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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2권 ]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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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474g | 120*188*30mm
ISBN13 9788987527529
ISBN10 8987527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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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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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를수록 공공연히 자행되는 고문과 학살은 끔찍해졌다. 정사용은 공산주의에 대해 처음으로 의혹이 자라나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런 짓을 일삼는 자들을 동지로 여기면서 지난 2년 동안 젊음을 불사른 자신을 향해 의문이 쏟아졌다. 특히나 아버지에게 준 고통과 어머니에게 준 슬픔을 생각하니 무슨 답을 해야 할지 가슴이 꽉 막혀버렸다.--- p.6-17

모든 대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형이 준비되어 있었다. 열다섯 살이나 되었을까. 어린 소년병은 분대장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어머니를 불러댔다. 분대장의 장총이 불을 뿜었다. 총알이 소년병의 이마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거의 동시에 소년은 옆으로 쓰러졌다. 하늘을 향해 쓰러진 소년병의 얼굴은 놀랍게도 매우 평온했다. 마치 모든 수난이 끝나서 홀가분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p.24

“(……) 스탈린 보아라. ……세상 쓴맛 단맛 다 본 네가 어찌하여 일주일이면 끝내겠다는 애송이 말을 믿고 이런 큰일을 저질렀니? 부디 부탁이니, 앞으로는 뚱뚱한 동양 사람 말은 믿지 않도록 해라. 그리고 이왕 싸움을 걸었으면 쌕쌕이라도 몇 대 보내줘야지. ……크렘린 궁에 처박혀 있으면 어떡하니? 네 마음도 알 만은 하다. 미국놈들한테 워낙 겁이 난 모양인데, 그럴 거면 이 미친놈아! 애초에 싸움은 왜 걸었니? 삼총사로부터.”--- p.69-70

그는 문득 새로운 이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순간 그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새로운 이념을 찾은 것이다. 최영실이 바로 그의 새로운 이념이었다. 정사용은 그녀만 얻으면 자신의 헛된
과거를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p.112

지금에 와서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이 내무서에서 당한 육체적·정신적인 학대가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송두리째 바친 그의 젊음도 부족해 아버지마저 앗아간 셈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남한에 있는 친척들마저 그들의 도구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무런 대책이 없지 않은가. 그들이 아내와 딸을 볼모로 잡고 있는 이상은.
--- p.149
김경철은 정보부 건물 정문을 나서며 매우 착잡한 심정이었다. 정사용이 어떤 이유든 자살할 사람이라고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수 후 북한 정보기관의 끄나풀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더더구나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일단 정사용의 부인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택시를 타고 정사용의 집으로 향했다. 자수 후 정착에 성공하고 자식까지 두게 된 그의 느닷없는 죽음이 절대로 간단치 않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p.26-27

사실 그는 너무나 오랫동안 사랑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 누군가 짧은 기간이나마 그를 사랑한다면 자신도 온 마음을 바쳐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사랑의 불씨를 찾아 활활 타는 자신의 열정을 증명하고 싶었다. 김경철은 자신을 단지 타고 남은 잿더미 정도로 생각하는 아내에게 그것을 보이고 싶었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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