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다저랬다 하는 상사와 일하는 법”
▶ 생생 사례
K(28세)는 대기업의 제과회사 광고 홍보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신제품 과자의 홍보를 담당하게 되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올해 4월 인사이동으로 들어온 후임 H 과장(42세)은 이전의 영업부 시절부터 걸핏하면 자신의 의견을 바꾸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예를 들면, “매스컴용으로 배포하는 신상품 팸플릿은 이미지를 잘 나타낸 A안으로 하자!”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가도 얼마 안 있어 “역시 신상품의 장점을 잘 설명한 B안으로 가자!”라는 식이다.
이럴 때마다 곤란해지는 것은 납기일에 맞춰 준비해야 하는 실무자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과장의 입버릇이다.
“내가? 무슨 소리야? 난 그런 말한 적 없는데…….”
아무렇지 않게 시치미 떼는 것도 H 과장의 특기이다. 물론 악의가 없다는 것은 안다. 어찌됐든 그는 ‘상사’이다. 하지만 자칫 과장의 지시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서둘러서 발주라도 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만 한다. K는 올해 4월 인사이동 이후부터 부쩍 스트레스가 많아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K는 동료에게 투덜거렸다.
“내가 과장님과 직접 담판 지어볼까? ‘제발 지시는 한 번에 끝내주세요! 자꾸 변경하지 마시고!’라고 말야.”
“그만두는 게 좋아. 전에 H 과장이 있었던 영업부에서도 똑같은 행동을 한 녀석들이 한둘이 아니었대. 그래도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나봐. 뭐, 앞으로 우리가 인사이동으로 다른 부서로 옮기거나 과장님이 승진할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그걸 누가 모르냐, 하지만 솔직히 그 전에 내가 미쳐버릴 것 같다고!”
▶ 간단 진단
당신이 언제나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하는 ‘즉흥적인 상사’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어떻게 해서라도 상사의 태도를 고쳐놓으려고 하지는 않는지’를 반드시 체크해보라. 문제의 그 상사는 예전부터 ‘즉흥적인 상사’여서 웬만해서는 쉽게 변하지 않을뿐더러 애당초 자신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상사에 대해 이쪽에서 취할 수 있는 대책으로는, 지시를 실행하기 직전에 일일이 ‘확인 작업’을 거치는 것이다. “과장님, OO건은 지시하신 대로 A안으로 준비해도 될까요?” 혹은, “지금 보니까 A안보다 B안이 좋은 점이 많네요.” 하며 상사가 의견을 바꾸기 전에 일부러 이렇게 말해본다. 작업을 수행하기 전에 세세하게 여러 번 ‘확인 작업’을 거치는 것이다.
그러면 상사는 짐작대로 “음……역시 B안으로 할까?” 하고 줏대 없이 의견을 바꿀 것이다. 만일 그렇다 해도 울컥할 필요는 없다. 그의 말은 열 받을 만한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매 순간 일일이 확인 작업을 거치게 되면 오히려 상사 쪽에서 “얼른얼른 처리해!” 하고 짜증 내면서 ‘OK’ 사인을 내려줄 것이다. 따라서 확인사항을 가능한 한 세분화 피해를 최소화하자.
또 다른 방법으로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여 상사가 자신의 ‘즉흥적 생각’을 모두 내뱉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과장님, B안과 C안은 어떠세요? D안도 있는데요.”라는 식으로 선택지를 늘어놓아 유도한다. 그에 대해 만족할 때까지 의견을 내도록 한 후에 상사가 “D안으로 가자!”라고 말했다면, 이는 단순히 당신의 아이디어에 OK 사인을 내놓은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사 스스로 “내가 마지막에 결정했다!”라는 만족감까지 맛보게 하는 것이다. 이런 만족감이 있으면 ‘즉흥적인 상사’가 의견을 바꿀 확률도 훨씬 낮아지게 된다.
어찌되었든, 스트레스의 근원인 상대방을 ‘어린아이’와 같다고 생각하라. 그렇다면 당신이 어른이 되어주면 된다.
▶ 스트레스로 무너지는 사람(Half empty)
1. 매사에 ‘우왕좌왕’한다
‘아, 그러니까……그 건은 취소하고, 이 건으로 처음부터 다시 하고…….’ 상사의 변덕스러운 한마디에 바로바로 대응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지친다.
2. ‘진행하라고 했잖아요!’ 하며 화를 낸다
상대와 같은 기세로, 마치 아이들 싸움처럼 달려들어선 안 된다. 샐러리맨이라면 아무리 불안하더라도 상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문제는 얼마나 ‘불필요한 작업을 하지 않고 넘어가느냐’, ‘마감 직전까지 상황을 얼마나 잘 살피느냐’에 달려있다.
3. ‘또야?’ 하며 무시해버린다
상사를 무시하는 태도는 금물이다. 물론 자주 번복되는 지시를 받다보면 분노를 넘어서 지긋지긋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사를 무시한다면 이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끌어들이는 꼴이다. 스트레스의 근원인 ‘상사’에게 미움을 받는 순간, 당신은 새로운 스트레스와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 스트레스를 통해 성장하는 사람(Half full)
1. 상대의 말에 경청하는 태도를 보인다
상사의 말을 비록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지언정, 경청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사회인의 기본자세로서 상대가 누구든, 무슨 일이 있어도 ‘무시’는 금물이다. 능숙하게 맞장구치는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극복해나가자.
2. 상대의 사고 전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연신 제멋대로 지껄여대는 ‘즉흥적인 상사’에게 “이봐, 내 이야기 제대로 듣고 있는 건가?” 하고 지적당했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물론입니다. 하지만 과장님은 두뇌 회전이 너무 빠르셔서 저로서는 따라가기 벅찹니다!” 하고 가볍게 치켜세우며 슬쩍 받아넘기는 것이 좋다. 극히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즉흥적’으로 보이는 상사가 사실은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천재’ 상사일 수도 있으므로 결코 방심하면 안 된다.
3. 지시받은 업무는 끝까지 완수한다
어떠한 장애가 있더라도 일은 일이다. 장애의 근원이 ‘상사’라고 해도 샐러리맨인 이상 마지막까지 빈틈없이 업무를 완수해야 하는 것이 철칙이다.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할 수 없다’며 변명만 늘어놓는 사람은 결코 신용 받지 못한다. ‘이 지시라면 이렇다 할 성과는 기대할 수 없겠는걸…….’ 하고 생각되더라도 도중에 내던져버리는 일은 삼가자. 상사에게서 ‘지시대로 하지 않는다’, ‘업무 속도도 느린데다 완성도도 떨어진다’라고 찍히면 손해 보는 쪽은 당신이니까 말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