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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붉은 비단보

사임당의 붉은 비단보

[ 개정판 ]
리뷰 총점9.3 리뷰 58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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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570g | 145*205*30mm
ISBN13 9788954436274
ISBN10 895443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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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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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난 뒤에 더 깊고 짙은 향기를 남기는 꽃이 있다면 바로 어머니가 아닐까. 벌써부터 어머니가 그리웠다. 그러나 그 붉은 비단보가 아무 데서나 함부로 펼쳐진다면……. 그 생각이 문득 들 때면 이는 그만 가슴이 뛰고 눈앞이 아득해졌다. 그것을 반드시 찾아야 했다. 어머니, 도대체 당신은 누구십니까. 이는 어머니의 혼을 애타게 부른다. --- p.19

기름 먹인 종이로 만든 까치연. 창공을 날다가 우리 집 대나무 숲에 와 깃든 까치연은 해가 바뀌어도 아직 그대로 있다. 대나무 우듬지에 실이 엉킨 채로 팔락거리고 있었다. 그걸 볼 때마다 내 가슴도 새가슴처럼 팔락거렸다. 희고 고른 잇속을 보이며 웃던 얼굴이 해맑은 사내아이. 그럼에도, 그럼 그놈 그냥 거기 살게 놔두거라, 내 허락 없이는 내려놓지 말고, 배포도 좋게 어른스레 말하던 아이. --- pp.55~56

나는 날렵하게 춤을 추는 초롱의 몸에 빠져들면서도 마음이 베인 듯 초롱이 애틋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 “춤추는 게 그렇게 좋니?” 초롱이 꿈꾸듯 말했다. “응!” 그리고 덧붙였다. “춤출 때만 내가, 내 몸이 기쁘게 살아 있는 것 같아.” 그 대답을 듣고 나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 말은 내 안의 깊은 속에서도 길어 올려지는 두레박 속 샘물 같은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릴 때면 나도 꼭 그랬다. --- p.81

텅 빈 가슴에 무언가 허기처럼 밀려왔다. 그리웠다. 벌써 그리웠다. 뜨거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준서가 잡았던 왼손을 들어 나는 왼쪽 볼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마치 내 손이 준서의 손이라도 되는 양 눈을 감고 볼을 맡겼다. (……) 그리고 치마를 벗었다. 옥색 비단 치마엔 늑대의 피가 튀어 검붉게 변해 있었다. 나는 치마를 활짝 펼쳤다. 그곳에 붉은 물감을 듬뿍 칠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화려하게 만발한 모란 꽃송이들이 옥색 치마 위에 붉게 붉게 피어나고 있었다. --- p.174

이대로 어찌 평생을 산단 말인가. 이 꽉 막힌 수틀이 웬 말이고, 고상연한 그림은 다 무어고, 금수 같은 마음으로 글은 읽어 무엇하나. 그것들을 하면 내가 행복하다고? 진정 마음을 도려낸 채 그 텅 빈 예(藝)는 무엇이고, 가증스런 예와 학문은 또 무엇인가. 모두 부질없다. 차라리 짐승처럼 살 거야. (……) 나는 세차게 도리질을 쳤다.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야! 나는 왼손에 가위를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오른손 손등에 힘껏 찍어 눌렀다. --- pp.207~208

나도 댕기머리를 풀었다. 그가 숱 많은 내 머리칼 속을 뒤져 가는 수실 묶음만큼 잘라냈다. 나는 두 사람의 가늘고 긴 머리 타래를 두 고로 하여 아직 낫지 않은 손으로 매듭을 지어나가기 시작했다. (……) 복주머니나 노리개 장식을 해보느라 귀도래 매듭이나 나비 매듭을 지어보았기 때문에 내게는 동심결 매듭이 그리 어렵진 않았다. 두 사람의 머리칼을 엮어 만든 동심결이 완성되었다. 검은 명주실 같은 머리칼로 만든 동심결이 십자 모양으로 야무지고 단단하게 잘 만들어졌다. 준서의 얼굴에 감동이 서렸다. --- p.214

나는 이번에는 고이 간직해둔 열쇠를 꺼내 장롱의 깊은 곳을 열어 붉은 비단 보자기로 싼 함을 꺼냈다. (……) 이 붉은 비단 보자기를 몇 번 열어보지는 않았다. 가슴 아픈 추억들이 보자기를 풀면 독사처럼 튀어나와 물고 놔주질 않을 것 같았다. 그런 두려운 세월이 있었다. 그러나 세월은 독사의 독도 치료할 만큼 내성이 강한 약이었다. --- p.390

재주 많고 총명하고 속도 깊은 신씨가의 둘째 딸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그것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아왔지. (……) 내 삶이 아무런 고통 없이 갈등도 없이 순하게 이어져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생에 치를 떨면서도 유능제강(柔能制剛)이란 단어를 새기면서 살아왔다. 부드러움이 결국 강함을 이긴다. 나는 삶을 껴안기 위해 구부러졌다. 엄나무 연리목처럼 구부러지고 휘었다. --- pp.392~393

불꽃은 배고픈 짐승의 혀처럼 날름날름 비단 치마를 잘도 먹었다. 머리카락이 타는 듯, 살이 타는 듯한 비단 타는 냄새가 역하게 풍겨 왔다. 그 냄새가 너무 역하다 싶을 때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솟았다. 불이 붙은 치마를 끌어다 입을 막았다. 선지 같은 붉은 핏덩어리가 치마에 쏟아졌다. 각혈이었다. --- pp.402~403

타다 만 붉은 비단보의 그림은 어머니의 단심(丹心)이었다. 어머니 이전의 한 여인의 마음이었다. 그 붉은 비단보 안의 그림을 볼 때면 매창은 한없이 자유로움을 느꼈다. 비록 여인으로서 삶이 갇혀 있더라도 화폭에서는 한없이 자신의 삶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은 위안과 희망이었다. 양식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풍경을 그린 것도 아름다운 그림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발견.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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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정염은 조선의 하늘에 닿고, ‘그녀’의 정한은 오늘의 지상에 남는다. 속이 텅 빈 현대인들이 상실했거나, 상실해가고 있는 존재로서의 피어린 불꽃이 『붉은 비단보』의 씨줄이라고 한다면, 보다 근원적으로 그 불꽃을 아우르고 고요히 품어 안아 마침내 새로운 생성으로까지 밀어내는 우아한 물빛이 『붉은 비단보』의 날줄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 읽고 나면 천상과 지상, 조선의 산천과 현대의 도심이 경계 없이 오지게 한 몸뚱어리가 되고 만다. 결국 ‘그녀’의 정염은 오늘의 지상에 닿고 ‘그녀’의 정한은 다시 조선의 하늘에 닿는다는 것이다. 『붉은 비단보』는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불과 물의 교합이라 할 만하다.
박범신 (소설가)
그 여자를, 누구나 안다고 말한다. 근엄하고 현숙한 표정으로 낡은 초상화 속에 들어앉은 여자, 케케묵은 신화 속에 박제된 여자,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그 여자. 권지예가 그 여자를 여기, 불러냈다. 그런데 놀랍다. 꽁꽁 처매었던 붉은 비단보를 펼치고 들여다본 그 여자의 속살은 전혀 완벽하지 않다. 사랑하고 욕망하며, 좌절하고 신음한다. 때론 가슴으로 철철 피눈물도 흘린다. 작가는 위무하듯 그녀의 영혼을 가만가만 어루만진다. 이제 누가 물어보면 나는 천천히 말할 수 있다. 그 여자, 나도 조금 알아요. 부족하고 불완전했던 여자, 절박하리만치 스스로를 사랑하고 싶었던 여자, 눈물 글썽인 채로 웃고 있던 그 여자, 살아 숨 쉬는 진짜 인간이었어요.
정이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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