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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열매를 매단 나무는 뿌리로 꿈을 꾼다

잠의 열매를 매단 나무는 뿌리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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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7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71g | 134*195*20mm
ISBN13 9788982815423
ISBN10 898281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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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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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유토피아나, 위대한 사회를 살기에 걸맞도록 사람을 지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끝없이 투쟁하도록 지은 것일 것이라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사람을 그렇게 설계하기 위해, 신은 뭘 끙끙대고 고심했어야 할 필요도 없었음이 분명한게, 그가 사람의 코에다 '숨'을, 또는 그의 '뜻'을 불어넣고 있었을 때, 그 '뜻'을 '욕망'의 모양으로 슬쩍 바꿔놓기만 했으면 되었을 것이다. (사람들로부터, 밑에 구멍 뚫린, 저 '욕망'의 주머니를 뽑아내보라, 그러면 유토피아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알게 될 것을,....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인세의 종말이기도 할라.)
--- p.15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빙충맞은 소리를 했던(그것이 빙충맞을 소리가 아니면 뭣이겠는가. 인용된(번역된) 대로 따진다면, '생각'하기나 '존재'하기에 '앞서' '나'가 있었으며,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존재한다'고 고쳐 말한다면, 생략된 주어 때문에, '누가'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까닭에 주어를 세우기로 하면, 처음 말하던 그 모순 당착에 다시 떨어지고 마는 비극이 있다. 언어란 개좆같이 빙충맞은 것이구나, 오줌을 누려고 한 다리를 쳐들기로 하면, 태어날 때 세 다리의 개는 없으니, 의젓해서 신사 같으나 개는 아니며, 다리를 쳐들지 않으면 개 같아도 오줌이 다리를 적신다), 어떤 선노의 이 늙은 사미는, 생각이 이만쯤에 이르렀을 때, 이를 간다고 부드득부드득 갈았는데, 이빨이 없는 잇몸들끼리 부딪치는 데서는 얄궂은 소리가 나고, 거품이 일었다. 하여튼지 간에 생각하고 있는 이상 늙은네는 살아 있다. 그리고 살기는 빙충맞게라도 이어진다.
---pp. 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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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은 박상륭 문학에서 밖으로 나오는 문이자, 다시 박상륭 문학의 처음으로 들어가는 문이기도 하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그의 문학의 영토와 시간대는 웅장하고 또 웅숭깊다. 기독교에서 티벳 불교까지, 신화에서 서구 문명의 최근까지를 가로지르며 몸과 말, 말과 맘(마음)을 아우르는 그의 문학의 고고학은 고현학과 겹쳐져 있다.

'연구'와 '어론'이 '법'으로 빛나고 있으니, 종교 사상 예술 문학을 뛰어넘은 전혀 새로운 사유와 언어의 향연이 여기 있다. 뛰어난 작가는 평생 한(一/大) 작품을 쓰거니와, 그 작품은 우주를 앓으면서, 우주의 앓음다움(아름다움)을 탄생시킨다. 우주적 방언으로 방언들의 우주를 뒤엎으며 새로운 우주를 짓는 것이다.
--- 이문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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