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미국인들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자인 동시에 민주주의자들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정치 풍토이다. 하지만 두 가지 속성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지 못한 탓에 화폐제도 또는 중앙은행제도가 자주 그리고 급격하게 바뀌어온 것이다. --- pp.7~8, 프롤로그 중에서
자본주의 캠프 선봉에는 해밀턴이 있었고, 민주주의 캠프 선봉에는 제퍼슨이 있었다. 해밀턴이 이끄는 연방주의자들은 강력한 중앙정부를 지지했으며, 특히 금융과 상업 활동에서 정부의 개입을 강조했다. 지역적으로는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방을 기반으로 했다. 반면 제퍼슨이 이끄는 공화주의자들은 연방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지지했고 이들의 지역기반은 남부였다. --- p.92, 2장 “비들, 중앙은행과 함께 사러지다”중에서
“우리 미국은행 임직원들은 정치에 초연해야 합니다. 영국의 정치가가 말했듯이 돈은 토리당 것도 아니요, 휘그당 것도 아닙니다. 우리 미국에서는 미국은행이 잭슨 대통령 것도 아니요, 애덤스 대통령 것도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은행은 은행일 뿐입니다.” --- p.118, 2장 “비들, 중앙은행과 함께 사러지다”중에서
비들이 그토록 저항하고 잭슨이 그토록 쟁취하고 싶었던 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일반 서민들이 은행을 지배하고 통화 공급의 결정권을 쥐는‘민주적인 화폐경제’였다. 하지만 현실은 잭슨의 생각과는 반대로, 소수의 자본가들이 돈줄을 잡고 더욱 좌지우지하는 쪽으로 전개되었다. --- p.160, 2장 “비들, 중앙은행과 함께 사러지다”중에서
“지금 우리가 겪는 금융공황은 순전히 은행을 타도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잭슨의 무모함과, 지폐를 백안시하고 주화만 돈이라고 생각하는 민주당의 무지 때문이다. 이 금융공황에서 가장 타격을 입는 사람들은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이다.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잭슨에게 표를 던진 손가락을 잘라야 할 것이다.” --- p.162, 2장 “비들, 중앙은행과 함께 사러지다”중에서
권력자와 대중 모두의 욕망을 거스르면서 ‘시대와의 불화’를 각오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무간도無間道’ 신세는 타고난 운명이다. --- p.162, 2장 <해설자 노트> 중에서
“적어도 우리는 전쟁터에서 북군에게 패하지는 않았다. 우리 군대를 거꾸러뜨린 것은 다름 아닌 제이 쿡이다”남군의 한 장군은 이렇게 말하며 남부가 그에 필적할 금융 천재를 갖지 못했던 것을 통탄했다.
3장 “쿡, 최고의 프라이머리 딜러가 되다”중에서(P.226)
굴드는 주식을 가지고 싸우는 투기는 이제 시시하다고 생각하고 흥미를 잃었다. 더 위험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진짜 짜릿한 사냥감이 필요했다. 굴드 일행이 찾아낸 먹잇감은 바로 미국의 화폐경제 전체였다! --- p.243, 4장 “굴드, 금의 독식을 꿈꾸다”중에서
“...외적의 침범이나 내란을 겪지 않았는데도 사회가 붕괴하는 조짐을 보였던 1894년 초 미국의 상황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었다. 인간의 가치가 그토록 당에 떨어졌던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연방정부가 그토록 무능하고 무력하게 보인 적도 처음이었다.” --- pp.299~300, 5장 “모건, 마침내 중앙은행이 되다”중에서
J.P.모건은 미국 금융사상 가장 긴박한 문제를 가지고 대통령과 회의하면서도, 그리고 대통령이 엄청난 부담을 주는 순간에도 시가 한 대를 태울 배짱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금융시스템을 구원하라는 지상 최대의 명령이 그의 어개 위에 얹어진 그 중요한 회의는 그가 미처 시가에 불을 붙이기도 전에 끝나버렸다. --- pp.320~321, 5장 “모건, 마침내 중앙은행이 되다”중에서
통화 공급의 무절제한 확대를 멈추지 않는 바람에 결국 1970년대 초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은 ‘닉슨독트린Nixon Doctrine'을 발표하였다. 이 독트린은 국제적으로 달러화의 금태환을 포기한다는 선언이었다. 이 독트린을 통해 결국 그 옛날 민주당 브라이언이 그토록 꿈꾸어왔던 자유로운 화폐 발행의 터전이 비로소 완벽하게 마련되었다. 역사상 누구보다도 보수적이었던 공화당 대통령이 역사상 누구보다도 진보적이었던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소원을 들어주었으니 이 얼마나 기막힌 역설인가!
--- p.369, 에필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