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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유럽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유럽의 골목을 걷고 싶다

박신형 | 알비 | 2016년 07월 0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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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7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89g | 148*210*30mm
ISBN13 9791186173305
ISBN10 1186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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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나이가 들고 주름이 생기고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더라도, 나와 한평생 함께한 사람과 지금보다 더 느린 걸음과 보폭으로 여유롭게 유럽의 예쁜 골목을 걷고 싶다. 지금보다 더 거칠고 주름도 많아진 손이겠지만, 오랜 시간 익숙해져 내 손에 꼭 맞는 그이의 든든한 손을 잡고 그렇게 걷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도 나와 그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며 사진 한 장 찍어준다면, 아아, 그보다 더 로맨틱 한 일이 있을까.
‘서로 다른 우리가 사랑하는 방법’ 중에서

‘립스틱’이라고 불리는 Lilla Bommen Tower. 높은 건물이 별로 없는 예테보리에서 도시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거의 유일하게 우뚝 솟은 빨간 건물이다. 그래서 별명이 립스틱! 때마침 아무도 없었던 덕에 빛이 가득 들어오는 유리창으로 뒤덮인 이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특별한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작게만 보이는 다른 사람들을 하염없이 구경하며 마음껏 멍 때려도 괜찮았던 시간이었다는 사소하고도 별거 아닌 점들에 둘러싸여 있었을 뿐. 그렇게 스웨덴의 우뚝 솟아있는 빨간 건물 꼭대기에서, 나는, 자유로웠다.
‘나는, 자유로웠다’ 중에서

나에게 프라하는 살고 싶은 곳, 살아보고 싶은 곳이다. 서유럽보다 사람들의 친근함이 더욱 느껴지는 곳. 구석구석 아주 작은 구멍가게들도 참 정감 가고, 주황색 지붕들, 거리의 돌길,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야경 그리고 끝내주는 흑맥주까지. 그저 여행 가서 며칠 지내다 오는 곳이 아닌 창틀에 걸린 빨래들같이 사람 사는 냄새를 맡으며 부대끼며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도시. 무척이나 마음 가는 프라하에서 일상을 살아가다 프라하의 찬란하고도 자유로운 봄을 맞는다면, 아아, 더 바랄 것도 없겠다. 이름마저도 참 예쁜 Praha.
‘무지개를 마주하며’ 중에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 ‘고흐 마을’이라는 애칭답게 마을 곳곳에 작품과 연관된 장소에 고흐의 그림이 팻말처럼 걸려 있어 보물찾기하듯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상냥함이 감동을 주었다. 고흐는 죽기 전 두 달 동안 머물렀던 오베르에서만 80여 작품을 그려냈다고 하니 이 마을에 대한 사랑이 참 지극했다고 말할 수밖에…. 대도시보다 훨씬 한적한 그곳을 거닐며 느긋하게 그 소박한 일상들과 풍경들을 하나하나 내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 여행 책자와 블로그를 뒤져 가야 할 곳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내 발걸음이 닿는 대로 걸어도 마을을 다 담을 수 있기에 그 작은 마을과 마음으로 친해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어쩌다 우연히 그곳의 소식이나 사진을 보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것.
‘반짝반짝하게 걸어야가지’ 중에서
_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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