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생활이 우리의 관계를 얼마나 가깝게 만들었는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병과 고통과 우리를 에워싼 낯선 존재들에 대한 무지... 이 모든 것 때문에 우리는 공포 속에 죽음이 찾아올 차례를 기다리며 앉아 있어야 했다. 외로움과 고독은 날이 갈수록 깊어갔다. 집을 멀리 떠나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아빠와 나는 더욱더 서로에게 의지하게 됐다. 평상시 그 어느 아빠와 아들보다 우리들은 서로를 사랑했다.
--- p.79
그 사람들은 문명인들이에요. 훔치고, 살인하고 고문하고 기도하며 ‘과학’을 논하는. 가난한 우리 에스키모들은 우리가 사용하다가 피어리가 가져간 운석이 별에서 떨어진 것을 모르고 있어요. 하지만 에스키모들은 압니다. 배고픈 사람은 배를 채워줘야 하고 추운 사람은 따뜻하게 해줘야 하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은 돌봐줘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에스키모들은 실제로 그렇게 행동합니다.
만일 에스키모들이 그런 일들을 잊어버리고 문명화되어 친절함 대신 과학을 택한다면 슬프지 않겠어요?
왜 나는 거기에서나 여기에서나 실험 대상이지요? 위대한 백인 피어리가 자연을 침범해 실패를 저지르고선 저를 고향에서 1만 마일 떨어진 곳에서 어리고 힘없는 고아로 만들어 버린 이래, 왜 나는 고통을 받고 살아야 하죠?
“우리를 해안에 내려다놓은 뒤에 사람들은 커다란 통 다섯 개를 가지고 왔어. 거기에는 죽은 사람 뼈들이 들어 있었다구. 나는 선원들이 무덤을 파고선 그들을 꺼내는 걸 봤어. 왜 그러냐고 우리가 물었지.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을 훌륭한 상자에 넣으려고 이곳으로 데려간다고 했어. 영원히 안전하게 있을 수 있대나. 그런데 나는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몰라. 우리들이 사는 땅은 춥고 돌처럼 딱딱하지만 내 생각에는 죽은 사람들은 우리가 만들어준 돌무덤 속에 있으면 더 나을 것 같아.”
--- pp 73
“우리 아빠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나에게 소중했다. 특히 뉴욕, 이 낯선 땅에 떨어진 이방인이 됐을 때는 더욱더. 뉴욕 생활이 우리의 관계를 얼마나 가깝게 만들었는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병과 고통과 우리를 에워싼 낯선 존재들에 대한 무지… 이 모든 것 때문에 우리는 공포 속에 죽음이 찾아올 차례를 기다리며 앉아 있어야 했다. 외로움과 고독은 날이 갈수록 깊어갔다. 집을 멀리 떠나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아빠와 나는 더욱더 서로에게 의지하게 됐다. 평상시 그 어느 아빠와 아들보다 우리들은 서로를 사랑했다. 아침이면 아빠는 내 곁에 앉아 내가 깰 때까지 기다렸다. 미친 듯이 밤새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알고 싶어했고 너무나도 부드럽게 나를 잠자리에서 일으켜줬다. 내가 조금만 병이 좋아지면 아빠가 얼마나 미소를 지었는지, 내가 아프기라고 하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어찌나 흐느꼈는지.”
--- pp 79
“불쌍한 우리 아빠의 뼈가 박물관 2층 유리상자 속에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울음이 나와. 모든 사람들이 아빠를 구경할 수 있잖아. 내가 가난한 에스키모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왜 나는 우리 아빠를 아빠가 원했던 방식대로 무덤에 묻을 수 없는 거지?”
--- pp 155
“우리를 해안에 내려다놓은 뒤에 사람들은 커다란 통 다섯 개를 가지고 왔어. 거기에는 죽은 사람 뼈들이 들어 있었다구. 나는 선원들이 무덤을 파고선 그들을 꺼내는 걸 봤어. 왜 그러냐고 우리가 물었지.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을 훌륭한 상자에 넣으려고 이곳으로 데려간다고 했어. 영원히 안전하게 있을 수 있대나. 그런데 나는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몰라. 우리들이 사는 땅은 춥고 돌처럼 딱딱하지만 내 생각에는 죽은 사람들은 우리가 만들어준 돌무덤 속에 있으면 더 나을 것 같아.”
--- pp 73
“우리 아빠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나에게 소중했다. 특히 뉴욕, 이 낯선 땅에 떨어진 이방인이 됐을 때는 더욱더. 뉴욕 생활이 우리의 관계를 얼마나 가깝게 만들었는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병과 고통과 우리를 에워싼 낯선 존재들에 대한 무지… 이 모든 것 때문에 우리는 공포 속에 죽음이 찾아올 차례를 기다리며 앉아 있어야 했다. 외로움과 고독은 날이 갈수록 깊어갔다. 집을 멀리 떠나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아빠와 나는 더욱더 서로에게 의지하게 됐다. 평상시 그 어느 아빠와 아들보다 우리들은 서로를 사랑했다. 아침이면 아빠는 내 곁에 앉아 내가 깰 때까지 기다렸다. 미친 듯이 밤새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알고 싶어했고 너무나도 부드럽게 나를 잠자리에서 일으켜줬다. 내가 조금만 병이 좋아지면 아빠가 얼마나 미소를 지었는지, 내가 아프기라고 하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어찌나 흐느꼈는지.”
--- pp 79
“불쌍한 우리 아빠의 뼈가 박물관 2층 유리상자 속에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울음이 나와. 모든 사람들이 아빠를 구경할 수 있잖아. 내가 가난한 에스키모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왜 나는 우리 아빠를 아빠가 원했던 방식대로 무덤에 묻을 수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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