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거나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왜 그러는지 알아야 한다. 아이와 선생님과 함께 이 책에서 당신이 읽은 모든 내용을 고려하면서 그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 중 하나가 부모와 교사의 실망하는 모습이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가 너무나 많은데도 불구하고,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전부 학교 성적에, 더 구체적으로는 100년도 더 된 교과과정에 맞추는 것은 불합리하다.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성공하려고 애쓰지만, 그런 식의 노력은 역효과만 가져올 뿐이다. 아이가 능력 이상의 성적을 거둘 때, 모든 과목에서 상위권일 때, 학생회 간부나 반장이 될 때 우리는 그 아이를 칭찬하고 인정한다. 성적만 뛰어나면 인생의 성공은 따놓은 당상인 것처럼 좋아한다. 아이들이 속으로 멍드는 것은 모르고 말이다. 과도한 성과를 거두라는 압력은 강점 부분이 아닌 약점 부분에서 나온다. 아이에게 모든 면에서 뛰어나야 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충분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p.37
이기느냐 지느냐 혹은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현행 교육은 전적으로 희소가치를 따지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 모델은 학업 면에서 가장 재능 있는 학생부터 가장 뒤떨어지는 학생까지 모두 포함하여,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이 있다고 제시한다. 그리고 그 길로만 들어서면 얼마든지 뒷받침해줄 거라고 주장한다. 다 틀렸다. 이러한 접근방식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초인이 아니면 모두 약하고 타고난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부모들은 자식을 시장에 내놓을 제품인 양 상품화시키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식의 성적과 활동 이력들이 자식의 본질이요, 성격의 기초인 양 포장하여 세상에 내놓는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단지 성과와 점수로만 평가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 p.42
2007년 6월,《뉴욕타임스》는 새러 로런스 칼리지, 버나드 칼리지 등 소규모 인문대학 총장들이 《US 뉴스 & 월드 리포트》의 순위 산정에서 빠지겠다고 발표한 기사를 실었다. 이 총장들은 학생들이 다양한 만큼 대학들도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학생들은 자기가 관심을 둔 학교가 자기 미래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 서열을 기초로 잘못 선택한 후에 자신의 선호와 목표와 맞지 않아 후회한다. 결국 대학에 들어와서 얼마 안 가 실망하고 낙오된다. 어떤 학생들은 이러한 실패가 잘못된 선택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이것을 자기가 약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1년도 못 가 대학에서 낙오하는 많은 아이들이 ‘최고’ 대학이 아니라 ‘적절한’ 대학을 찾도록 잘 안내받았더라면 대학 생활을 즐겁게 보냈을지 모른다.
수년 동안, 사립 고등학교 교장들은 연대하여 고등학교 서열을 매기는 총서에 통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따라서 《US 뉴스 & 월드 리포트》는 사립 고등학교 서열을 발표할 수가 없었다. 점점 더 많은 교육자들이 학교 서열화가 아이들에게 이로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부모들도 결국은 알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필요한 것이 다르며, 그 ‘다르다’는 것이 ‘더 낫다’나 ‘더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 pp.57-58
지금까지는 학습상의 문제가 아이의 뇌가 아닌 다른 곳에서 기인한다는 가능성을 거의 논하지 않았다. ‘교수(敎授) 장애’, ‘부모노릇 장애’, ‘학교 장애’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학습장애로 진단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뭔가 잘못된 것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은 난관에 직면해 있으며, 우리가 그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학습장애로 진단받은 학생들 중 많은 수가 교실 밖에서는 뛰어난 학습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장애라는 꼬리표는 환경 및 그 환경이 요구하는 상황과 관련된다. 학습장애라는 용어가 급증한 데는 학교라는 환경 탓이 크다. 모든 공립학교와 사립학교가 똑같은 교수-학습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면, 그 모델을 사용하는 모든 학교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항상 생겨날 수밖에 없다. --- pp.76-78
하워드 가드너를 비롯한 다중지능 지지자들은 모든 아이들이 다중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비율이 똑같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아이마다 두드러진 유형이 다르다. 어떤 아이들은 언어 감각이 뛰어나서 읽기와 쓰기를 잘한다. 이들은 운이 좋다. 대부분의 교육체제가 이런 학습자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들은 그림에 소질이 있고, 또 어떤 아이들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가장 잘 배운다. 교사들 중에는 사회적 상호작용(대인지능)이 지능의 한 형태임을 모르는 사람이 허다하다. 이러한 종류의 지능을 가진 아이들은 역할놀이를 하고 사건을 계획하고 또래와 함께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툼을 중재하고, 학생회에 출마하고, 다른 사람들의 협력을 끌어내는 사람도 이들이다. 여러분은 이러한 능력에 의존하는 수십 가지 직업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본문 113-114쪽)
하루아침에 당신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일단 단정을 지으면 변화가 없다. 당신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켜주지 못하며, 단지 당신에 대해서 설명할 뿐이다. 강점이 당신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키도록 작용하게 하려면,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그 강점을 열심히 추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하, 그렇지!”라고 발견하게 된다. 강점을 알아낸 다음에는 그 강점을 구체적으로 알아내기 위해 계속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강점을 찾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다. 또한 그 강점을 다양한 활동에 적용할 수 있으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을 수 있다. 물론 때로는 속 시원한 대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질문하는 것을 멈추면 안 된다. 당신의 아이가 그 대답을 알지 못하면, 아이가 이해할 만한 말로 그 질문을 다시 해보라.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아이는 삶의 모든 분야에서 왕성하게 탐구하는 습관을 갖게 되고, 궁국적으로는 삶의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강점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 pp.161-162
아이가 강점을 발견하도록 도와줄 때 첫 번째 할 일은, 당신이 아이에게서 목격한 독특한 일들을 기록해두는 것이다. 일지 작성은 아무 때나 시작해도 좋다. 나중에 아이가 강점 추적과 관련된 질문하기 과정에 참여할 때나 단서를 찾을 때 예전에 자신이 관심을 두었던 일에 대한 기념물로서 당신이 기록해두었던 일지를 살펴볼 수 있다.
나는 육아 일기를 쓰거나 사진을 스크랩해두라고 권하고 싶다. 빈 공책에 아이의 이름을 적어서 관찰 일지를 작성해보라. 가령 ‘켈리의 강점 관찰’이라는 제목을 달고,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나누어 기록해볼 수 있다.
? 좋아하는 것(켈리는 바지보다는 치마 입는 걸 좋아한다)
? 켈리가 즐기는 활동(켈리는 항상 모래밭에서 논다)
? 버릇(켈리는 내가 책을 읽어줄 때 손가락으로 그림을 가리키는 버릇이 있다)
? 괴팍한 행동(켈리는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을 빨래바구니에 넣어둔다. 내가 그것을 치우면 버럭 화를 낸다)
? 성격(켈리가 어제 농담을 했다. 유머 감각이 있는 것 같다)
--- pp.165-166
강점 계발과 관련하여 내가 가장 염려하는 사람들은 지적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다.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와 교사들은 흔히 강점을 계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그 아이들에게는 이미 성공에 필요한 능력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적 능력은 여러 능력들 중 한 가지일 뿐이다. 게다가 비범한 지적 능력을 타고난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 지적 능력만으로는 의미 있는 일이나 만족스러운 관계를 보장하지 못한다.
---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