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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토끼가 도망친다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

미도리의 책장-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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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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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83쪽 | 48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83711
ISBN10 89010837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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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야의 거동이 아무래도 이상하다. 좌우를 살피며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 같았다. 비밀스러우면서도 수상쩍었다. 어두워서 보이지는 않겠지만 눈이라도 마주치면 큰일이라 일단 목을 움츠렸다. 5~6초쯤 기다렸다가 다시 살펴보니 사내는 망설임을 떨쳐내고 슬금슬금 카페 앞까지 나가는 참이었다. ---「부재의 증명」 중에서

“아니요. 여기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불쾌한 장소지만 그 편이 기억을 더듬기 쉬우니까요. ─히무라 선생님, 아리스가와 씨,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히무라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히무라가 그리 말하는데 ‘조수’인 내게 이의가 있을 리 없다. 우리는 벽 쪽에 있는 네 개의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시체가 쓰러져 있던 쪽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느 기괴한 처형의 전말을. ---「지하실의 처형」 중에서

『X의 비극』은 퀸이 최초로 다잉 메시지를 다룬 작품이다. 만원을 이룬 시영 전철 안에서 살해당한 사내는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에 X모양으로 겹치고 있었다. 물론 레인은 그 수수께끼를 마지막에 밝혀내지만, 범인만 알고 나면 뜻이야 어떻게든 갖다붙일 수 있다. 『X의 비극』은 틀림없이 명작이다. 그래도 이 다잉 메시지를 두고 말하자면 무릎을 치며 납득할 정도는 아니었다. ---「비할 바 없이 성스러운 순간」 중에서

표백한 것처럼 하얀 얼굴. 무구하고 무방비해 보이는 눈동자. 은근하게 부푼 뺨과, 입술 사이로 살짝 보이는 앙증맞은 앞니. 그녀는 토끼를 닮았다. 특히 오늘밤처럼 하얀 울 소재의 옷을 입고 있으면 토끼로 분장하고 싶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보호해주고 싶다, 혹은 살짝 괴롭혀보고 싶다. 그런 식으로 정신이 홀리는 남자가 있는 것도 자연스런 일일지 모른다. 자기가 레이나의 육친이거나 좀더 허물없는 사이였다면 절대로 남자에게 허점을 보이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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