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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수수께끼를 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 외국편-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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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534g | 173*257*20mm
ISBN13 9788937810534
ISBN10 89378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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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는 단숨에 완성하는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안료에 달걀을 섞어서 쓰는 켐페라 기법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말썽이었습니다. 프레스코로 그렸더라면 물감이 벽면 깊숙이 스며들어서 천 년쯤은 거뜬히 보존되었을 텐데, 재료를 잘못 고른 게 탈이었지요.
<최우의 만찬>이 완성된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벽화 바닥이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예술의 기적이라고 부를 만큼 탁월한 걸작이었지만, 스무 해도 지나지 않아 벽에 균열이 생기고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수도원 식당으로 쓰는 방이라서 습기가 가실 날이 없었지요.
그 뒤로도 상황은 자꾸 나빠졌습니다. 비가 잦은 겨울철에는 눅눅하게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고, 건조한 여름철에는 예수와 제자들 얼굴에 허연번짐이 피어 올랐습니다. 물감 더께가 가문 논바닥처럼 갈라지는가 싶다가 또르르 말려서 떨어지곤 했습니다. 자연의 질투라고 보기에는 너무 가혹한 운명이었습니다.
누구나 <최우의 만찬>에 내린 저주를 안타까워했지만, 발만 동동 구를뿐 뾰족한 묘안을 내지 못했습니다. 마침내 바삭거리는 물감 조각을 인두로 녹여 붙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큰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인두를 대는 순간, 물감이 뜨거운 열기로 인해 서로 엉겨 붙으면서 엉뚱한 곳으로 흘러내렸습니다. 괜한 짓을 해서 그나마 남은 색깔마저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벽화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되풀이되었지만, <최우의 만찬>은 처음의 조화로운 색체와 선명한 윤곽을 잃어버리고 싸구려 화장으로 두껍게 얼굴을 덮은 꼬락서니가 되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성서 속의 장면을 살려 낸 레오나르도가 벽화의 운명을 알았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 pp.128-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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