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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성경 2

악마의 성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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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53*224*30mm
ISBN13 9788937209703
ISBN10 893720970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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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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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강명순
1960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향수』,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 『우리 아빠』, 『사랑의 추구와 발견』, 『사랑을 생각하다』, 『살인의 마을 탄뇌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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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다른 여러 개의 석관에 담겨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는 그것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리넨천으로 만든 작은 자루에 담아서 작은 석관에 넣고, 그 다음에 더 큰 석관에 넣고, 또 차례차례 몇 개의 더 큰 석관에 넣은 다음 -물론 각각의 석관마다 장미화관을 쓰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을 걸어놓고 성수를 뿌려 놓았다- 지하실 깊숙한 곳에서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는 그것은 바로 《악마의 성경》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책에서 어떤 소리가 났다. 윙윙거리고 톡톡 두드리며 진동하는 소리였다. 물론 이 소리는 귀가 아니라 마음속에서 더 크게 울려왔다. 그렇기는 하지만 아무튼 그 책에서 소리가 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악마의 성경》은 살아 있다. 그 책에서 나는 소리는 결코 비명이 아니다. 유혹하는 소리도, 위협하는 소리도 아니다. 그 책은 다만 거기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또 누군가 자기에게 다가와 궤를 열어줄 날이 오기를, 그래서 그 책을 탄생시킨 힘을 다시 되찾게 되기를. 그 책은 그 날까지 기다릴 힘을 갖고 있다.
--- pp.12~13

사실 지금 그의 마음은 온통 《악마의 성경》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그 책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책에서 나오는 진동이 느껴졌다. 힘과 무한한 인내심의 찬송가가 약하게 들려왔다. 회색 천으로 아무렇게나 둘둘 말아놓은 사람들의 시체가 건물 모퉁이나 골목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이 도시에 들어섰을 때 그는 이미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페스트가 이 도시를 완전히 점령해 버렸다. 지옥의 가장 깊숙한 심장부가 아마 이런 모습일 것이다. 시뻘건 불꽃같은 아침 햇살이 악마처럼 음험하게 도시를 밝혀 주었다. 똑같은 아침 햇살이 수도원 안에 다급하게 높이 쌓아올린 두 개의 장작더미 위에도 내리비쳤다. 베네딕트회 수도사들이 페스트로 죽은 사람들이 매장되기를 기다리다 못해 그들을 화형 시킬 준비를 해놓은 것이다.
수도원 중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를 부르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 크사비에르 신부는 악마의 성경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의 전율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이제 더 이상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그는 드디어 평생을 추구해 온 목적지에 도달했다. 이제 그 어떤 것도 그를 막을 수는 없다.
--- pp.344~345

“자네는 임무를 완수했군.”
도미니크회 수도사의 입술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 그가 몸을 움찔하더니 방향을 바꾸려 했다. 키프리안이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는 순간 헤르난도 신부의 몸이 축 늘어져버렸다.
“그…… 책은?”
“안전합니다.”
“누가 가지고 있나?”
“아무도.”
--- p.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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