계이기에 용서가 된다. 이렇게 미국에서 살며 영어를 쓰지만 한국의 정서가 바닥에 가득 자리잡은 그네들의 사회에서, 스스로를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교포 젊은이들은 혼란을 겪게된다.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한국식의 보수적인 잣대, 그 잣대는 여성들들에게 더 가혹하고 철저하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은 이렇게 스스로가 말도 않된다고 생각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순종하는 삶을 살다 말도 못할 배신에 자살기도를 감행했던 엘라, 결혼까지 생각했던 약혼자의 배신과 애인의 도박중독으로 괴로워하던 케이시, 가족의 촉망을 받으며 바른길을 간다고 생각한 티나, 남편을 배신하고 죄를 지었다며 자책하는 리아. 너무나도 다른 그녀들이기에 그녀들에게 다가온 위기와 갈등또한 제각각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스스로 혹은 타인의 배려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사랑을 쟁취한다.
바다를 건너간 유자가 탱자가 된 것처럼, 뿌리를 옮겨간 나무는 몇차례 극심한 몸살을 겪고 그 중 몇번은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후 다시 건강하게 자라난다. 그 나무처럼 백여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터를 잡고사는 한인들도 각기 자기만의 고통과 몸살을 겪고, 그 안에서 당당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사랑에 믿고 사랑을 할 수 있게 된 엘라처럼, 돈과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가려고 마음먹은 케이시처럼... 미국에 사는 한국계여성들이여, 브라보!
# 보이지 않는 층이 존재하는 미국에서 좌절하는 한국계 미국인의 삶.
프린스턴 대학을 나왔지만, 일년간의 유예를 통예 좋은 대학에 갈 기회와 대출을 받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는 자격을 놓친 케이시 한은, 월 스트리트의 영업보조로서 2년 반을 일하면서, 영우를 만난다. 한 번의 결혼의 실패로 인해 결혼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애널리스트 영우와 동거하게 되고, 장기투자를 믿었던 영우는 투기와 단기이익에 급급하는 회사와 대립하다 결국 사표를 쓰게 된다. 아내와 이혼하면서 생긴 도박은 점점 거세지지만 케이시는 확실하게 도박으로 무너지는 그의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 다니던 영업보조를 그만두고, 경영대학원에 다니면서 인턴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도와준 상사였던 휴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된다. 그 사실을 영우에게 고백하고 둘을 결별하게 되고, 영우는 밀린 빚과 도박으로 돈을 다 날려버리고, 집에서까지 쫓겨나게 된다. 사촌 동생인 엘라 심에게 잠시 의지하게 된다.
남편 테드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엘라 심은 이혼을 결심하고, 자신의 전 상사인 데이비드의 보살핌에 사랑을 느낀다. 첫 사랑만이 진실하다고 믿었던 마음은 데이비드의 정성에 조금씩 무너져가고 자신의 컴플렉스를 고백해가면서, 둘은 더욱 더 깊은 관계에 빠지게 된다. 딸의 공동양육권을
주장하는 테드의 주장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변호사를 통해 대항하게 된다.
케이시의 엄마인 리아 조는 교회에서 성가대 노래를 부를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가수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적극 지지해주는 찰스 홍에게 데이트강간을 당하게 되는데, 그의 남편인 조셉은 아내가 둘째 아이 출산이후 정관수술을 통해 임신을 막아두었다. 빈혈기운으로 쓰려진 그녀는 병원에서 자연유산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고, 케이시는 그 사실을 알고, 찰스 홍을 찾아가는데...
# 재능만으로 꿈꾸기 힘든 아메리칸 드림.
명문 대학에서 바닥의 삶으로 떨어지고, 비서와 다른 없는 영업보조일을 견뎌내면서, 케이시는 자신이 다녔던 학교의 네임 브랜드에 대해 절감하게 된다. 아무리 재능이 있더라도, 그가 다니던 학교와 인맥의 추천서가 면접과 채용에 중요시 되는 미국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큰 인맥을 가지지 못했던 그녀가 대학을 다니면서 부잣집 아이들과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으며 느꼈을 컴플렉스와 성공과 명예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부모의 끊이지 않는 기대. 성공해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 압박을 가하는 부모의 기대가 자식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기여입학제가 추천서 제도가 자리잡은 공간 내에서는 자신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할까. 화려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아메리칸 드림의 뒤에 스며있는 깊고 깊은 어둠의 그늘을 보았다고 할까. 밝고 화려함이 강할수록, 어둠의 골도 깊어 보였다. 돈 많고, 명성있는 아이들처럼 성공에 매이지 않겠다고 도전하지만, 늘어나는 빚과 영업보조를 통해, 자신의 좋은 기회를 받았음을 자각하게 되고, 그 자각은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음을 생각해 보게 한다.
대학에 들어가는 높은 대출금을 갚아나가기 위해 쉬지않고 일을 찾아야만 하는 케이시의 모습은 딱해 보이기까지 했다.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한국가정의 모습은 케이시의 부모님 조셉과 리아 조를 통해 생생하게 드러난다. 아내의 부정을 믿고 싶지 않은, 아니 믿을 수 없는 조셉의 표정! 인간이 가장 떠올리기 싫은 일은 최악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었던 대상의 부정을 직면하게 되는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이와 케이시의 결별, 케이시가 결국 휴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테드와 엘라의 이별 등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생겨날 수 있는 문화적 차이, 개인의 품성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까지,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게 했다.
가난하지만 재능이 넘치고 자신의 꿈을 이뤄가려는 자신만만한 케이시, 하지만 이성과의 관계에서는 어머니와 비슷한 모습과 부유하고, 사랑스럽고 보수적이며 정이 많은 엘라, 하지만 주변에 믿을만한 친구가 없는 두 여인의 모습은 1.5 세대들이 갈 수 있는 대립적인 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한다.
도움을 받게 되면, 그만큼 의존하게 된다며 독립을 택한 케이시, 많이 후회하고, 좋았던 제안을 놓쳤다는 것을 뒤늦게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녀가 현실에 굴하지 않고 도전해 가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당당하였기에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조셉에게서 멋진 모자를 선물 받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에 상처받으면서도 끝까지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엘라, 그리고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 죽음까지 생각할 만큼 절박하지만, 결국 사람은 살아가면서 극복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미국 내 한인이 살아가는 모습, 성공에 대한 열망, 미국의 인사제도와 사랑 , 보이지 않는 벽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한국 내 코시안 또는 혼혈인들도 보이지 않는 벽에 힘들어하고 있는 건 아닐까? 겉모습에 상관없이, 한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다면 동등하게 대해주는 것이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일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모습의 차이를 감정적 차이, 편견으로 꺼리는 마음을 없애는 이가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해 질거라 믿는다.
<Native Speaker> 이후 깔끔하고 재밌는 한국계 미국 작가의 책을 읽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