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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면 알게 되는 것들

받아들이면 알게 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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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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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10g | 150*210*20mm
ISBN13 9791160020199
ISBN10 116002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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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황선미
중앙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남서침례신학대학원(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결혼과 가족상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 양재동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기독교 상담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의미 있는 삶, 성장을 좋아해 다양한 연령·인종·문화를 가진 내담자들을 만나며 오로지 상담학이라는 한 우물을 깊고 넓게 파고 있다. 전문적이면서도 실생활과 격리되지 않는 실용적인 상담으로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소명으로 삼고 있다. 저서로는 『감정이 있으니까 사람이다』가 있다.
블로그 : gokokom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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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운명이라고 부르는 삶의 패턴은 대부분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되풀이하는 항상성의 결과다. 이혼 후 다시는 전 남편과 같은 사람을 만나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정신 차려 보니 겉모습만 다르지 속은 똑같은 놈이었다는 한탄도 본인이 만드는 삶의 패턴인 경우가 많다. 변하고 싶지만 또 막상 변하고 싶지 않은 이 모순된 심정은 모든 사람들이 가진 공통된 고민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유연성이 떨어진다. 가든 서든 상황을 둘러보고 주변 반응도 물어가며 결정할 수도 있는데, 자신이 살아온 방식만을 고집해 그대로만 산다면 그 사람의 삶은 경직될 수밖에 없다.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으니 그만큼 위협요소가 많지만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른다. 오히려 이제껏 자신을 지키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라고 인식한다. 우리는 자신이 만드는 삶의 패턴 자체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삶을 유연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당신은 주로 가는 사람인가, 서는 사람인가?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당신은 “고!”를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스톱!”을 외치는 사람인가? 이 책에서는 이제부터 고 유형의 사람들을 고군분투형, 스톱 유형의 사람들을 포기형이라 부를 것이다. --- pp.23~24

완벽주의자들에게 평범은 곧 실패다. 사소한 실수도 오점으로 인지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하기 때문에 완벽주의가 깊을수록 시작은 있으나 결과가 없어 허망하다. 사실 우리 모두는 완벽함을 꿈꾼다. 완벽한 직업과 직장, 완벽한 배우자와 결혼생활, 완벽한 세계와 인생, 그 속에서 완벽하게 행복한 나의 모습을 그린다. 그러나 이렇게 짜릿한 완벽함의 출발은 내 마음이다. 완벽함의 기준도 결과도 매우 주관적이라는 허점이 완벽주의를 허무하게 만든다. 장인정신을 생각해보자. 아름다운 작품 하나를 위해 나머지 그릇을 모두 깨버리는 도공은 사실 완벽주의자다. 하지만 누구도 그를 병리적이라며 탓하지 않는다. 스툽은 그 차이를 “탁월성의 추구”로 본다. 그는 탁월함에서 병리적 완벽주의로 옮겨가는 것은 “아주 미묘한 차이”라고 한다. 물론 결과의 차이는 크다. 탁월함의 추구는 스스로를 연마하는 수행의 과정이지만 병리적 완벽주의는 강박적으로 자신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 p.34

다행히도 받아들임은 가야 할 방향이고 목적이지만 지금 이루어야 할 상태는 아니다. 만약 내가 어제보다 오늘 더 낫다면 ‘우리는 최고로 잘 살고 있다.’라고 자부할 수 있다. 적어도 로저스의 힘을 빌렸을 때는 그렇다. 우리의 눈이 내 삶의 자잘한 ‘과정’들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면 지금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덜어질 것이다. 우리는 가끔 이렇게 아쉬워한다. ‘적어도 서른이 되기 전에는 결혼을 할 줄 알았고, 적어도 마흔이 되기 전에는 무언가가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적어도 상담을 반년 정도 했을 때는 내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나 역시 적어도 박사 과정이 끝나갈 무렵에는 내가 공부하는 분야에서 만큼은 무언가를 제대로 알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는 기대일 뿐이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농담처럼 안 그래도 모르던 것들은 더 몰라 문외한이 되어가고, 안다고 자부했던 것들마저도 불확실해져 ‘내가 제대로 알려면 한참은 멀었구나.’라는 한탄만 쌓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저스의 힘을 빌린다. 적어도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와 다르며, 무언가를 알아가는 과정에 힘을 쏟고 있다면 우리는 진짜로 인생을 받아들이며 살고 있는 거라고 말이다. --- p.78

나를 자아라고 본다면 일상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너무도 피곤한 직장인인 ‘나’는 오늘도 아침마다 잠과의 사투를 벌인다. 아프다고 할까, 반차를 쓸까, 이참에 직장을 때려 칠까. 잠을 원하는 원초아의 손을 들어주면 오늘 하루 달콤한 일탈을 경험하겠지만 ‘내가 어떻게 들어간 직장인데, 그나마 꼬박꼬박 월급 주는 곳마저 없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나…’ 하며 현실을 살펴보니 어느새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있다. 자아로서의 ‘나’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일탈과 현실의 간극 속에서 갈등한다. 그런데 더 큰 딜레마는 아무리 노력해도 인생의 딜레마를 없앨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어느 날 아침 원초아가 승리를 해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갈등이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몸은 편하나 이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나 싶어 반나절도 되지 않아 후회할 게 뻔하다.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갈등의 요소가 외부에 있지 않고 내 속에 있기 때문이다. --- p.88

‘나’에 대한 모순들이 오늘도 우리가 자신을 상대로 싸우도록 만든다. 싸움 중 가장 지독하고도 외로운 싸움은 열등감이다. 열등감이 한 번 똬리를 틀기 시작하면 어떠한 칭찬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흔히 열등감의 반대를 우월감이라고 여기는데 그렇지 않다. 열등감의 반대는 자기만족이다. 생각해보자. 나 스스로가 괜찮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타인에게 무언가를 증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저 내 할 일을 묵묵히 할 뿐이다. 그런데 오늘 입고 나온 옷차림이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우리는 친구에게 묻기 시작한다. “나 괜찮아? 이 옷, 구두와 너무 안 어울리지 않아?” 상대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계속 묻는다. “아니야, 다시 한 번 살펴봐봐. 안 어울리지?” ‘답정너’라는 유행어를 알 것이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의 약자다. 마음속에 열등감이 똬리를 틀면 이 웃기는 유행어 같은 일이 벌어진다. 이미 스스로 괜찮지 않는 이미지가 내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상대의 반응은 그저 나의 믿음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아무리 괜찮다는 말을 들어도 내가 괜찮다는 증거자료가 되지 않는다. --- pp.101~102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늘 시간이 부족하다. 워킹맘을 생각해보자. 밖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자마자 집에 와서 밥을 앉히고 청소를 하지만 늘 시간이 부족하다. 밥 한 공기를 열심히 먹으면 밥이 줄어드는 물리 법칙과는 정반대다. 밥을 먹으면 먹을수록 밥이 늘어난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이구, 밥을 참 잘 먹네.” 하며 다시 퍼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일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빠르게 일 처리를 하면 업무의 양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어이구, 일 참 잘하네.” 하며 누군가가 일을 얹어주기 때문이다. 주변의 칭찬과 인정도 더욱 열심히 하게 하는 데 한몫한다. 주위의 기대치가 높아지니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박차를 가한다. 열심의 고리는 어느 날 나의 몸과 마음이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계속된다. 한계를 넘어 가동해온 몸과 마음은 언젠가 지치게 되어 있다. 이때 마음에 무엇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억울할 수도, 공허할 수도,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는 지친다. --- p.117

예민함은 사소한 대상의 사소한 특징에 사소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사소한 능력은 축복일 수도 저주일 수도 있다. 예민한 사람들은 시선을 통해, 청각을 통해, 생각을 통해, 몸짓을 통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을 자에 비유한다면 눈금이 매우 작은 자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A la recherche du temps perdu)』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도대체 이렇게 강박적일 만큼 섬세하고, 분열적일 만큼 창의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이 소설은 지식을 전달하지 않는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지를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소설에는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도 별 상관없는 생의 사소한 시선들이 담겨 있다. 이 소설이 시대의 역작으로 남은 이유는 아무나 알아차릴 수 없는 내면의 사소함 때문이다. 신변잡기와도 같은 사소한 시선들은 날카로울 만큼 인간을 관찰하고 내면을 통찰한다. 아마도 프루스트는 초특급으로 예민한 사람이었으리라. --- pp.123~124

살다 보면 신기하게 맞는 말을 하는데도 한마디 한마디가 기분 나쁜 사람이 있다. 당장은 기분이 나빠 싸웠지만, 집에 돌아오며 생각해보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어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반대로 딱히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기분이 나빠서 해주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든 기분 나쁜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은 곧이곧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의사소통을 할 때조차 힘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와 대화를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 대화를 통해 나의 ‘의지’와 ‘영향력’을 관철시키고자 한다. 질문을 하는 순간조차 온몸의 에너지를 동원해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대답해.’라는 분위기를 풍긴다. 이런 긴장된 분위기를 달가워할 사람은 없다. 대화의 내용보다는 긴장이 전달되기 때문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상대는 기분이 나빠진다. 그래서 전달하기 어려운 내용일수록 힘을 빼고 전달할 필요가 있다. 담백한 노래처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만 전달하고, 그 후의 반응은 상대의 영역으로 그대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 p.132

동화는 항상 이런 구조다. 권선징악이어야 말이 된다. 그런데 현실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평생을 착하게 남을 배려하며 살았는데도 어려움이 끊이지 않는다. 어떤 이야기가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까? 리치는 적합함의 법칙을 통해 명확하게 말한다. 권선징악이 더 믿기 쉽다고. 사람들은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현생에서 찾기 힘들다면 전생에서라도 내가 나빴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거라며 굳게 믿는다. 그 결과 피해를 본 마음에는 억울함과 분노에 죄책감이 더해진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다. 타인을 포기한다. 과거에도 누구 하나 나를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며 냉소한다. 그래서 어느 곳에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려고 한다. 머리를 믿는 사람은 완벽하고자 하고, 힘을 믿는 사람은 힘으로 자신을 지킨다. 완벽하고자 하고 힘이 세고자 하는 사람이 사실은 포기하는 사람이라니. 그들이 자신만의 견고한 성을 쌓고 아프지 않은 ‘척’,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척’, 약하지 않은 ‘척’하는 척쟁이들이라는 것을 어느 누가 알까. --- pp.136~137

물론 싫은 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싫은 사람들은 이해도 안 가고 정이 안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살펴보자. 싫은 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특별한 이유도 없이 마음에 걸려 정이 안 가는 경우에는 숨은 대상이 있다. 주로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그렇게도 힘들어했던 어머니, 아버지의 이미지가 오버랩되는 경우다. 또는 마주보고 싶지 않은 자신의 초라한 부분을 상대가 내보이는 경우다. 숨은 대상이 타인이든, 자기 자신이든 그 사람에게 도무지 정이 안 가는 이유는 나의 시간 속에, 나의 공간 속에, 나의 마음속에 있다. 타인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이해도 안 되고, 정도 붙지 않는 자신의 경험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가끔 몸서리쳐지게 자신이 한심한 순간들이 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하루도 가지 않아 라면을 끓이고 있을 때, 매일 약속에 늦어 반성하면서도 또 다시 늦었을 때 우리는 스스로를 책망하지만 그 정도로 몸서리를 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문제임이 분명한데도 다른 사람의 탓을 하고 돌아섰을 때는 어떨까? --- p.150

사람들은 침묵 속에서 많은 메시지를 전한다. 친밀한 사람과 있을 때 침묵은 편안하다. 정보를 탐색하는 질문이 필요 없으니 함께 있는 자체로 충분하다. 서로에게 잘 보이기 위한 노력과 칭찬도 필요하지 않다. 말없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노부부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은 적어도 40여 년 이상 서로를 받아내며 살아온 자들에게 바치는 존경의 감정이다. 반면 침묵은 그 자체만으로도 거절과 비난이 되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침묵하며 암묵적으로 “아니오.”라고 말한다. 상담에서 침묵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상담을 하다 보면 침묵이 오랜 시간 지속될 때가 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침묵을 경험하는 데 사람들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다. 누구는 꼭 내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에 불안해한다. 누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니 편안해한다. 첫 번째 사람은 아마도 살면서 늘 책임감을 떠안고 사는 사람일 테고, 두 번째 사람은 군중 뒤에 숨어 있는 편이 익숙한 사람일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침묵은 서로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 pp.172~173

받아들임은 일종의 삶을 대하는 태도다. 우리는 빨간약과 파란약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우리는 고나 스톱 중에 하나를 외친다. 그 외침이 내 선택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태도, 일의 결과가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닐지라도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자발적인 삶의 태도가 진정한 수용이다. 거듭 말하듯이 진정한 수용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의 선택을 선택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보기 싫은 나의 면면을 나라고 인정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남은 말 그대로 남이기 때문에 나와 다른 욕구와 행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에게는 항상성이 있다. 예를 들어 한 번 고를 외친 사람은 계속해서 고를 외치려고 한다. 한 번 스톱을 외친 사람은 더 좋은 선택을 앞에 두고도 스톱을 외친다. 사람의 인생에서 항상성은 질기고도 질겨서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계속 같은 선택을 하게 한다. 하지만 용기로 항상성을 깰 수 있다. 내가 한 실수에 내 잘못이었노라고 자신을 인정하고, 그런 자신을 너무 가혹하지도 너무 관대하지도 않게 여기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용기 있는 사람이다. --- p.182

여기에 나는 과학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다소 작위적일 수 있는 해석을 보태고자 한다. 어차피 나는 상담학자이기 때문에 시공간의 물리학적 실체보다는 인간에게 미치는 의미에 관심이 있다. 많은 내담자들이 상담실에서 시간과 관련된 말을 한다. “매번 늦어서 죄송해요.”라고 자신이 살아가는 숫자적 시간을 말하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네요.”라며 살아온 역사를 말하기도 한다. 또는 시간이 촉박해서 하게 된 만족스럽지 못한 선택에 “생각할 시간이 좀더 있었으면…” 하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으면 그때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다며 가슴 저민 후회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모두 시간을 말하고 있지만 각자 다른 의미의 시간을 말하고 있다. 모두 시간 속에 살지만 서로 다르게 채색된 시간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지금이 나의 지금과 다르며, 당신의 지금에서는 빛이 이미 벽에 부딪혔지만 나는 아직도 그 빛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그 모든 시간은 당사자의 ‘현재’다. --- p.198

우리는 모두 지금(now)과 여기(here)에 살고 있다.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내 모습은 지금-여기의 삶을 살아가는 ‘나’다. 과거의 불쌍한 나도 아니고 미래에 멋지게 변할 나도 아니다. 또는 과거에 끝내주게 잘나갔던 나도 아니고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한 나도 아니다. 지금-여기의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지금 내 삶을 살아가는 나 자체를 그냥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인정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지금-여기에 살고 있는 내 속에는 과거와 미래의 ‘나’가 동시에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찌질한 나를 부정하면 지금 덜 찌질한 나를 부정하는 꼴이고, 멋지게 될 나 역시 부정하는 꼴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역설이 상담에서 벌어진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내 속에서 소화되기 시작하면 감추고 싶었던 과거의 나를 보여주기가 편하고 정해놓은 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금의 내 모습 역시 편안해진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내가 현재 속에서 조우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이것이 자신과의 진정한 화해다. --- pp.208~209

우리는 그동안 너무도 인간중심적인 사고에 익숙해져왔다. 세상의 중심에 인간을 놓고 왜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지 궁금해한다. 상담학도 마찬가지다. 세계를 받아들이고자 할 때 우리는 세계를 인간에게 받아들여질 만한 형태로 왜곡하고 해석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내담자들에게 ‘너는 네 인생의 주인공이야.’라는 생각만을 강조한다. 주변인은 어디로 간 걸까? 우리 은하에 그저 하나의 점으로만 존재할 가능성은 어디로 간 걸까? 미지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어디로 간 걸까? 우리 은하에서 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금-여기에서 좌표 하나를 찍고 간다. 그 좌표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누구는 큰 점을 찍고 누구는 작은 점을 찍는다. 누구는 빨간 점을 찍고 누구는 파란 점을 찍는다. 좌표는 개인에게는 삶을 관통하는 의미이고 인류에게는 지대한 공헌이다. 그렇지만 누구도 2개의 좌표를 찍지는 못한다. 아무리 획기적인 점일지라도 수많은 점들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주인공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주변인으로 살아간다. 당신과 나, 우리는 모두 그렇다.
--- pp.219~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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