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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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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 예담 | 2008년 05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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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532g | 153*224*30mm
ISBN13 9788959133109
ISBN10 895913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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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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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영미
1961년 서울의 동대문 밖에서 태어나 죽 서울에서만 자란 서울내기이다. 어쩌다가 집에서 먼 ‘국민학교’를 다닌 덕분에 신설동에서 을지로 6가까지 서울 거리를 눈 감고도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누비고 살았다. 아기 때부터 텔레비전 앞을 떠날 줄 몰랐던 ‘텔레비전 키드’로, 방송극과 「쇼쇼쇼」 같은 오락 프로그램에 열중했던 ‘조기교육’은 지금 대중 예술 평론과 한국 대중 예술사에 대한 연구를 하게 만든 가장 큰 토대였다.

고려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나 남들은 별로 관심 갖지 않는 연극이나 대중 예술에 관심을 가진 좀 별난 학생이었고, 1984년부터 본격적으로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서른 즈음에 한국 대중 예술의 흐름과 대중성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 자신의 화두임을 깨달았고, 이후 『한국대중가요사』(1998),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2003) 등을 출간하며 대중 예술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연구만 골라서 하면서 혼자 뛰면 늘 1등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무모함으로, 오늘도 옛날 방송극 자료 더미에 묻혀 끙끙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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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 같은 서울내기에게 서울 강북이 내 고향이라는 말은 그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고향에 대한 나름의 추억과 절실함이 있다는 말이다. 그것은 나처럼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 그 옛날 서울 이야기만 나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이야기하는 것만 보아도 확실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 고향에 대한 책일 수 있다. 고향치고는 참 묘한 고향이지만 말이다.

대중가요를 통해 서울의 이모저모를 생각해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노래라는 대상은 서울을 그 시대의 느낌으로 되새기게 해준 반면, 레코드판을 통해 나오는 지직거리는 옛날 소리는 그 이상스럽고 징글징글한 서울이라는 대상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머리말 중에서

1930년대 종로는 그랬던 것 같다. 화려하면서도 명동처럼 이국적이지 않고, 엿장수, 냉면집 등 조선인들이 먹고사는 풍경들이 복닥거리며 펼쳐지는 곳 말이다. 화려한 곳이라고 먹고살기 쉬운 곳이겠는가. 김용환의 「낙화유수 호텔」은 이 시대의 온갖 직업군이 묵고 있는 여관의 풍경을 노래한 곡으로, 화려한 서울의 서민들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 유행가책 노점상, 무성영화 변사, 젊은 엿장수의 모습을 눈에 선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노래를 김용환은 노점상 흉내부터 변사 흉내에 노래까지 자유자재로 들려주면서 사람들을 휘어잡았다. 당시 종로 거리 유행가책의 가판들이 주로 바이올린을 연주했고, 책값이 십 전이라는 것은 유치진의 방송극 「룸펜 인텔리」의 장면과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 여관이 종로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도시 한복판에서 장사로 먹고사는 조선인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 이런 모습이 아니었으랴.---p.36~38

서울의 안산인 남산은, 강북이 서울의 전부이던 시절에 서울시민들의 가장 중요한 휴식처였다. 내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아도 휴일에 가족 나들이로 남산에 올라갔던 경험은 셀 수 없이 많다. 남산의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고, 팔각정에 올라가 서울 전체를 한눈에 바라보고 유리로 만든 커다란 식물원에서 이국적인 식물들을 구경하기도 했다. 엄마가 따라오면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요기를 하지만, 아버지와 나들이할 때면 내려오는 길에 뉴욕제과에 들러 반달 모양의 슈크림빵이나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단팥빵, 그리고 사탕 안에 술맛 나는 시럽이 든 술사탕을 사먹기도 했다. 동네에서 핫도그가 유행하기 훨씬 전에 핫도그라는 신기한 음식을 맛본 것도 뉴욕제과에서였다.(소시지 위에 얇은 빵 반죽을 입혀 튀긴 것이었고 케첩은 바르지 않았다.) 이런 황홀한 맛에 그 높디높은 남산의 계단도 마다하지 않고 오르내렸다.
우리 집만 그랬겠는가. 1950년대 후반 「자유부인」에서부터 1960년대 영화들을 보면 청춘남녀가 데이트를 하는 곳은 거의가 남산이다. 정말 ‘서울의 아가씨’라는 노래에서처럼 ‘남산에 꽃이 피면 라라라라’ 하고 놀러 다녔던 것이다. ---p.115

내 기억 속의 전차는 이렇게 한가롭지 않았다. 이미 버스에 승객을 많이 빼앗겨 버스만큼은 아니었지만 출근길에는 상당히 붐비는 만원 상태였고, 일곱 살배기 나는 늘 어른들의 허리나 엉덩이께에 코를 묻고 숨 막혀 했다. 하긴 「대머리 총각」도 선율로는 트로트 분위기가 꽤 나지만, 김상희라는 명문대 출신 학사 가수가 팝 스타일로 부른 노래이니, ‘즐거운 서울’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관행에 따라 서울의 모습을 비교적 낭만적이고 즐겁게 그리고 있다. 그러나 서양식 도시의 즐거움 쪽으로 초점을 맞추기는 했지만, 머리 벗겨진 총각에게 반해서 오피스걸이 전차를 따라 타고 급기야 사랑에도 성공하는 이 커플의 모습은, 그래도 잘난 인간들만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처럼 온통 얼짱·몸짱들로 넘쳐나는 요즘 드라마보다는 훨씬 낫다. 이 노래는 서민적 소박함과 낙관성이 넘치는 전형적인 1960년대 대중가요이다.---p.135~137

1960년대의 대중가요에서, 남산에 놀러다니는 ‘서울의 아가씨’나 ‘여덟시 통근길의 대머리 총각’과 그를 따라 전차에 타는 ‘오피스걸’이 도시의 주인공들이라면, 1970년대 포크송의 주인공들은 대학생들이다. 이 시대 대학가의 모습을 가장 잘 그려낸 노래로는 단연 「우리들의 이야기」를 꼽아야 한다. 가사를 짓고 노래를 부른 윤형주는 그 시절 젊은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소박하고도 참신한 감각의 가사로 매우 잘 포착했다.

대학 교정은 라일락 피는 4, 5월이 가장 아름답다. 신입생들도 어리버리한 티를 조금 벗을 때고, 남학생들은 농구장에서 웃통을 벗은 채로 농구를 하기 시작하고, 얇은 블라우스 바람으로 긴 머리를 나풀거리는 여대생들에게는 라일락 꽃보다 더 좋은 향기가 날린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 없이 폼 잡고 돌아다니는 것들이 한둘은 꼭 눈에 띈다. 왜 그 나이 때는 우산 없이 비 맞고 돌아다니는 짓을 하고 싶을까. 다방에 앉아 팔각 성냥통 속의 성냥을 꺼내 별별 장난을 치며 레지 아가씨들의 눈총을 받던 기억을, 이 시절에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p.155~157

1980년대 후반부터 종로와 광화문은, 여기에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보냈던 사람들의 추억의 공간이 되었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는 그래서 아직도 리메이크를 거듭하며 사랑을 받는가 보다.
이미 지나가버린 종로와 광화문의 전성시대를 되돌아보는 듯한 어조의 노래, 그저 가사만 보아도 이화여고와 배재고등학교 사이에 있는 100년 역사의 예쁜 교회당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덕수궁 돌담길에는 헤어진 연인들의 추억만 깃든 것이 아니라, 그 담 안쪽 덕수궁에서 국전國展을 단체 관람하러 왔다가 유난히 노란 은행잎만 주우며 깔깔거렸던 중고생 시절의 추억도 깃들어 있다. 정동 문화방송 옛 사옥을 지나 광화문으로 길을 틀어, 새문안교회를 지나 육교 옆 덕수제과에서 우유에 소금 넣어 먹던 그 고소한 맛이 아직도 입에 맴돈다.
---p.179~181

지금 서울시민 중 서울 토박이를 만나는 일은 매우 드물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다. 서울내기들은 고향에 대한 기억이 없다고 지방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동향끼리 같은 추억을 지니고 있고 그것을 확인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은 서울 출신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50~60년대의 서울 거리와 그 시절 사람들의 얼굴들을 기억하고, 서울 사람만 가능했던 독특한 체험들을 끄집어내어 함께 수다를 떨면서 매우 즐거워한다. “왜 있잖아, 을지로 6가에 아카데미과학사 있었던 거 기억해?”, “그럼, 거기 조립 키트 사러 무지하게 드나들었는데. 삼선교에도 있었지, 아마?”, “나도 기억 나. 서울운동장에서 대각선으로 맞은편 쪽에 있었지?”, “그 맞은편 계림극장 엄청나게 다녔다.”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누며, 어느 동네가 장난감과 과자 유행이 빨랐네 늦었네 하면서 어린 시절 기억에 깔깔거린다. ---p.253~254

강남의 아파트에서만 산 아이들은 골목길의 경험이 없다. 골목길에서 놀다 “공 좀 꺼내주세요”라고 외쳐본 경험을 한번도 갖지 못한 세대들이다. 이제 골목길이 그저 추억인 것처럼, 강북도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의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강북은 그저 잃어버린, 혹은 훼손될 수밖에 없는 순수의 추억일 뿐일까. 돈과 욕망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북촌이나 동숭동뿐 아니라 신촌과 홍대 앞까지 퍼져가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강남에도 그런 흐름이 생기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몸과 물질이 옮겨가는 것처럼, 가치와 역사 같은 정신적인 것들은 쉽게 옮겨가지지 않는 모양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 강북의 어느 곳엔가 달라붙어, 강남의 시각으로 보자면 무모하기 이를 데 없는 일들을 가치 있다고 믿으며 계속 벌이고 있다. 이들이 믿는 것은 무엇일까. 혹시 오랜 역사를 통해 거름기를 축적해놓은 강북의 땅 힘을 믿는 것은 아닐까. ---p.299

이제 나에게 서울은, 까맣게 쌓인 스모그 속의 도시이다. 이천도 여기저기 파헤쳐지고 건물이 올라간다. 퍝돌의 음반 제목 말마따나 ‘내 나라는 공사 중’의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지만, 그래도 다행히 아직은 밤중에 별빛이 찬란한 곳이다. 미세 먼지를 뿜는 디젤 자동차를 타고 중부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쭉 뻗은 고속도로의 저 끝에 까맣게 쌓인 스모그가 보인다. 그곳이 서울이다. 그 까만 스모그 위로는 푸른 하늘이다. 서울 하늘이 왜 그렇게 뿌연지, 아니 하늘이 뿌옇다는 사실조차, 어리석게도 이곳에 이사를 와서야 겨우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서울의 그 뿌연 하늘 그 위쪽에 또 다른 파란 하늘이 있다는 것도 내 눈으로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저 내 작은 바람은, 내 고향 서울이 더 이상 괴로운 곳이 되지 않았으면, 더 망가지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북촌 한복판을 가로막은 아파트 하나를 보는 것도 괴로운데, 청계천변에 높은 건물이 줄지어 서면 그 민망한 노릇을 어찌하나 하는 생각에 벌써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도 어떡하겠는가. 내 고향은 서울이고, 그래서 나는 망가진 서울 거리나마 골목골목을 걸어다닐 것이다. 길마다 공사 중이고 탁한 공기가 자주 내 걸음을 멈추게 하겠지만, 그래도 내 고향 서울이므로.
---짧은 뒷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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