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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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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권출간일 : 2008년8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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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39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7518045
ISBN10 8957518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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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건 무언가의 퐁이었다. 그러나 퐁드보는 아니었다. 동물 향이기는 하지만 이제까지 맡아본 적 없는 냄새였다.
갑자기 코타는 심한 구역질을 느꼈다. 콧구멍에 닿는 것은 식욕을 돋우는 풍성한 향기였다. 그러나 그것과는 또 다른 무언가가 뇌수를 자극하고 위를 엉망진창으로 휘저어댔다. 향기가 아니었다. 거기엔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 같은 것이 떠돌고 있었다.
코타는 썩은 내에서 얼굴을 외면하듯 냉장실에서 머리를 빼냈다. 위액이 역류하고 머리가 깨질 듯한 격통이 밀어닥쳤다. 비틀거리면서 주방 안의 싱크대로 달려든 그는 맹수처럼 울부짖으며 구토했다. 쓴맛이 목구멍을 찔렀고, 눈물이 멎질 않았다.
“무슨 일인가!”
아오야마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등 뒤로 쏟아졌다. 나오는 것은 미량의 토사물과 위액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코타는 떨리는 손으로 수도꼭지에 달라붙더니 후려치듯 레버를 움직였다. 콸콸 쏟아지는 물에 머리를 갖다 댔다.
“시, 시바야마 씨, 왜, 왜 그러세요…….”
걱정하는 쥰이치의 목소리가 들렸다. 코타는 토하면서도 오른손을 움직여 냉장실 쪽을 향해 검지를 세워 흔들었다. 무언가가 있다, 조사해달라는 신호를 보낼 생각이었다.
등에 와 닿는 아오야마와 쥰이치의 기척이 문득 어딘가로 이동한 느낌이 들었다. 그럭저럭 신호를 알아챈 모양이었다.
“아오야마 씨,”
쥰이치의 목소리가 났다.
“이 병에도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그래? ……무슨 뜻이지?”
“잠깐 기다려보세요.”
물을 한바탕 뒤집어쓰고 나자 고타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미쳐 날뛰던 위는 텅 비었지만, 아직도 끈질기게 안에 든 것을 짜내려 몸을 비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 위액조차 나오지 않았다.
쥰이치의 목소리가 들렸다.
“p, a, t, e에 d, e, 그리고 p, e, r, s, o, n, n, e네요. 앞의 건 압니다. ‘파테 드(pate de)’는 페이스트를 말합니다. 즉, 이건 무언가의 페이스트라는 말이네요. 다음은…… 페르소네? 찾아볼게요.”
코타는 비칠비칠 몸을 일으켜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로 입 안을 헹구었다. 목구멍에 아릿한 것이 걸려 연방 기침이 터져 나왔다. 그 증상이 가실 때까지 몇 번이고 물을 입 안에 머금었다가 토해냈다.
이윽고 진정이 되자 옷소매로 입 주위와 눈물을 난폭하게 닦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흠뻑 젖은 머리 그대로 돌아보니, 거기에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전을 손에 든 쥰이치의 모습이 있었다. 어째선지 그 얼굴에서는 핏기가 사라지고,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저, 저…… 이거……,”
쥰이치의 눈이 아오야마를 향했다.
“페, 페르, 페르손(personne)이라고 읽는데요, 뜻이……,”
쥰이치는 다시 사전으로 얼굴을 돌렸고, 뒤이어 자신이 냉장실에서 꺼내 바닥에 놓은 병으로 가만히 눈길을 돌렸다.
코타의 각도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쥰이치가 응시하고 있는 것은 필경 거기에 적힌 글자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쥰이치는 그 병을 위에서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손에 들고 보면 더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런지 그것을 꺼리는 눈치였다. 타인의 배설물을 바라보는 듯한 눈으로, 죽어도 손에 대려 하지 않았다.
아오야마의 옆얼굴에는 암운이 깃들었고, 기노시타 다카시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코타는 앞머리를 타고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도 개의치 않고 그저 흔들거리며 서 있었다. 모두 입을 다문 채 쥰이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쥰이치가 얼굴을 들었다.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이었다.
“파테 드 페르손(pate de personne), 일본어로 하면……,”
쥰이치는 꿀꺽 소리를 내며 말과 함께 침을 삼켰다. 와들와들 떨리는 입술을 죽을힘을 다해 진정시키려 하고 있었다. 그 틈으로, 절명 직전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 pp.329~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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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요리의 이미지가 눈앞에 그려지는, 침이 고일 정도로 리얼한 묘사가 돋보이는 소설!
지난 10년간을 통틀어 이렇듯 맛있는 미스터리는 없었다!
- 오오모리 노조미 (번역가ㆍ평론가)

요리 소설 장르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탁월한 작품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난 뒤 마치 미스터리라는 양념을 가미한 일품요리를 먹은 것처럼 만족스런 포만감을 느꼈다.
- 가야마 후미로 (칼럼니스트)

미각 자체를 이렇게까지 생생하면서도 예술적으로 그려내다니, 예사로운 필치가 아니다.
이 소설을 제6회 〈이 미스터리는 대단하다!〉 대상으로 선정하게 된 것을 심사 위원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차키 노리오 (서평가)

리얼한 요리 묘사와 살인 사건을 해결해나가며 생성되는 등장인물 간의 공방은 이 소설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다! 만약 이 소설이 요리였다면 순식간에 먹어 치웠을 것이다.
- 요시노 진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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