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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의 나홀로 기차여행

김효선의 나홀로 기차여행

: 북미대륙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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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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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07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74g | 128*188*30mm
ISBN13 9788993404005
ISBN10 899340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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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거리 기차여행에서도 기차는 진부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내 여행의 적극적인 목표였다. 차창은 결코 질리지 않는 장관들을 연신 업로드하는 모니터였다. (…) 기차에서 내려 머무는 여러 도시들처럼 기차 또한 내 여행의 새로운 무대가 되었다. 그 무대 위로 날마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올라오면서 새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42일 동안의 내 기차 시간표에 따라 (…) 기차는 달리고 이야기는 번갈아든다. 그래서, 달리는 기차를 주인공 삼은 대륙기차여행은 단막극의 옴니버스였다.
장거리 기차여행은 모든 여행자의 로망이다. 내 오랜 추억 속, 트랙 위에 서 있던 육중한 검은 열차가 뽀얀 김을 내뿜으면, 가슴은 핑크빛 설레임으로 대뜸 자욱해졌다. 그 얼마나 황홀하게 따듯한 기계였던가. 미끈하고 세련된 오늘날의 은빛 유선형 기차도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나는 여행의 기대를 극대화하기는 마찬가지다. (…) 쉿쉿~!! 아메리카로 달리는 기차가 바로 저 앞에서 서서, 정겨운 기계음을 울리며 당신의 심장박동수를 최대로 끌어올린다. “얼른 타세요. 곧 출발합니다. All aboard, all aboard~!” --- “여행자의 로망, 장거리 기차여행”에서

이제 강 하나만 건너면 뉴욕이다. (…) 암트랙 첫 기차를 따고 떠났던 뉴욕 맨하탄의 펜 역에 25일 만에 다시 발을 딛는다. 이로써 암트랙 타고 종횡으로 미국 대륙을 넘나들었던 내 여행의 한 부분을 마무리한다. (…) 다음 기차여행도 벌써 맘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 무더운 여름을 보내는 동안, 캐나다의 바아레일을 타고 다시 그쪽 대륙을 횡단하기 위한 준비를 할 것이다. 내게 암트랙은 멈추지 않는 기차다. 여름 내내 나의 암트랙은 비아레일을 향해 달릴 것이다. --- “11장 드디어 뉴욕행 팔메토에 오르다”에서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자 핼리팩스 유스호스텔에 묵었던 사람들 모두가 모였다. 각자 준비한 저녁거리를 펼쳐놓고, 우리는 마치 수학여행을 떠나온 친구들처럼 떠들썩하고 즐겁게 저녁시간을 보냈다. (…) 같은 열차를 탄 여행자라는 인연뿐이지만 우리는 그 순간 무슨 이야기든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친구가 되고 기대고 챙겨야 할 가족이 되었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 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
이른 새벽, 선잠을 깨고 창밖을 보니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다. 기차는 쉼 없이 푸른 새벽을 달리고 있다. 그 어스름 새벽빛이 마냥 좋아 한참을 넋 놓고 보았다. 약을 먹고 잤더니 몸은 좀 개운해졌다. 다들 담요와 혼연일체가 되어 빈틈없이 자고 있다. 추위에 익숙하다던 찬탈도 이 새벽 추위 앞에서는 못 배기겠는지 잔뜩 웅크린 자세다.
아침 카트 서비스는 향긋한 커피 내음과 함께 온다. 따듯한 커피 한 잔으로 밤의 추위를 녹이는 시간. 곧 열차는 몬트리올에 도착한다. (…) 안녕, 안녕, 그래 다시 만나요…. 아쉬움이 커서일까? 다들 자꾸자꾸 손을 흔들며 오래오래 헤어지고 있다.
--- “14장 6,351km, 대륙횡단을 시작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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