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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별 아래 집

미친 별 아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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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03쪽 | 153*224*30mm
ISBN13 9788983944702
ISBN10 89839447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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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수도가 불타는 와중에도, 일부 동물들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이중 다수가 동물원을 탈출해 다리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갔다. 동물원이 텅 비고 동물들이 바르샤바 거리를 활보하는 동안,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볼 만큼 용기 있는 사람, 혹은 집을 잃고 밖을 떠돌던 사람 들은 성서에나 나올 법한 기이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보았다. 바다표범이 비스와 강둑을 따라 어기적어기적 걷는가 하면, 뒷골목을 배회하는 낙타와 라마는 포석 때문에 자꾸 발굽이 미끄러져서 애를 먹었다. 타조와 영양이 포식자인 여우?늑대와 나란히 종종걸음을 치고, 개미핥기는 벽돌 위를 황급히 달리면서 “해치, 해치” 소리를 질렀다. 주민들은 모피나 가죽만 흐릿하게 보이는 물체들이 공장과 주택을 지나 재빨리 달아나고, 귀리?메밀?아마 등을 키우는 외딴 경작지를 향해 질주하고, 개천으로 황급히 뛰어들고, 계단통이나 창고 등에 숨는 모습도 여기저기서 보았다. 진흙탕에 빠진 채로 하마, 수달, 비버 등이 살아남았다. 이외에도 곰, 유럽들소, 프셰발스키말, 낙타, 얼룩말, 스라소니, 공작을 비롯한 여러 조류, 원숭이, 파충류 등이 용케도 살아남았다. --- pp. 70-71

제3제국 치하에서 동물들은 사람과 더불어 고귀하고 신비한 존재, 거의 천사 같은 존재로 대접받았다. 물론 슬라브족, 집시, 가톨릭교도, 유대인 등은 예외였지만. 저명한 생물학자가 실험 도중 곤충을 충분히 마취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는 나치의 동물 애호 성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멩겔레처럼 가학적인 연구자에게 걸린 피실험자들은 진통제 하나 없이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 p. 101

몇 주 동안 동물원에는 삶이 완전히 멈췄다. 한때 익숙한 콧바람소리와 지저귐으로 가득 찼던 우리 곳곳에 죽음만이 메아리쳤다. 안토니나의 뇌는 낯설고 슬픈 현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장례식에 어울릴 무거운 침묵이 동물원을 짓누르는 동안 안토니나는 “이건 영면(永眠)이 아니라 동면이라고” 스스로를 세뇌했다. 박쥐나 북극곰은 겨울이면 동면에 들어갔다가 봄이 오면 깨어나 겨우내 웅크렸던 사지를 펴고 먹이와 짝을 찾기 시작한다. 동면은 먹이는 없고 빙진(氷震)과 동상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을 나는 일종의 안정요법이다. 여름에 비축해둔 지방으로 체온을 유지하며 은신처에서 잠을 자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동면기가 오직 잠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곰은 동면 중에 새끼를 낳아 꼭 끌어안고 젖을 먹인다. 과실이 익어가는 봄이 올 때까지. 안토니나는 동물처럼 사람도 전쟁기간을 “일종의 정신적 동면기로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사상, 지식, 과학, 일에 대한 열정, 이해, 사랑……모든 것이 내면에 축적되고, 아무도 그것들을 우리한테서 빼앗아가지 못하는 그런 시기로.” --- p. 116

“20세기에 어떻게 이런 만행이 벌어질 수 있는 건가?!!!!!!” 안토니나는 자문했다. 여섯 개나 되는 감탄부호에 차마 믿기지 않는 그녀의 심정이 담겨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상은 중세 암흑시대를 잔인하다며 치욕으로 여기지 않았던가? 그런데 다시 끔찍한 만행이 자행되고 있다. 그것도 전면적으로. 종교니 문명이니 하는 허울로 포장하고 광내지도 않은 적나라한 모습 그대로, 무지막지하게.” --- p. 122

사실 동물원은 도망자들을 숨겨주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었다. 빌라는 라투쇼바 거리에서 가까운 데다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공간에 등대처럼 우뚝 서 있었다. 주변에는 동물 우리와 서식지들뿐이었다. 동물원 중앙, 빌라에서 5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직원용 숙소와 사무실 건물 몇 채가 있을 뿐, 수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탁 트인 부지가 빌라를 둘러쌌고 대부분 작은 정원으로 구획되어 있었다. 비스와 강을 따라 남북으로 뻗은 철로가 동물원 울타리 바로 너머에 있었다. 작은 목조건물들이 보이는 북쪽은 군사지역으로 독일군이 삼엄하게 경비를 섰다. 항복 이후, 독일군은 동물원 중앙, 해자로 둘러싸인 사자의 섬에 폴란드 군대로부터 압수한 무기를 넣어두는 창고를 지었다. 병사들은 파릇파릇한 자연과 고요를 맛보고 싶어 특별한 이유 없이도 동물원에 드나들었다. 이들이 언제, 얼마나 많이 나타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하루 중에 특정 시간을 선호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순찰 중인 경비병의 마음가짐이 아니라, 근무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찾아온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여하튼 동물원은 프라스키공원과 다를 바 없는 외양에 폭격은 덜했으니 산책에는 그만이었다. --- pp. 133-134

지하운동 조직원들은 동물원을 암호명으로 ‘미친 별 아래 집’이라고 불렀다. 집이라기보다는 진기한 구경거리로 가득한 특대형 호기심 상자로, 괴상한 사람들과 동물들이 뒤범벅이 되어 요행히 들키지 않고 살아가는 이상한 곳이라는 의미였다. 특히 도심에서 살던 사람들은 널찍한 공원으로 둘러싸인 빌라를 좋아했다. 16만 제곱미터쯤 되는 녹색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전쟁을 잊고 교외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 있었다. 낙원이란 원래가 비교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인지라, 게토에서 도망친 손님들은 빌라를 작은 에덴동산으로 생각했다. --- p. 141

샤피라가 명상 수행 방법으로 아름다운 자연과의 교감을 택한 것은 특히 가슴 뭉클한 대목이다. 대부분의 게토 주민에게 자연은 오직 기억 속에만 남아 있었으니까(게토에는 공원도, 새도, 풀과 나무도 없었다). 때문에 게토 주민들은 자연의 부재로 인해 일종의 환상지통(幻想肢痛, 손발 등 신체 일부의 절단 후에도 아직 손발이 있어서 그곳이 아프고 불편하다고 느끼는 현상―옮긴이)에 시달렸고 감각에 굶주려 있었다. 기억 속에라도 자연을 가진 어른들은 그나마 나았다. 아이들에게 자연은 미루어 헤아리기도 힘든 낯선 것이었고, 부모들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자연스럽게 터득했을 기본적인 개념조차 굳이 설명해주어야 했다. 게토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게토에서 어떤 어머니가 아이에게 ‘광활함’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려 애쓰고 있었다. “광활함이란 말이다,” 어머니가 설명을 시작했다. “레슈노 거리보다 넓은 거야. 탁 트인 들판 같은 거지. 들판이란 잔디나 옥수수가 자라는 넓은 땅이야. 사람이 한복판에 섰을 때 시작도 끝도 볼 수 없는 그런 넓은 공간이지. 광활함이란 아주 넓고, 탁 트여 있고, 비어 있어서 하늘과 땅이 거기서 만나게 돼. (……) 그리고 숲은 나무들이 많은 곳이야. 카르멜리카 거리랑 노볼리피에 거리에 있는 나무들 알지? 숲에는 그런 나무들이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단다. 숲의 나무들은 거리에 있는 것보다 반듯하고 튼튼해. 당연히 위는 녹색 잎으로 덮여 있고. 그런 나무들로 가득한 곳이 숲이야. 어디를 봐도 크고 작은 나무와 나뭇잎이 보인단다. 그리고 지저귀는 새소리가 끊이지 않지.”

파멸이 오기 전에 사람들은 먼저 자연으로부터 추방되었다. 그러한 경우에는 오로지 경이와 초월을 통해서만, 일상에서 경험하는 정신의 붕괴와 맞설 수 있다고, 게토의 랍비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pp. 192-193

그래도 ‘미친 별 아래 집’은 미치광이 같은 세상을 순간순간 잊게 해주었다. 잠깐일 때도 있고 때로는 몇 시간씩 그런 분위기가 계속될 때도 있었다. 끊이지 않는 이야깃거리, 즐거운 놀이, 집중할 일거리, 다채로운 목소리 등으로. 물론 잠시나마 소소한 위안과 흥밋거리에 몰입하는 와중에도 바깥세상은 여전히 위험하고 불안한 상태였다. 그래도 안토니나는 이런 분위기가 자신과 가족의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장려했다. 안토니나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녀는 주변에 도사린 위험, 공포, 불안을 가까스로 모면하며 하루하루를 사는 그런 집 안에서 놀이, 동물, 경탄, 호기심, 경이, 천진무구한 동심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장려했다. 남다른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전시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는 소홀히 하기 쉬운 그런 종류의 용기가.
고통을 초월하여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랍비 샤피라는 아름다움, 신성함, 자연에 대한 명상을 권했다. 반면에 안토니나는 빌라를 사향쥐, 수탉, 산토끼, 개, 독수리, 햄스터, 고양이, 새끼여우 같은 천진난만한 생명들로 채웠다. 이들이 빌라 사람들을 변함없는 자연의 세계로 데려다주었다. 이들과 함께 있으면 평범하면서도 진기한 세상이 펼쳐졌다. 서로 다른 종들이 어울린 빌라의 독특한 생태계와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잠시나마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동물원 주변에는 여전히 나무와 새가 있는 정원이 있었고, 향긋한 린넨 꽃들이 향낭처럼 주렁주렁 달린 고운 풍경이 펼쳐졌다. 날이 저물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하루의 대미를 장식했다. --- p. 201

이송일(1942년 8월 6일)이 되자 코르착은 다가올 재앙과 공포를 예감하며 트레블링카로 향하는 기차에 아이들과 함께 탔다. 자신이 함께 있으면 아이들이 좀 더 평온할 테니까. “아픈 아이를 밤에 내버려두지는 않잖아요. 이런 시기에 아이들을 내버려두면 안 되지요.” 그날, 트레블링카로 가는 유대인들의 집결지인 움슐라그플라츠에서 코르착과 아이들을 찍은 사진이 있다. 사진 속의 그는 맨머리에 군용부츠를 신은 차림으로 대여섯 명의 아이들과 손을 잡고 나란히 걷고 있다. 192명의 다른 아이들과 10명의 직원이 네 명씩 줄을 지어 뒤를 따랐고 독일군이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코르착과 아이들은 빨간색 유개화차에 올랐다. 닭우리보다 조금 큰 정도로 보통 어른 75명이 서면 꽉 차는 공간이지만 200명 가까운 아이들이 한 칸에 충분히 들어갔다. 『바르샤바 게토의 최후』라는 책에는 요슈아 페를레의 현장 목격담이 나온다. 요슈아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사형을 선고받은 200명의 순수한 영혼들은 울지 않았다. 한 명도 도망치지 않았다. 숨으려 하지도 않았다. 상처 입은 제비처럼 아이들은 지도자요 스승인, 아버지요 형제인 야누슈 코르착에게 꼭 매달려 있었다.”
1971년 러시아는 새로 발견한 소행성에 그의 이름을 붙여 2163코르착이라고 불렀다. 어쩌면 ‘로’라고 지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코르착이 꿈꾸었던 행성. 폴란드 사람들은 코르착을 순교자로 추앙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순수한 영혼으로 세상을 구원한다는 ‘36인의 의인’ 중 한 명으로 공경한다. 유대 전설에 따르면 소수의 의인들이 선한 마음과 행동으로 사악한 세상을 파괴로부터 구원한다. 오로지 그들의 의로움 때문에, 인류 전체가 구원을 받는다. 이들 의인은 완전한 존재도 불가사의한 존재도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며 대부분은 평생 무명으로 살아간다. 생지옥 같은 현실에서도 항상 의로운 선택을 하여 세상을 구원할 의로움이 사라지지 않게 하면서. --- pp. 224-225

히믈러가 계획했던 생일선물용 대량학살은 거의 한 달을 끈 포위공격으로 바뀌었다. 결국 독일군은 모든 것(건물, 벙커, 하수도, 사람까지 모두)을 불태우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화염 속에서 죽었고 일부는 항복했고 일부는 자살했다. 그리고 소수가 도망쳐서 아마겟돈의 참상을 말로 글로 전했다. 지하운동조직 소식지는 기독교도인 폴란드인에게 도망친 유대인들의 은신처 확보를 도와주라고 호소했고 자빈스키 부부는 열과 성을 다해 따랐다.
한 생존자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멀지도 않은 담장 저편에서는 삶이 평소와 같이 흘러갔다. 어제처럼, 언제나처럼. 사람들, 그러니까 수도 바르샤바의 시민들은 즐겁게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낮에는 불길 속에서 나오는 연기를, 밤에는 불길을 구경했다. 게토 옆에서는 회전목마가 빙빙 돌고, 아이들이 둥글게 모여 춤을 추었다.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그들은 행복했다. 수도를 방문한 시골 소녀들은 회전목마에 올라타고 게토의 화염을 구경했다.” 아이들은 웃으면서 공중에 떠다니는 재를 잡으려 헛손질을 해댔다. 회전목마에서 요란한 카니발 분위기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동안. --- pp. 257-258

그날 밤 안토니나는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얇은 막을 생각하면서 늦게까지 깨어 있었다. 이는 정말로 희미한 경계일 뿐인데도 인간은 거대한 “만리장성”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떤다. 안토니나가 보기에 인간과 동물의 경계란 희미하다 못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어떻게 동물을 인간처럼 만들고, 인간을 동물처럼 만들겠는가?”
한참 동안 안토니나는 인간과 동물에 대해, 그리고 동물심리학이 다른 과학 분야(이를테면 화학이나 물리학)에 비해 얼마나 뒤처져 있는가를 생각하며 누워 있었다. “심리학적인 수수께끼의 미궁 속을 우리는 아직도 눈을 감고 걷는 형국이다.” 안토니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미래야 모르는 일이다. 언젠가 인간이 동물 행동의 비밀을 밝혀내고, 언젠가는 인간의 어두운 본능까지 정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안토니나와 얀은 전쟁기간 내내 비공식적인 연구를 계속했다. 포유류, 파충류, 곤충, 조류, 다양한 인간들과 한 지붕 아래 살면서. 도대체 왜일까, 안토니나는 자문했다. “동물들은 겨우 몇 달 만에 포식본능을 억누르기도 하는데, 인간은 수세기 동안 교화 과정을 거쳤음에도 그렇게나 급속히 짐승보다 잔인한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이유는?” --- pp. 289-290

나중에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 안토니나는 친위대 대원들의 행동을 분석해보았다. 정말 아이들을 쏠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권력과 공포를 즐기는 끔찍한 놀이를 한 것일까? 그들은 쿠바가 거기 있는지 몰랐다. 그러니 가는 동안에 즉석에서 꾸며낸 일임에 분명하다. 자기한테 앉으라고 권하던 난데없는 다정다감함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말로 자기가 갓난아기를 놓칠까 봐 걱정한 걸까? “만약 그렇다면, 괴물처럼 극악무도한 그들의 마음에도 인간적인 감정이 어느 정도는 있다는 뜻일 게다. 그게 사실이라면, 순수한 악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 pp. 339-340

도합 300명 정도가 유목민 생활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바르샤바동물원이라는 간이역을 거쳐 갔다. 얀은 동물원에 얽힌 무용담의 진정한 영웅은 아내, 안토니나라고 생각했고 공개적으로도 그렇게 말했다. “안토니나는 항상 언제 생길지 모를 불상사를 두려워했습니다. 나치가 우리한테, 무엇보다 아들한테 앙갚음을 하지는 않을까, 우리를 죽이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했습니다. 그렇지만 절대로 드러내지 않고 혼자서만 삭였지요. 그러면서 [지하조직 활동을 하는] 나를 도왔습니다. 아내는 나한테 활동을 그만두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얀이 이스라엘 신문 《예디옷 아하롯》의 기자, 노아 클리거에게 한 말이다.
“안토니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다른 신문사 기자인 단카 나르니쉬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정치나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마음도 여렸습니다. 그런데도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위험하다고 불평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안토니나의 믿음은 가장 적대적인 동물조차 무장 해제시키는 특별한 힘이 있었습니다.” 얀은 언젠가 익명의 기자에게 동물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안토니나의 특이한 능력을 이야기했다. “자신을 동물들과 동일시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인간적인 특성을 버리고, 실제로 퓨마나 하이에나가 되는 것 같았지요. 그런 방법으로 동물들의 맹수 기질을 받아들이고 이해한 뒤에, 녀석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수호자로 나서는 것이지요.” --- pp. 378-379

광장을 떠나 가까운 우물로 가려고 그을음투성이 벽돌담을 따라 옛 요새가 있는 쪽으로 한가로이 걸었다. 담은 깔때기 모양의 망루와 한때 궁수가 숨었던 좁은 틈이 있는 중세 누대에서 곡선으로 휘었다. 여름이면 길을 따라 늘어선 고광나무가 하얀 꽃으로 거리를 장식하고 통통한 까치가 나무를 찾아든다. 벽보다 한참 높은 돌능금나무 가지와 잎사귀들이 햇빛을 가려주었다. 리체르카(기사) 거리에서 작은 광장과 바르샤바의 상징인, 칼을 휘두르는 인어상이 장식된 검은 기둥과 마주쳤다. 안토니나가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키메라다. 반은 사람, 반은 동물인 바르샤바의 여성 수호자. 기둥 양쪽에서는 수염을 기른 신이 입에서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자 안토니나가 양동이를 내려놓고 분수 아래 주전자를 비스듬히 기울인 다음, 땅에서 생명의 물이 콸콸 쏟아지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
--- pp. 390-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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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별 아래 집』은 개척자적인 논픽션이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홀로코스트를 통해 독창적으로 탐구되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자연주의 작가들은 스스로에게 이런 물음을 던졌다. 어떻게 하면 한 권의 책이 예술 작품인 동시에 세계 파멸에 맞서는 양심적 행위가 될 수 있을까? 희망의 확인이자 인간에 대한 예의가 될 수 있을까? 『미친 별 아래 집』이 바로 이러한 물음에 답을 주고 있다.”
캐슬린 딘 무어 (오리온 북 어워드 심사위원장, 오리건주립대학 교수)
“애커먼의 이전 책들을 능가하는,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놀라운 책.”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 퓰리처상 수상자)
“최고의 이야기에 최고의 이야기꾼이 만났다. 이 이상을 감히 상상할 수 없다. 모든 신경과 감성을 자극한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소설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저자)
“홀로코스트에 관한 멋진 이야기란 그로테스크한 모순어법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커먼은 다른 방법으로 이를 증명해 보였다. 이것은 인간적 공감과 울분에 관한 ‘진짜’ 이야기다.”
워싱턴포스트
“장르의 경계를 넘어 찬란히 빛나는 책. 읽고 또 읽고 다른 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책.”
LA타임스
“학문적 접근의 모범적 사례이자 상상력의 초절정. 자빈스키 부부의 영웅적 이야기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심오한 관계뿐만 아니라 생명의 아름다움, 신비,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다.”
북리스트
“저자와 책 속 여주인공이 마술적으로 결합된, 좀처럼 보기 드문 걸작.”
데이바 소벨 (『경도』 『행성이야기』의 저자)
“예전 책에서 애커먼은 자신을 매료시키는 관심사가 ‘자연’과 ‘인간 본성’이라고 쓴 바 있다. 『미친 별 아래 집』에서 그녀는 이 둘의 완벽한 결합을 이루어냈다.”
질 오웬스 (Powells.com 에디터)
“전쟁의 포화에서 살아남은 바르샤바동물원 식구들은 미쳐가는 세상에 미소와 웃음을 선사함으로써 상황을 반전시켰다. 이 책은 그러한 동물과 사람들의 고결함에 바치는 헌사에 다름 아니다.”
USA투데이
“한마디로, 아름답다. 애커먼은 탁월한 학자인 동시에 탁월한 장인이다. 이 이야기에 핵심적인 수많은 동물들에 관해 쓸 때 특히 최고의 솜씨를 보여준다. E. B.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에 비견될 만큼.”
시애틀타임스
“역사의 그늘에 묻혀 있던 얀과 안토니나 부부의 영웅적 행위를 다시금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냈다. 이것은 감동적이며 영원히 기억에 남을 만한 용기와 미덕의 초상이다.”
라이브러리저널
“매우 참신하고 흥미를 돋우는 책. 애커먼은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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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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