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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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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조건과 삶을 연구하는 몽테뉴의 에세이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02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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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00쪽 | 708g | 150*223*30mm
ISBN13 9788970556956
ISBN10 8970556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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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M.E 몽테뉴
1533년 프랑스 남부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최고의 교육을 받고, 1554년 재판소에 근무하다가 보르도 시의 재판소 평의원이 되었다. 1565년 부친이 사망하자 점차 사색적이 되어 독서에 몰두하다가 1570년 평의원직에서 물러나 독서와 저작 생활을 한다. 1581년 신학자 레이몽 스봉의 《자연신학》 제2역판을 간행했는데, 제1역판은 부친이 사망하기 전에 간행한 바 있다. 1580년 써놓았던 수필을 모아 《수상록》 2권을 간행하고, 1588년에 증보와 수정을 하여 다시 3권으로 이루어진 《수상록》 신판을 파리에서 간행하게 된다. 만년에는 앙리 4세로부터 관직으로의 재진출을 요청받았으나 이를 거절하고 1592년 생을 마쳤다.
역자 : 권응호
경북 안동 출생, 고려대학교 영문과 졸업, 한양대학교 영문과 교수. 저·역서로 《飜譯文學論》, 《무기여 잘 있거라》, 《아시아의 부르짖음》, 《플로렌스의 연가》, 《육욕의 악마》, 《위대한 개츠비》, 《일본주식회사》, 《얼어붙은 불꽃》, 《裸者와 死者》, 《女情》, 《여자의 집념》, 《팡세》, 《정신의 발견》, 《에밀》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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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요란하게 흔들리는 마음은 거기에 적합한 구실을 제공해 주지 않으면 자신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그러므로 언제나 목표를 주어 이 마음이 부딪쳐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플루타르코스(Plutarchos)는, 꼬리 긴 원숭이와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지닌 사랑의 마음이 적절히 맺어질 상대가 없어 헛되이 머물러 있기보다 이러한 편법으로 부질없는 대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심령이 무슨 일로든지 행동하기보다는 차라리 광상적(狂想的)인 목표,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의 신념에 반대되는 목표일지라도 세우며 스스로를 속이고 지내는 많은 경우를 만나고는 한다. 그 극단적인 예로, 돌이나 칼에 맞아 상처를 입은 짐승들이 악을 쓰며 덤벼들고, 그 강인한 이빨로 고통의 앙갚음이라도 하듯 스스로 끓어오르는 분을 삭이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 pp.17~18

‘불행이 닥쳐올 때 우리는 그 원인으로 무엇인들 생각해 보지 않았겠는가? 그 고약한 납 탄환이 그지없이 사랑스럽기만 하던 그대 동생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그대가 갈가리 쥐어뜯는 그 금발의 머리카락도 아니며, 분노한 그대가 잔인하게 마구 두드리는 하얀 가슴도 아니다. 원망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려라.
리비우스는 스페인에 있던 로마군이 그들의 위대한 장수이던 두 형제가 죽은 뒤의 상황에 대해 말한다.
“즉각 전군이 통곡하며 자기들의 머리를 난타하더라.”
이러한 행위는 우리 모두가 무심하게 하는 버릇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자 비온(Bion)은, 왕이 상을 당하여 자신의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것을 보고 말했다.
“이 사람은 머리카락을 뽑으면 한이 풀리는가?”
비온의 이 말은 재미있지 않은가? 돈을 잃어 홧김에 카드를 씹어 삼키고, 주사위 한 벌을 입에 집어넣는 것을 보지 못한 사람이 있는가? 크세르크세스(Xerxes)는 엘레스풍1 바다에 채찍질을 하고, 칼로 치며 바다를 향해 지독한 욕설을 퍼부었으며, 아토스 산에는 결투를 청하는 도전장을 보냈다. 키로스는 긴도스 강을 건널 때 자신이 두려워했던 데 대한 보복으로, 일개 부대 전체에게 강물에게 원수를 갚으라고 며칠을 두고 재미있는 장난거리를 주었다. 그리고 칼리굴라(Caligula)는 자기의 어머니가 아름다운 집에서 재미있는 짓거리를 했다고 그 집을 부수어버렸다.
--- pp.18~19

잘 조절된 진실한 애정은 아이들 자신이 보여주는 장래를 알아봄으로써 생겨나고 증폭되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아이들이 귀여워할 만하더라도 본능적인 심정을 이성과 병행시키며, 진실한 부모의 애정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렇지 못하다면, 본성의 충동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이성에 호소하여 그들을 판단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수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거의 모두가 아이들이 철이 들어서 행동하는 것보다, 장난스럽게 발버둥치며 어리석게 노는 모습에 더 감동합니다. 그것은 아이들을 어른의 노리갯감으로, 원숭이처럼 귀여워하는 것이지 결코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서 필요한 경우에 돈을 주는 데에는 인색하게 굴면서도, 어릴 때 장난감을 사주는 데는 아주 후한 사람도 있습니다. 실은 우리는 이미 세상의 재미를 포기하려는 즈음에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서 삶을 즐기는 것을 보는 데 따른 질투심에서 아이들에게 돈을 주기를 아끼며 인색하게 구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우리를 따라오는 것이 우리를 몰아내는 것 같아서 속이 상합니다. 사물의 질서는 우리의 존재와 생명을 희생시킴으로써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그것이 두렵다면 처음부터 아비가 될 일이 아닙니다.
나로서는 아이들에게 능력이 생긴 뒤에는, 자기 재산을 아이들과 공동으로 나누어 가지며 집안 살림살이도 알려주고 함께 처리해 가지 않는 것은 부당하고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목적으로 아이들을 낳는 것이니, 아이들의 편익을 위하여 자기 편익을 줄이고 절제해야 합니다.
늙어 죽어가는 아버지가 집안 한구석에서 재산의 혜택을 혼자 누리며, 여러 아이들의 발전과 교제에 지장을 주고, 그러는 동안에 아이들이 젊은 시절에 공공 사무에 참여하여 세상 사람들에 관한 지식을 얻을 기회를 잃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 때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어집니다. 그래서 부정한 방법을 써서라도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얻으려 하게 마련입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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