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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테리에

악동 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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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30g | 148*210*20mm
ISBN13 9788959133086
ISBN10 895913308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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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목에 누군가의 숨결이 느껴졌다. 등골이 서늘했다.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놀라게 하려고 귓전에 대고 소리를 쳤다. 동시에 내 책상 위로는 무언가가 날아왔다. 나는 깜짝 놀란 바람에 사인펜을 들고 있다가 눈사람 얼굴에 먹칠을 해버렸다.
테리에는 빈정대는 듯한 미소를 입가에 담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책상에는 밤색으로 색칠한 두 개의 둥그렇고 커다란 스티로폼과 하나의 작고 동그란 스티로폼이 한데 붙어 뒹굴고 있었다. 그것에는 이쑤시개로 만든 두 발과, 검은색 압정으로 만든 두 눈, 그리고 낡은 지퍼로 만든 이빨이 달려 있었다.
“이게 바로 내가 키우는 투견이야.”
테리에가 말했다. 테리에는 개 짖는 소리를 내며 그것을 내 책상 위에서 한 바퀴 돌려 보였다. 그러고는 곧장 자리를 떴다. 테리에가 내 곁에 왔다가 자리를 뜬 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쿠르트, 로게르, 한네 그리고 카리는 그 모습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그들의 얼굴에는 우스워 못 견디겠다는 표정이 스쳐갔다. 입가에는 미소도 번지기 시작했다.
“내가 볼 땐, 아무래도 테리에가 너를 찍은 것 같아.”
쿠르트가 한쪽 입술 끝을 치켜올린 채 미소를 띠며 말했다.
“몸조심 해야겠는걸.”
나는 곁눈질로 테리에를 쳐다보았다. 테리에는 험상궂은 눈으로 나를 되쏘아보며, 스티로폼으로 만든 개를 들어올려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테리에는 나의 스웨터 옷깃을 잡고서 나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나의 뒤통수는 비스듬하게 바닥에 내리꽂혔고, 그는 내 뱃속에 있는 공기를 한 줌도 없이 빼내려는 듯 내 몸 위에 올라앉아 사정없이 짓눌렀다.
“이제부터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거야!”
테리에는 내 옷깃을 쥐고 비틀며 소리를 쳤다. 나는 거의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를 때려눕혀 버릴 거야. 알았지?”
테리에는 더욱 내 숨통을 졸랐다. 불쾌감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기침이 나올 듯 가슴이 답답했지만, 마음껏 기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알아들었냐고!”
테리에가 쉰 목소리로 나를 다그쳤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은 목숨을 건지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테리에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낼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하지만 테리에의 아버지가 오늘 밤 우리 집 전기를 고쳐주기만 한다면 테리에에게 좀더 상냥하게 대해줄 마음도 없지 않다. 적어도 며칠 동안만은 말이다. 어쨌든, 크리스마스 전날까지는 테리에와 무슨 일이 있어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테리에가 내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지고 있으니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어쩌면 크리스마스 이후에도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움에 감사한다는 뜻을 표시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새해가 되면 테리에와 조금씩 거리를 두고 지낼 것이다.
하지만 만약 테리에가 계속 나한테 친절하게 대해준다면, 나는 새해가 시작되더라도 테리에와 조금은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개학 전까지만 말이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오늘 수상한 놈이 우리 반에 전학 왔다.
몸집은 씨름선수처럼 큰 데다, 인상은 투견처럼 험악하기 그지없다.
거기다 진짜 투견을 키우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런데 하필 내 옆자리에 앉다니….
이제 나는 죽.었.다.

짐에게는 우울증을 앓는 엄마가 있다. 하지만 멋지고 든든한 친구들이 있고, 혼자만의 왕국인 바닷가 벙커도 있다. 엄마는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침대에만 누워 있다. 이런 엄마 때문에 집에 있기가 힘들 때면, 짐은 언제나 자기만의 아지트인 바닷가 벙커로 달려간다. 거기서는 좋아하는 레고놀이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놀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짐의 아지트를 점령해버렸다. 거기다 자물쇠까지 채워놓고…. 범인은 바로… 테리에였다.
7학년인 짐의 학교생활은 전학생 테리에가 나타남으로써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전학 온 첫날부터 아이들과 싸움이 붙질 않나, 반 아이들의 말은 들은 척도 안하고, 선생님의 말도 가볍게 무시하는 등 도대체가 말이 통하질 않는다. 게다가 투견 테리어를 진짜로 키우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테리에와 짝이 되어버리다니…. 오로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이 ‘투견’과의 학교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벙커를 되찾기 위한 짐의 눈물겨운 분투기, 투견처럼 미쳐 날뛰는 테리에와의 한판 승부, 믿었던 친구들에 대한 배신,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말 못할 고민과 아픔들이 재미와 감동으로 다가온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악동 테리에』는, 불우한 환경에 놓인 두 소년 짐과 테리에가 서로를 의지해가며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유쾌하고 발랄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그들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지만, 그들은 자신들만의 용기와 순수함으로 용감하게 헤쳐 나갑니다.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단순히 신체적 성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알을 깨는 고통과 같은 커다란 정신적 아픔과 깨달음이 필요합니다. 짐과 테리에 또한 그러한 아픔을 겪으면서 조금씩 세상을 알아갑니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수하고 엉뚱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둘은 어른이 되어갑니다.
그 어떤 삶도 하찮은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모든 삶이 나름대로의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해준 보석처럼 빛나는 책입니다.
디드릭 톤셋(Didrik Tønseth, 주한 노르웨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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