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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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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57쪽 | 458g | 131*195*30mm
ISBN13 9788956052694
ISBN10 895605269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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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사고파는 몸뚱이의 여자는 인간이라기보다 물건이며 노예였다. 돈으로 팔려갔을 때에 부모와의 인연이 끊겼고, 유곽에서 밤도망을 친 것에 의해 포주와의 인연도 제 손으로 끊어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붉은 인연의 끈도 남자의 죽음에 의해 끊겨버렸다. 이 사건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비정했던 것이 아니라 여자와는 어떤 인연의 끈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 p.41, '인연의 붉은 끈' 중에서

죽는 건 간단하고 사는 건 어려워. 그래도 그 어려운 쪽을 택해서 끝끝내 고심을 하다 보면 막장에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일도 일어나는 모양이여. 신이 나를 구해주신 게 아니라 나는 나를 죽이려고 하는 신하고 힘겨루기를 한 거였어. 그래서 마침내 신을 이겨버렸어. 내가 내 목숨을 구했구먼. --- p.94, '벌레잡이 화톳불' 중에서

뼈라는 건 이상한 거야. 인간의 형해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실제 몸인 거야. 나는 그 뼈를 조금쯤 모양새는 다르지만, 그냥 과묵한 연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때만큼 사치코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한 일은 없었다. 처음 입맞춤을 나눴을 때보다도, 처음 서로의 몸을 알았을 때보다도 사치코의 뼈는 더 순수한 연인이었어. --- p.137, '뼈의 내력' 중에서

“나, 행복했어요. 아마 누구보다도. 왜 그런 줄 아시우? 당신 목소리가 육십 년이 넘도록 들렸는걸? 이리도 행복한 여자가 나 말고 또 있을까? 나는요, 최고로 행복했어.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서 당신에게 감사 인사를 꼭 해야 돼. 참말로 수고하였어요, 여보.” --- p.294, '원별리(遠別離)' 중에서

가나는 묶인 두 팔의 손가락 끝으로 이불자락을 찢어내고 솜을 뽑아내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이불은 빈객을 위한 두툼한 겹이불이어서 안에는 비단 참솜이 채워져 있었다. 그러니 솜털이 어둠 속에 하늘하늘 춤추며 온 방 안을 때 아닌 눈의 밤으로 바꿔놓고 있었다. 이불의 솜을 다 먹어버린 가나는 꽁꽁 동여맨 제 양손의 손목까지 깨끗이 먹어버렸다. 피바다 속에 엎어진 채, 과연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 p.244, '여우님 이야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읽을수록 스멀스멀 눈시울이 뜨겁고 마음은 먹먹하고 잊혀져가던 그리운 기억이 가슴에 팔랑팔랑 떨어진다. 문학의 가장 깊은 맛은 기담에 있다는 것을 이 책만큼 성공적으로 표현해낸 소설을 나는 따로 알지 못한다.
히가시 마사오 (유幽 편집장,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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