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은 왜 하필이면 육각형일까? 왜 삼각형이나 사각형 또는 오각형이 아니고 육각형일까? 왜 팔각형이나 그 이상의 다각형이 아닐까? 그랬더라면 더 아름다웠을 텐데 말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전제는 벌집의 방들이 서로 빈틈없이 딱 들어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빈틈없고 중복없는 평면 붙이기를 수학적으로?쪽매붙임?이라고 한다. 평면을 쪽매처럼 빈틈없이 짜려면 어떤 정다각형을 이용해야 할까? 우리는 정사각형으로 된 쪽매를 알고 있다. 욕실의 타일도 그와 비슷하다. 그런데 벌집은 정사각형이 아니라 정육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왜 그럴까? 쪽매는 정삼각형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는데 말이다.
쪽매붙임을 하는 방법은 사각형을 활용하는 것, 육각형을 활용하는 것, 삼각형을 활용하는 것, 이 세 가지다. 여러분이 욕실 바닥을 정다각형으로 깔고 싶다면 삼각형이나 사각형이나 육각형으로밖에 할 수 없다. 왜냐고?
아주 간단하다. 오각형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오각형의 각은 각각 108도여서 세 개를 연결하면 틈새가 생기고 네 개를 연결하려 하면 포개진다. 칠각형이나 팔각형도 불가능하다. 포개지지 않고는 세 조각을 빈틈없이 연결시킬 수 없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런 다각형의 각이 120도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결코 그런 것들로는 쪽매를 짤 수 없다. 따라서 가능성은 세 가지다. 삼각형, 사각형, 육각형. 그런데 이 세 가능성 중에서 벌들은 왜 하필이면 육각형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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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올림픽 스타디움의 지붕은 프라이 오토가 이끄는 슈투트가르트 대학의 한 연구소가 디자인하였다.
그런데 당시 연구소 직원들은 경기장을 가능하면 멋지게 디자인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들은 닳고닳은 디자인을 원하지 않았다. 단순한 형태를 원했고 그것을 위해 실험하고 관찰했다. 그들은 원형의 비누 방울에 만족하지 않고 모든 형태의 철사 구조물을 비눗물 속에 넣어다 꺼내 어떤 모양이 생기는지를 관찰했다.
우리도 그런 실험을 할 수 있다. 그릇에 물을 채우고 세제를 진하게 탄다. 그런 다음 철사를 완결된 형태로 만들어 비눗물에 담갔다가 꺼낸다. 그러고는 어떤 모양이 나오는지를 본다. 실험을 해보면 여러분은 놀랄 것이다. 당시 슈투트가르트 연구소 직원들은 이런 실험을 수백 번, 수천 번 거듭하고 모든 것을 기록하고 그 중 올림픽 경기장에 알맞은 형태를 골랐다. 여기에는?극소 곡면의 원리?라는 아주 어려운 수학이 숨어 있다. 비눗물은 한 가지 특성을 지니는데, 그것은 표면을 가능하면 작게 형성하는 특성이다. 약간의 변형으로 곡면이 커져 팽팽해졌다가도 금방 원상태인 극소 곡면의 상태로 되돌아오려는 성질이 있는 것이다.
수학은 올림픽 경기장 지붕의 안정성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우아함을 보장했다. 형태는 ‘아주 단순하게’ 나와서 거대한 면적에도 아주 자연스러워 보인다. 한번 관찰해 보라! 볼 만할 것이다.
--- p.88-89
메논은 여기서 아는 건 없지만 건전한 이성을 가진 사람으로 나온다. 소크라테스는 교육을 받지 못한 메논에게 한 변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의 길이는 무리수가 된다는 것을 가르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따라 대각선의 길이는 √2이기 때문에 √2는 무리수임을 가르쳐준 것이다.
여기서 소크라테스는 메논을 진짜로 가르치는가?
아니다. 그 반대다. 소크라테스는 메논 스스로 제기하는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런 인식들을 끌어낸다. 소크라테스와 메논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 안에 이미 지식이 들어 있다는 플라톤의 명제를 뒷받침한다. 플라톤에 따르면 가르친다는 것은 학생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끌어내어 기억나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을 플라톤은?산파술?이라고 말한다. 산파가 아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탄생하도록 도와주는 것처럼,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으로부터 지식을 끌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 p.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